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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어린이용 완구, 우산 등에서 환경호르몬이 기준치를 수백 배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호르몬이라고 하면 플라스틱을 먼저 떠올리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고 중금속, 다이옥신, 유기염소계 농약 등이 모두 환경호르몬에 포함된다.'
 
뉴스 기사의 일부다. 누구나 '환경호르몬'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환경호르몬'이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산업 활동을 통해 생성, 분비되는 화학 물질을 말한다.

그런데 이 '환경호르몬'이란 용어는 어딘지 모르게 일견 모순적인 말처럼 느껴진다. 말 자체로만 보면, 환경을 위한 호르몬이라는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누구나 '환경호르몬'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사진은 낙동강의 자연 풍경.
 누구나 "환경호르몬"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사진은 낙동강의 자연 풍경.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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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환경호르몬'의 영어는 무엇일까? '환경호르몬' 말 그대로 environmental hormone일까?

실제 우리나라 영문 표기 신문에는 '환경호르몬'이 그대로 environmental hormone이라고 표기되고 있다.
 
More recently, environmental hormones from plastic and other waste have also become culprits.

To make matters worse, chemical toxins commonly called "environmental hormones"
 
'환경호르몬' 단어의 알려진 유래

그러나 '환경호르몬'의 공식 영어 명칭은 endocrine-disrupting 혹은 hormone-disrupting substance이다. '내분비 교란물질'이라는 말이다. 생물체에 흡수되어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는 유해한 물질이다.

그렇다면 왜 이 '내분비 교란물질'이 '환경호르몬'이라는 명칭으로 둔갑하게 되었을까?

이는 1997년 일본 과학자들이 NHK 방송에 출연하여 "환경 중에 배출된 화학 물질이 생물체 내에 유입되어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하여 '환경호르몬'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게 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역시 일본식의, 편의적이고 자의적인 용어인 셈이다.

일본에서 이 '환경호르몬, 環境ホルモン'이라는 말은 '환경호르몬 학회, 環境ホルモン学会'나 '환경호르몬 측정, 環境ホルモン測定'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환경호르몬'이란 용어는 인간과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마치 환경에 유익한 물질로 혼동하게 만들 수 있는 비과학적 용어에 속한다. 이렇게 일본에서 비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용어를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들여와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언어란 무엇보다도 명료해야 하고 이용자에게 혼동을 주지 않아야 한다. 용어 자체가 혼동을 주게 되면 소통은 심각하게 저해되고 교란될 수밖에 없다.

일본식 영어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많은 경우가 본래의 의미로부터 이탈하고 임의성이 증폭되어 소통을 방해하게 된다는 점에 있다. '환경호르몬'이라는 말은 그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환경호르몬'이라는 이 말은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용어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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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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