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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연방준비제도(FED)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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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돈줄죄기'가 마침내 시작됐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부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돌입한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지해왔던 양적완화 기조를 바꾼 건 20개월 만의 일이다.

관건은 이 같은 미국의 재정 기조 변화가 국내외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으로 일부 신흥국의 통화와 주가가 급락하는 긴축발작이 일어난 적도 있다. 이처럼 테이퍼링이 '위기'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투자자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테이퍼링으로 인한 긴축발작?

지난 3일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올해 자산매입 규모를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 등 매달 150억 달러씩 축소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준은 매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며 시장에 돈을 풀어왔다. 그간 유지돼 온 양적완화 기조가 '긴축적'으로 뒤바뀌는 변화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경제 상황에 따라 내년부터 자산매입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며 자산매입 축소, 확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다. 또 정책금리도 현 수준(0.00∼0.25%)으로 동결했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당장 테이퍼링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걸로 내다봤다. 자산시장은 이미 테이퍼링을 '선반영'해온 데다, 이번 결정은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공헌했다는 것.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테이퍼링으로 인한 시장 발작이 없었던 건) 너무나 예상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이미 한 달 전부터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의 신호를 줬고 금융시장은 예상이 가장 빨리 반영되는 곳이라 이미 가격에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이번 테이퍼링 결정으로 오히려 시장에 불확실성이 줄어 랠리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자산매입 축소, 확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았다. 두 달동안 시장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이퍼링이 발표되자 국내외 증시는 '안도 랠리'를 펼쳤다. 뉴욕증권거래소의 3대 지수라 불리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 나스닥지수은 모두 3일을 포함해 4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도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리인상, 발작 일으킬까

하지만 '금리인상'이라면 국내외 경제에 크고 작은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김진일 교수는 "금리인상은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존중하면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는 인상하되, (돈의) 수량이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지켜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가운데 특정 국가나 부문이 영향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미 전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위험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으론 "내년 9월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금 속도대로라면 내년 6월이면 양적 완화가 모두 끝난다"며 "많이 급하지 않은 이상, (테이퍼링이 끝난 뒤) 조금 쉬었다가 금리인상을 감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완 교수는 금리인상은 내년 말로 늦춰질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금리 인상을 위해선 미국 경제의 회복이 두드러져야 하는데 그럴지 의문"이라며 "게다가 이달부터 시작되는 테이퍼링으로 통화공급이 줄어든다면 경제는 더 좋아지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고용이 문제다. 원랜 노동자가 한달에 100만명씩 늘어야 한다면, 지난 8~9월에 20~30만명 증가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FOMC가 끝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더욱 엄격한 조건이 충족해야 한다"며 금리인상과는 거리를 뒀다.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 중 하나인 고용 최대치 달성에 대해서도 "아직 목표 달성까지 여전히 갈 길이 남아있다"고 답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물가상승 우려에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로 인해 확대됐다"며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파월의 여론 달래기"

반면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인상 시점이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연준에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며 곧 안정되리라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그럴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말이었을 뿐 현실과는 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내 생각엔) 물가가 안정되기 쉽지 않다. 적어도 상반기까진 상당히 높은 수준의 물가를 유지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테이퍼링은 규모가 더 커지고 금리 인상 시점도 그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파월은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까봐 발언을 조심하고 있는 걸로 보이지만, 자산가격에는 연착륙이라는 게 없다"며 "이미 미 자산시장엔 엄청난 거품이 발생했고 점점 커진다. 그 거품이 꺼질 경우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작 현지 언론들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라 연준 입장에 반대되는 보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올해 여름에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며, 하락 반전을 보일 수 있는 이유를 제시했지만 최근 데이터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물가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의 근원 PCE 가격지수가 지난 9월 전년대비 3.6% 올라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김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넘어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우려해야 할 때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경제 성장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특히 OECD가 집계하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경기 판단 기준)가 꺾이고 있다"며 "4분기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순 있지만, 시차를 두고 경제성장률은 둔화하고, 물가는 올라가는 불황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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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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