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메이저리그를 빛낸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4일 오전(이상 한국시간 기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포지의 은퇴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1987년생인 포지의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현지 언론과 팬들은 전혀 그의 은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과 이번 시즌까지 1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음에도 은퇴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남편으로서, 또 네 자녀의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포지의 생각이다. 
 
 버스터 은퇴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언론과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버스터 은퇴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언론과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MLB

 
신인왕 선정에 올스타만 7차례... MLB서 가장 빛났던 포수

포지는 2008년 드래프트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을 정도로 입단 당시부터 구단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포수다. 팀의 바람대로 그는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은 2010년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다.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까지 품었다.

부상의 영향으로 2011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훌훌 털고 돌아온 2012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게 된 포지는 동시에 데뷔 첫 올스타 선정, 실버슬러거 수상, 내셔널리그 MVP까지 싹쓸이했다. 말 그대로 '포지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해였다.

2013시즌을 앞두고서는 구단과 무려 9년 1억 67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그만큼 2012년에 포지가 보여준 강렬한 인상을 본 팀 입장에서 향후에도 그의 활약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기에 가능했던 계약이다.

실제로 계약 기간 동안 꾸준히 잘해주기도 했다. 2014년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포수로 활약한 포지는 조금 주춤한 2019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꾸준한 활약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그러면서 포지는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뤄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시즌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포지는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 113경기 타율 0.304 18홈런 56타점 OPS 0.889를 기록, 정규시즌에만 무려 107승을 쌓아올린 팀의 상승세의 일등공신이나 다름이 없었다. 

2200만 달러 팀 옵션 포기...가족이 먼저였던 포지

2013년에 맺은 계약 내용에 따르면, 포지는 2022시즌 2200만 달러 규모의 팀 옵션을 남겨둔 상태였다. 포지의 활약이 지속되자 현지 언론에서도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포지의 연장 계약 가능성을 전망했고, 코로나19 이전보다 수치상 더 좋아진 점을 고려하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팀과 선수 모두 정규시즌을 최고의 성적으로 끝내고도 가을야구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표를 받아들였지만, 그 어떠한 팬도 샌프란시스코와 포지의 동행이 올해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포지는 샌프란시스코와의 옵션 실행도, 타 구단 이적도 원하지 않았고 아예 유니폼을 벗게 됐다. 사실 지난해 코로나19가 많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준 가운데, 시즌을 통째로 포기했던 포지는 가족을 더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육아에 전념했다.

지난 달에 열린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를 마치고 나서도 인터뷰를 통해 은퇴를 암시하는 내용이 있기는 했다. 당시 포지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내와 더 많이 대화를 나누고, 4명의 자녀에게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밝힌바가 있다.

포지는 오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를 선언한 심경을 전할 예정이다. 성적도, '원 클럽맨'으로서의 자부심도, 또 가족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포지는 한동안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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