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종 2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6회말 1사 1루 상황에 두산 양석환이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1.11.2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종 2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6회말 1사 1루 상황에 두산 양석환이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1.11.2 ⓒ 연합뉴스

 
두산의 키움을 완파하고 LG가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장단 20안타를 터트리며 16-8로 대승을 거뒀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2015년 준플레이오프, 2019년 한국시리즈에 이어 4회 연속으로 가을야구에서 히어로즈를 꺾은 두산은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두산은 양석환이 1회 결승적시타를 포함해 3안타 4타점을 기록했고 호세 페르난데스가 3안타 5타점 2득점, 박세혁이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타선에서는 선발 김민규가 4.2이닝 3실점을 기록했지만 승부처에 등판한 3번째 투수 이영하가 1.1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의 추격을 뿌리친 두산은 오는 4일부터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3전 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다.

정찬헌-한현희 차례로 무너트린 두산 타선

지난 2015년에 신설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리즈다. 4위는 홈구장에서 2경기를 치러 한 경기라도 이기거나 비기면 곧바로 준플레이오프로 올라갈 수 있는 반면에 5위는 원정에서 열리는 두 경기를 연속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가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5위가 1차전을 승리한 것도 2016년이 유일했다.

하지만 올해는 판이 뒤집혔다. 1일에 열렸던 1차전에서 키움이 9회에 터진 이정후의 결승타에 힘입어 7-4로 승리하며 시리즈의 분위기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산이 1차전에서 대부분의 필승조들이 20개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한 데 비해 키움은 2차전에서 한현희, 최원태 등 선발 자원들의 불펜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정규리그 9승 투수 정찬헌과 2승 투수 김민규가 맞붙는 선발 매치업에서도 키움이 우위에 있다.

1차전에서 두 차례 동점을 만들었을 뿐 한 번도 앞서가지 못했던 두산은 2차전에서 먼저 점수를 뽑으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두산은 1회말 공격에서 페르난데스의 볼넷과 김재환의 2루타로 만든 2사 2, 3루 기회에서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2점을 선취했다. 양석환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LG에서 7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정찬헌을 공략하며 선취 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의 기세는 2회에도 멈추지 않았다. 강승호의 안타와 김재호의 볼넷으로 정찬헌을 일찌감치 강판시킨 두산은 두 번째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의 연속안타가 터지며 다시 2점을 추가했다. 이어진 1사 1, 3루 기회에서 박건우가 병살로 물러났지만 초반 기선을 제압하기엔 더할 나위 없었다. 지난 10월 29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을 소화했던 한현희는 3일을 쉬고 올라온 불펜 등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2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한현희가 3회 안정을 찾으며 안정을 찾자 키움도 4회초 공격에서 추격의 점수를 올렸다. 키움은 김혜성과 이정후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1,2루 기회에서 박병호가 병살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송성문의 타구가 좌익수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 2루타로 연결되면서 키움도 한 점을 추격하는 귀중한 첫 번째 득점을 올렸다.

2021 시즌 히트상품 양석환 결승타 작렬

4회초 수비에서 키움에게 한 걸음 추격을 허용한 두산은 4회말 공격에서 무려 다섯 걸음이나 도망가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박세혁, 정수빈의 안타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페르난데스와 박건우, 양석환, 허경민의 연속 적시타를 통해 단숨에 스코어를 9-1로 크게 벌렸다. 키움은 1-9로 뒤진 상황에서 최원태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미 기세는 두산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키움도 포기하지 않았다. 키움은 5회초 전병우의 2루타와 이용규의 내야안타로 김민규를 마운드에서 내렸고 김혜성의 볼넷에 이어 이정후가 주자 3명을 불러 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터트리며 순식간에 3점을 따라 붙었다. 비록 박병호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추가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키움은 5회에만 선발 김민규에 이어 이현승까지 강판시키면서 성공적인 이닝을 보냈다.

5회 2사 후에 등판한 이영하가 6회까지 4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며 마운드에 안정을 찾은 두산은 6회말 다시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두산은 전병우의 실책과 양석환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김재환과 양석환의 더블스틸과 강승호, 박세혁,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를 묶어 스코어를 무려 15-4로 크게 벌렸다. 키움으로서는 만루홈런 3개를 때려야 역전이 가능한 큰 점수차였다.

11점이라는 넉넉한 리드를 잡은 두산은 1차전에서 20개 이상의 공을 던졌던 필승조들을 더 이상 소모할 이유가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7회부터 이영하 대신 김명신을 마운드에 올렸고 키움의 홍원기 감독도 박주홍을 대타, 예진원을 대주자로 투입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두산은 7회말 공격에서 강승호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추가했고 8회 3점, 9회 1점을 내줬지만 권휘, 최승용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리며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개막 직전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양석환은 올 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273 28홈런 96타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두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양석환은 큰 기대를 모았던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삼진 하나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차전 패배가 전적으로 양석환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1차전 두산의 패배에는 양석환의 침묵도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차전에서 부진했던 양석환은 2차전 맹활약을 통해 자신이 왜 올 시즌 '두산 최고의 영입'이라 불리는지 증명했다. 1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결승타를 기록한 양석환은 4회에도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내며 주자 2명을 불러 들였다. 노골적으로 장타를 노리던 기존의 큰 스윙을 버리고 간결한 스윙으로 4타점을 적립한 양석환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을 트레이드 시킨 '친정' LG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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