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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8시경, 서울 영등포구의 먹자골목에 위치한 오리집에서 10명의 손님이 "몇 년만에 만났다"라며 맥주잔을 들어 올렸다.
 1일 오후 8시경, 서울 영등포구의 먹자골목에 위치한 오리집에서 10명의 손님이 "몇 년만에 만났다"라며 맥주잔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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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이는 게 도대체 얼마만이냐. 다음 생에 만날 줄 알았네... 코로나인지 뭔지 지긋지긋하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첫 날인 1일 오후 8시께, 서울 영등포구 먹자골목에 위치한 오리집에 둘러앉은 손님 10명은 맥주잔을 연거푸 들어올리며 회포를 푸는 데 여념이 없었다.

70대 이상인 이들은 "백신은 맞았지만, 방역 수칙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모이기는 어려웠다"라면서 "위드코로나 이야기를 듣자마자 2년 만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라고 위드코로나를 반겼다. 

정부는 지난 10월 29일 확진자 수 억제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전환을 알리며 '단계적 일상회복 3단계 이행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강제성 있는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식이다. 이로 인해 다중이용시설 운영 시간 제한이 사라지고 사적 모임 허용 인원도 늘었다.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수도권 10명·비수도권 12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됐다. 다만 취식 등으로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식당과 카페에서는 미접종자 인원을 4명까지로 제한했다.

코로나가 지속된 2년여 동안 '방역수칙 완화'를 요구해온 자영업자들은 위드코로나 첫날, 하루 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손님, 하루아침에 쏟아질 리 있나"
 
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1일 오후 11시경 한 호프집의 모습. 24개 테이블 중 23개가 찼다.
 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1일 오후 11시경 한 호프집의 모습. 24개 테이블 중 23개가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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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시기 중 가장 매출이 높았다"거나 "드디어 저녁 예약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코로나 방역조치에 익숙한 나머지 첫날부터 사람이 많이 몰리지는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시에 이들은 '언제 확진자가 급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토로했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식당도 당분간 오후 11시·자정까지만 영업하고, 추가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을 1~2주 후로 미루는 등 코로나 확산세를 신경 쓰며 운영에 신중을 기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찌개집을 운영하는 한아무개씨는 "위드코로나 시행 첫날이라 아무래도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온 것 같지는 않다"라면서도 "그래도 평소에 비하면 가게가 훨씬 잘 된다"라며 미소를 띠었다. 한씨의 찌개집에는 1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총 10개 테이블 중 9개에 손님이 앉아 있었다.

그는 "2년을 기다렸으니 위드코로나가 얼마나 반갑겠냐"라면서도 "위드코로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서 당장 단체 예약을 받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1~2주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11시, 발 디딜 틈이 없는 호프집도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지난 주말보다 손님이 더 많다. 주 손님이 20대다 보니 코로나로 인한 답답함을 풀려고 몰려 나온 것 같다"라면서 "(오늘) 지금까지 매출이 지난주 이틀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 확산세를 신경 쓰는 자영업자들도 상당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2일 "가게에 10명 이상 수용가능한 단독룸이 있지만, 혹시나 확진자가 나올까 봐 단체 손님을 받는 게 조금 부담스럽다"라면서 "단체 예약 문의가 몇 번 왔는데 일단은 11월 중순 이후부터 가능하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월·화와 이번 주 월·화 매출을 비교해 봤을 때 생각만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라면서 "어제(1일) 이 동네 호프집들도 11시에 다 문을 닫았다. 2년 코로나 시간동안 사람들이 10시에 헤어지는 게 익숙해진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간 제한이 해제된 피시방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에서 120개 좌석 규모의 피시방을 운영하는 강아무개씨는 "새벽까지 운영을 해도 매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영업시간이 해제됐으니 아르바이트생을 구해야 하는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일단 이번 주는 혼자 관리하고 새벽에만 무인으로 피시방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신 패스 때문에... 위드코로나 전후 차이 없어"
 
백신 패스(방역 패스)'업종의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불만과 우려를 쏟아냈다.
 백신 패스(방역 패스)"업종의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불만과 우려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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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10시경 코인노래방, 21개 방 중 4개방에만 손님이 있었다. 사장 채아무개씨는 "평소보다 손님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1일 오후 10시경 코인노래방, 21개 방 중 4개방에만 손님이 있었다. 사장 채아무개씨는 "평소보다 손님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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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을 발표한 뒤 식당·카페 등과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백신 패스(방역 패스)' 업종의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불만과 우려를 쏟아냈다. 헬스장, 볼링장을 비롯한 실내체육시설, 노래방, 유흥업소 등은 백신 접종증명서나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만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관련기사 : "11월만 기다렸는데... 백신패스, 형평성에 어긋나" http://omn.kr/1vpzc).

서울 용산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협회장은 "백신 미접종자인 10~20대 회원들에게 이용가능하냐는 문의를 여러 차례 받았다"라면서 "지금은 백신패스 계도기간이긴 하지만, 당분간 이용이 어려울 거라 안내하면서 속이 참 답답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 제한은 없지만, 헬스장은 11시까지만 운영할 생각"이라며 "코로나 전에는 24시간이었는데 그때로 돌아가려면 일단은 백신패스 제도가 풀려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인건비, 전기세 감안하면 24시간 운영이 어렵다"라고 하소연했다. 백신 패스는 일주일 계도기간을 거친 뒤 오는 8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단,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에는 월 단위 회원이 많은 점을 고려해 2주 후인 15일부터 적용된다.

실내체육시설에 해당하는 볼링장의 상황도 헬스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 여의도에서 볼링장을 운영하는 장아무개씨는 "코로나와 여러 방역조치로 2년여 볼링을 치지 않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볼링장에 오지 않는다"라면서 "총 28개 레인이 있는데 오후 8시가 되어서야 겨우 6개 레인에 손님이 찼다. 일단 오전 4시까지 운영해볼 생각인데, 백신 접종 완료한 손님이 얼마나 올지 모르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백신 패스가 적용되는 업종 관계자들은 위드 코로나 시행 후에도 아르바이트생을 뽑으며 운영시간을 늘리는 데 부정적이었다.

코로나 확진자수에 따라 영업제한 등 방역조치가 다시 엄격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박아무개씨는 "시간제한이 풀렸다고 회원이 급증하는 게 아니라서 당분간 트레이너 등을 추가로 고용할 생각이 없다"라면서 "앞으로 확진자수가 늘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우려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채아무개씨는 "2일부터 오전 3시까지 영업할 생각이다. 지금처럼 오전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오후·새벽 시간에는 내가 혼자 관리하려 한다"라면서 "(위드코로나 시행 전인) 지난주보다 손님이 크게 늘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1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 코인노래방의 총 21개 방 중 손님이 찬 방은 4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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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신나리 입니다.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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