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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교육감.
 박종훈 경남교육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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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고 노태우씨 '국가장' 장례위원 참여에 대해, 진보진영에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박 교육감은 지난 10월 31일로 끝난 노태우씨 국가장에 장례위원으로 참여했고, 경남도교육청은 뜰에 있는 국기게양대에 조기를 매달았다. 관련해 전교조 경남지부에 이어, 경남교육연대와 진보당 경남도당이 각각 성명을 발표했고,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3일 경남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한편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국가장 결정에 따라 조기를 내걸었고, 교육감께서는 사망한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장례위원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연대는 2일 "반역사적․반교육적 학살을 자행한 노태우의 국가장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박종훈 교육감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 단체는 "모든 죽음이 그렇듯 한 사람의 죽음은 안타까우나 노태우는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박탈당한 사람이며, 그가 저지른 역사적 과오가 너무나 큰 사람으로 국가장은 고인 역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끄러움일지 모른다"고 했다.

노태우에 대해 이들은 "전두환과 함께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수괴이며, 수천의 광주시민을 학살한 5.18 광주학살의 주범이다. 그뿐 아니다"고 했다.

전교조와 관련해, 이들은 "노태우는 1989년 전교조 결성 시 단지 교사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1527명의 교사를 교단에서 쫓아내고, 수백의 교사를 구속시키는 교육대학살을 저지른 장본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노태우는 군사반란 및 내란 행위 등의 혐의로 1997년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마저 박탈당한 범죄자다"고 강조했다.

"노태우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진행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한 이들은 "단지 대통령을 지냈다는 이유로(그것도 총칼을 앞세워), 일말의 반성도 없는 전두환보다는 좀 낫다는 이유로 국민이, 교사가, 학생이 노태우를 국가의 이름으로 추앙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했다.

박 교육감의 장례위원 참여에 대해, 경남교육연대는 "전국 17명의 교육감 중 11명의 교육감이 장례위원 참여를 단호하게 거부하였음에도, 전교조 교사 출신인, 1989년 당시 해직 교사의 동료였던 경남 교육감이 장례위원으로 참여를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고, 실망과 한탄을 금할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이들은 "단순히 한 사람의 개인이 아니다. 따라서 박종훈 교육감이 노태우 장례식에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경남의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도 그 장례식에 참여한 셈이 된다"고 했다.

이어 "광주를 잊지 않은 시민으로서, 전교조 출신의 교사라는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도 해서는 안 될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경남교육감으로서도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그것은 노태우와 같은 이의 삶을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참담한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남교육연대는 "역사의 죄인이자 전교조 학살의 장본인인 노태우의 장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지 않은 이유를 분명히 밝혀라", "경남의 교직원을 비롯한 교육 가족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 준 이번 결정에 대해 반성하고 진심을 담아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박종훈 교육감 부끄럽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박종훈 교육감이 노태우 국가장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조기를 게양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의아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정의로움을 이야기하면서, 민주주의를 처참히 짓밟고 무고한 국민을 죽인 5.18 학살자의 장례위원이라니. 참으로 실망스럽고 개탄스럽다"고 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더욱이 진보 성향 교육감 대부분이 장례위원을 거부한 가운데 '진보교육감'을 내건 박종훈 교육감의 동조는 이해하기 어려운 비겁한 처사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3일 오전 경남교육청 앞에서 "쿠데타·광주학살·군부독재·민주노조탄압 범죄자 노태우의 장례위원 참가한 박종훈 교육감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미리 낸 자료를 통해 "노동자로, 학부모로, 노동자·학부모의 이름으로 지역 교육수장의 얕은 역사 인식과 행보에 깊은 분노와 실망을 금치 못하며, 더 사죄를 요구할 수도 받을 수도 없는 상실감에 빠져 있을 모든 분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아직 남아 있는 역사파괴 범죄자들에 대한 준엄한 역사의 심판이 이뤄지고 질 수 있도록 박종훈 교육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한다"고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10월 31일 "광주시민과 전교조를 학살한 노태우의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박종훈 교육감은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한편 '경남교육을 고민하는 도민 모임'이란 이름으로 "광주학살 주범, 전교조 결성 교사 쫓아낸 노태우의 국가장에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박종훈 교육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1일 경남교육청 주변 도로가에 걸렸다가 허가를 받지 않아 해당 지자체에서 철거했다.
 
경남교육을 고민하는 도민 모임이 경남교육청 주변 도로가에 내건 펼침막.
 경남교육을 고민하는 도민 모임이 경남교육청 주변 도로가에 내건 펼침막.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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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종훈 교육감, #노태우, #국가장, #경남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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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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