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이후 키움 선발진에 합류한 정찬헌

후반기 이후 키움 선발진에 합류한 정찬헌 ⓒ 키움 히어로즈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는 이변의 팀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올림픽 휴식기가 끝나고 후반기가 재개될 때만 해도 키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안우진과 한현희 같은 선발진의 핵심 전력이 코로나 방역 지침 위반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호투를 펼치던 외국인 에이스 브리검마저 개인 사정으로 팀을 떠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요키시와 최원태를 제외하면 선발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로테이션 3자리를 메꿔야할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키움이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고 시즌 막판 연승으로 5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급히 영입한 정찬헌의 활약 덕이 컸다.

프로 14년차로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정찬헌은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도중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스타인 서건창과의 1대 1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프로 데뷔팀인 LG 유니폼을 벗게 된 아쉬움도 잠시, 정찬헌은 후반기 재개와 함께 5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 키움 정찬헌의 주요 투구 기록
 
 키움 정찬헌의 주요 투구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키움 정찬헌의 주요 투구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키움 이적 후 11경기에 등판해 56.1이닝을 소화하며, 3승을 기록했다. 키움이 5위 싸움 고비에서 무너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변수가 많던 선발진에서 상수 역할을 해낸 정찬헌의 공이 컸다고 볼 수 있다.

키움의 기적같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한 정찬헌은 이제 WC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서 KBO 최초인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이끌 기세다. 2015년 처음 시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없었다. 5위 팀이 1차전을 이기고 2차전을 만들어낸 사례도 올해 키움과 함께 2016시즌 KIA밖에 없었을 정도다.

역대 사례만 살펴보면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0%에 가깝지만 현재 전력으로만 비교하면 키움이 최초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2차전 선발 투수의 무게감만 따지면 두산 베어스 김민규보다 키움 정찬헌 쪽으로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정찬헌은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11이닝동안 0.8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모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타선의 힘은 두산이 더 강하다고 평가 받았지만, 1차전에서 키움 타선이 보여준 결정력이라면 밀릴 것이 없다. 오히려, 선발 투수의 안정감이 처지고 1차전 홍건희, 이영하, 김강률 등 필승조의 피로도가 더 큰 두산이 불리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와일드카드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정찬헌

와일드카드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정찬헌 ⓒ 키움 히어로즈

 
2021년은 정찬헌에게 격변의 시즌이었다. 2008년 데뷔 때부터 몸담았던 LG를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떠나 새로운 팀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하지만 부상을 이겨내고 복귀했던 과거처럼 정찬헌은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냈다.

키움 선발진의 버팀목으로 자리잡은 정찬헌이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이끌고 친정팀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재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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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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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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