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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진 관장이 전시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강희진 관장이 전시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무한정보> 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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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 넣어먹고, 메주를 쒀 된장을 담그고, 곱게 갈아 두부를 만들기도 하는 '콩'. 밭에서는 토양을 더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해 우리네 '먹고사는 일'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콩이다. 

'콩의 나라 대한민국' 전시가 열리고 있는 충남 예산군 대술면 시산리 한국토종씨앗박물관(관장 강희진)을 지난 10월 26일 찾았다. 

상설 제1·2관에는 청동기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전국에서 수집한 800여종의 토종 콩들이 유리병에 담겨 일렬로 놓여 있다. 1관엔 동부·팥, 2관에는 콩·강낭콩·녹두·탄화콩·야생콩을 종류별로 전시했으며, 그 안에서 다시 종콩과 나물콩, 약콩 등으로 나뉜다.

같은 콩이어도 자세히 관찰하면 색과 윤기, 모양, 무늬가 조금씩 다르다. 자란 환경과 교잡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시관을 가득 채운 콩 한 알 한 알에는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농민들이 대를 이어 길게는 100~200년 동안 지켜온 토종씨앗들이니, 그 안에 가족과 지역의 역사가 함께 녹아있는 것이다.
 
전국에서 수집해 유리병에 담아 보존하고 있는 토종 콩.
 전국에서 수집해 유리병에 담아 보존하고 있는 토종 콩.
ⓒ <무한정보> 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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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강 관장이 10여년 전 경기도 포천시를 찾아 1960년대에 포천·파주지역에서 주로 심었던 '홀아비밤콩'을 수집한 뒤, 그 사실을 안 한 경기도 주민이 박물관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옛날에 어머니가 홀아비밤콩을 많이 키웠는데 돌아가시고 지금은 종자가 남아있지 않다. 아버지가 콩밥을 드시고 싶다고 해 몇 알만 청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박물관에 있는 양이 많지 않아 처음 콩을 수집했던 포천의 어르신에게 연락을 했더니 '나도 없다'는 답이 돌아와 포기하려던 순간, '3년 전 이웃집 할머니에게 맡겨놓은 게 있다'는 말에 찾아가 얻을 수 있었단다.

박물관 근처를 산책하다 야생동부를 발견한 적도 있다. 시산리는 과거에 사금을 캐 냇가 한쪽에 모래가 쌓여 밭처럼 조성한 곳에 콩을 많이 심었다. 

벼가 널리 보급되며 논으로 바뀌고 논두렁 등에 제초제를 치면서부터는 콩을 볼 수 없었지만, 지난해 벼를 재배하던 어르신이 건강문제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자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

강 관장은 "콩 원산지는 한국이다. 두만강유역에서 자라던 야생콩이 식량작물화되며 널리 보급된 것이다. 하지만 자기네 나라가 원산지라고 주장하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없고 관심도 부족해 자부심을 갖자는 뜻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며 "시장에서 파는 콩이 좋아 보여 가까이 가보면 대부분은 유전자변형생물(GMO)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종자가 우리 땅을 잠식해가는 현실에서 농민과 소비자 모두 올바른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내년 3월까지 오전 9시~오후 5시 한국토종씨앗박물관(대술면 시산서길 64-9)에서 열리며, 방문 일주일 전 사전예약(☎041-333-5613, 010-8816-5028)을 하고 가는 게 좋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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