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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월 11일 평양 3대혁명 전시관에서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월 12일 보도했다. 전람회에 참관한 김정은 당 총비서 뒤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0월 11일 평양 3대혁명 전시관에서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월 12일 보도했다. 전람회에 참관한 김정은 당 총비서 뒤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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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은 집권) 10년을 맞아서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없애고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독자적 사상 체계를 정립하고 있다."

10월 28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신 동향 관련 브리핑에 나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보위 간사)의 말이다. 노동당 회의장 벽면에서 김일성·김정일 사진이 철거되고 '김정은주의'가 내부적으로 대두되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이와 관련한 언급을 했다. 그는 "김정은주의를 북한에서 새로운 사상 체계로 정립하는 시도가 있다"고 말을 보탰다.

아직은 김정은주의가 공식 채택된 게 아니다. 그 속에 정확히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단언하긴 힘들다. 김일성 전 주석이 강조한 주체사상 등이 김일성주의에 포섭되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발전시킨 선군사상 등이 김정일주의에 포섭된 점을 감안하면, 그간 김정은이 강조한 인민대중 제일주의나 우리국가 제일주의 등이 김정은주의에 담길 가능성이 있다.

위의 국회 정보위 브리핑에서는 "독자적 사상 체계"나 "새로운 사상 체계" 같은 표현이 나왔다. 하지만, 독자성이나 새로움은 김일성주의·김정일주의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김정일의 선군사상이 김일성의 총대중시사상을 심화·발전시킨 것이듯이, 김정은주의 역시 두 선대의 사상을 심화·발전시키는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 속에서 두 사상과 어느 정도의 차별성을 띠게 되리라 볼 수 있다.

공고해진 김정은의 입지?

김정일 집권기인 1999년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주의가 김일성주의와 병렬된 것은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세상을 떠나고 김정은이 정권을 이어받은 뒤였다. 2012년 4월 11일 개회된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규약이 개정되기 전인 그해 4월 6일, 김정은은 담화를 통해 "조선로동당은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지도사상으로 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투쟁하는 영광스러운 김일성-김정일주의당"이라면서 김정일주의를 노동당 규약에 담을 뜻을 천명했다.

북한 내에서 김일성 주체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보다 더 높이 숭상되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이 김일성과 병렬적 위치에 놓인 것은 김정일의 위상이 아버지에게 근접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북한 내에서 김정일의 위상이 마르크스나 레닌에게 뒤지지 않게 됐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살아생전의 김정일은 자기 이름이 붙은 '주의'를 김일성주의 옆에 병렬시키는 것을 주저했다. 위 담화에서 김정은은 "한없이 겸허하신 장군님께서는 김정일주의는 아무리 파고들어야 김일성주의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우리 당의 지도사상을 자신의 존함과 결부시키는 것을 극력 만류하시였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김정일이 김일성 옆에 나란히 서게 된 데 이어 김정은까지 두 인물과 격을 같이하게 된다는 것은, 김정은 역시 북한 내에서 마르크스나 레닌에 뒤지지 않는 위상을 갖게 됨을 뜻한다. 김정은의 체중이 140kg에서 120kg으로 감량된 것과 달리, 그의 위상은 훨씬 무거워지는 셈이다.

김정일의 태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OOO주의' 같은 대(大)격상은 누구에게든 쑥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당 회의장에서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내리고 김정은주의를 내세우는 데에서 김정은의 위상이 공고해졌음을 알 수 있다. 두 선대의 후광 없이도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북한 지도부가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난에 코로나까지... 북한 지도부의 위기의식?
 
2018년 8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금산포젓갈가공공장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18년 8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금산포젓갈가공공장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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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절실한 필요가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70년 넘게 진행돼온 만성적인 미국의 제재·봉쇄에 더해 최근에는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사회적 위기가 북한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그것과 더불어 남한 등에서 유입되는 자본주의문화로 인해 북한 대중의 의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김정은 중심의 단결 필요성을 더욱 제고시키고 있다고 해석된다. 북한 지도부의 그 같은 위기감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10월 28일 국정원 국정감사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올해 공개 활동이 작년보다 45% 정도 늘어났다는 점이 언급됐다. 이 브리핑에서도 강조됐듯이 그의 공개 활동은 내부 결속을 위한 정치 행사에 주로 집중되고 있다.

반면, 민생과 관련된 경제 현장에는 그가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생산 현장을 방문해 현지지도 하는 모습이 많이 줄어든 편이다. 지난 10월호 월간 <북한>에 실린 한기범 북한연구소 석좌연구위원의 논문 '최근 김정은의 위기 인식과 통치행태 변화(II)'는 지난 9월 15일까지의 통계를 바탕으로 이렇게 설명한다.

"활동 내용을 보면 회의 및 강습회 참석 34회, 기념 촬영 또는 정치행사 참석이 24회로 대부분이고, 현지지도는 평양 시내 건설 현장 4회가 전부다. (중략) 특히, 지방을 전혀 방문하지 않았다."

김일성·김정일에 비해 대중과의 접촉을 유난히 중시하는 김정은이다. 그런 김정은이 기업이나 공장 같은 일선 경제현장에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은 내세울 만한 경제적 실적이 적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의 경제난과 자신의 지도력이 오버랩되는 것을 꺼리는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김정은이 경제 문제와 관련해 대중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주의가 부각되는 것은, 이를 내세워 리더십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의중을 담은 것이라고 보인다.

시진핑 띄우는 중국

이 같은 북한 내 흐름에 힘을 실어주는 외부 요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 바깥에서 전개되는 일련의 상황들이 김정은 격상이라는 북한 내부 흐름에 무게를 실어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팍팍해지고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구촌 각지에서 이른바 '스트롱맨'들이 더욱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 도널드 트럼프, 아베 신조 같은 강력한 이미지의 지도자들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스트롱맨들이 뒤로 물러나 있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같은 인물들이 중소 규모의 국가들에서도 많이 출현하고 있다. 강력한 지도자를 앞세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세계 각지의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의 위상이 날로 강화되는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경축 연설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선언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경축 연설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선언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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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미중 패권경쟁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은 '북한과의 긴장은 이완시키고 중국과의 갈등은 고조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지만, 미중 경쟁의 불똥은 북한에도 튀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중국과 북한·러시아의 밀착을 촉진시키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 해상을 무대로 전개되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은 북한에도 심적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북한 역시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을 자주 비판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른 미국의 중국 견제로 북중이 더욱 연대하는 현상은 양국의 정치를 한층 더 연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고강도 압박으로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현상이 북한 김정은에게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커지고 있는 것.

중국공산당이 이번 11월 중의 제19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에서 시진핑을 마오쩌둥(모택동) 및 덩샤오핑(등소평) 반열에 올릴 '역사 관련 결의'를 도출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국정원이 보고한 북한 내부 사정과 유사하다는 인상을 준다.

지난 10월 18일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역사결의 초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작업의 결과로 시진핑이 마오쩌둥·덩샤오핑과 대등한 반열에 올라감과 함께, 북한에서도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과 병렬되는 현상이 나타나면, 반미 진영이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양상이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를 보고 푸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북한과 중국 내부에서 꿈틀대는 양상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양상은 북한 정권의 위기만 반영할 뿐 아니라 한층 격화되는 세계적 경제전쟁 및 패권경쟁까지 함께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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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와 역사 채널(유튜브).kimjongsung.com. 제15회 임종국상..저서: 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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