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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북구 구암동과 조야동에 걸쳐 있는 함지산.
 대구시 북구 구암동과 조야동에 걸쳐 있는 함지산.
ⓒ 대구 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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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구암동과 조야동에 걸쳐 있는 함지산은 함지박을 엎어놓은 것 같은 모양이라고 해서 함지산이라고 불린다. 높이는 284.4m로 낮은 산이지만 비교적 경사가 급한 구간이 많고 자갈이 많다.

함지산에는 팔거산성과 구암동 고분군이 있어 1500여 년 전 신라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리 높지 않은 동네 야산이지만 산 정상에 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하고 자갈이 많이 널려 있어 조심해야 한다.

구암동 고분군은 5~6세기 팔거평야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신라 지역 세력의 수장층 무덤으로 봉분을 돌 등으로 채운 적석석곽묘(돌무지돌덧널무덤) 형태를 띠고 있다. 함지산 서쪽 능선에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함지산 구릉 위에는 대형분이 있고 경사면 일대에는 소형분이 자리하고 있다. 1970년대 처음 발견된 후 지금까지 379기의 고분을 발굴했고 2018년 국가 사적 제544호로 지정되었다.
  
함지산에 있는 구암동 고분군. 이곳의 고분은 대부분 잔디가 아닌 돌로 쌓여 있다.
 함지산에 있는 구암동 고분군. 이곳의 고분은 대부분 잔디가 아닌 돌로 쌓여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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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동 고분군 발굴 모습.
 구암동 고분군 발굴 모습.
ⓒ 대구 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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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고분군의 특징은 돌무지돌덧널 무덤 형식인데 신라 지배층의 돌무지덧널무덤 형식과 다르게 덧널까지도 돌로 만든 형태이다. 신라 고분의 특징을 보이면서도 다른 신라·가야 고분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축조방식을 보여주고 있어 한반도 고대사와 고분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함지산 능선의 중간부분에 있는 팔거산성은 삼국시대 성곽으로 구암동 고분군과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재이다. 팔거산성은 가파른 경사를 이용하여 흙과 잡석을 섞어 쌓았다. 팔거산성은 무덤을 쌓은 세력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함지산에 있는 팔거산성과 구암동 고분군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함지산 자락에 있는 운암지 수변공원을 먼저 지나야 한다. 인공폭포인 벽천폭포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걷는 수변공원은 가우라꽃(나비바늘꽃)과 수크령으로 가득 차 있다.
 
함지산 자락에 있는 운암지 수변공원.
 함지산 자락에 있는 운암지 수변공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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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지 수변공원에 피어있는 가우라꽃 절경.
 운암지 수변공원에 피어있는 가우라꽃 절경.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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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라(Gaura)는 원명은 린드헤이메리(gaura lindheimeri)로 북아메리카의 루지애나, 텍사스 원산의 도금양목 바늘꽃과 가우라속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에 야생하는 바늘꽃과 같은 과이며 꽃 모양이 나비와 같다고 해서 '나비 접(蝶)'자를 써서 흰색은 백접초, 분홍색은 홍접초라고도 부른다.

가을에 피어있는 분홍나비바늘꽃(홍접초)의 꽃말은 '섹시한 여인' 또는 '떠나간 이를 그리워함'이라고 한다. 운암지 수변공원을 거닐며 분홍나비바늘꽃을 보면서 떠나간 이의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운암지 수변공원을 한 바퀴 거닐고 나면 가까운 함지산이 눈앞에 다가온다. 함지산 고분군 탐방안내소를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56호와 1호 고분군이 눈에 들어온다. 안타까운 것은 고분군 여러 곳이 도굴로 인해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분군 조사 당시 이미 고분의 훼손과 도굴 흔적이 많았다. 현재는 유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그래도 이 일대 지배세력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어 자녀와 함께 찾는다면 역사를 배우는 교훈이 될 것이다.
 
구암동 고분군을 돌다보면 이렇게 도굴 흔적이 보인다.
 구암동 고분군을 돌다보면 이렇게 도굴 흔적이 보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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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손을 잡고 구안동 고분군을 찾았다면 잠시 1500여 년 전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해보자.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 고분군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돌이 많은 함지산의 특성을 반영한 조상의 슬기를 느낄 수 있다.

고분군들을 하나하나 찾는 것도 의미가 있다. 379기의 고분이 경주나 다른 지역에서 본 것처럼 온전한 잔디로만 덮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분 위로 나무가 자라고 나무 밑을 살펴보면 다양한 형태의 고분군을 확인할 수 있다.

군데군데 돌 밑으로 구멍이 보이는 곳은 대부분 도굴의 흔적이 있는 곳이다. 아직 발굴중이기 때문에 얼마다 더 많은 고분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들과 함께 1500년 전의 비밀을 찾아내보자.
 
함지산 정상 부근에 있는 팔거산성. 표지판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함지산 정상 부근에 있는 팔거산성. 표지판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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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군을 돌아본 뒤 다시 오르면 팔거산성이 나온다. 함지산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많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오를 수 있다. 이정표를 따라 오르다보면 금방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팔거산성의 성벽은 수km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보존상태가 좋지 않아 성벽 안에 묘지와 텃밭이 무성하다. 지금은 팔서산성이라는 표지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흔적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팔거산성에서는 신라시대인 7세기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이 출토되기도 했다. 목간은 종이가 발명되기 전 문서나 편지 등의 글을 일정한 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 또는 대나무 조각에 적은 것을 말한다.

팔거산성은 대구시 기념물 제6호로 지정돼 있다. 이곳에서는 발굴조사 과정에서 목간 외에도 석축 7기와 집수지 추정 2기, 수구 등의 유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벗기도 불안한 이때 대구의 명소인 함지산에서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고분을 찾고 팔거산성에서 신라인들의 생활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아직 가을이 가기 전 단풍이 드는 함지산을 찾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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