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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선 보는 거냐?"
"뜬구름 잡기 대결이냐?"
"알맹이 없는 토론이다."


29일 오후 국민의힘 데선 후보 경선 마지막 맞수토론 1부 동안 유튜브 생중계창에 올라온 실시간 댓글 중 일부이다.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회는 마지막 1 대 1 맞수토론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토론은 '좋은 말' 잔치로 끝나 버렸다. 공약 대결도 없었고, 구체화된 정책에 대한 토론도 없이 덕담만 주고받았다. 
 
왼쪽부터 원희룡,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채널A 상암 DDMC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제9차 토론회-‘일대일 맞수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채널A 상암 DDMC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제9차 토론회-‘일대일 맞수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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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동의?" - "아유~그렇죠"

"함께하시자."

윤석열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이날 1 대 1 자유토론 시간을 마치며 원희룡 경선 후보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본소득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책을 "목돈을 쪼개서 푼돈으로 써버리는 정책, 미래세대 몫 뺏어오는 정책"이라 비판한 원 후보가 정권교체를 외치자 윤 후보가 맞장구를 친 것이다. 

원 후보는 이날 토론을 시작하면서도 "제 옆에 계시는 윤석열 후보,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라고 인사했다. 미사여구도 동원, "6월 그 뜨거운 여름에 인생의 새로운 길, 정치에 뛰어들었다"라며 그의 정계 입문을 환영했다. '한국 여성들이 바라는 삶은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전통적 어머니상과 요즘 여성들이 자아실현을 원하는 것은 크게 다르다'는 정도로 답했을 뿐, 여성의 자아실현 관련 정책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원 후보는 "매우 전향적인 입장 갖고 계신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고도 칭찬했다.

이날 원 후보가 토론 도중 가장 많이 반복한 말은 "동의한다"였다.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을 던진 뒤, 윤 후보가 어떤 답변을 하든 "동의한다"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라며 자신의 생각이나 공약을 덧붙이는 식으로 자유토론 시간을 사용했다. 오히려 윤 후보가 두루뭉수리하게 큰 틀에서 이야기하면, 자신이 첨삭해서 다듬어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육아휴직제도 정도를 제외하면, 이날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의 정책공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진 않았다. 윤 후보는 "공정경쟁이 되도록 해 시장을 통해 공정한 분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사회적 자본인 신뢰를 형성하려면 공정과 상식에 입각해야 한다"는 등의 원론적인 말을 반복했다. 윤 후보 스스로 "이 자리는 세부 정책보다는 담론을 얘기할 때"라고도 했다. 

원희룡 후보는 그런 답변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지난 여러 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가 다른 후보들, 특히 홍준표 후보에게는 언성을 높여 수소경제나 탄소세 도입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캐물으며 '송곳 검증'을 펼쳤던 것과는 천양지차였다. 

윤석열 후보 역시 원 후보의 답변을 비판하기 보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예컨대 "시장경쟁에서 밀려나는 변두리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최선을 다해 보듬는 자세가 국가 지도자의 필수적 소양이라 생각한다. 동의하느냐?"라고 원 후보가 묻자, 윤 후보 역시 "아유, 그렇다"라고 답하는 식이었다.

또한 윤 후보는 "원 후보의 부모찬스가 아닌 국가찬스라고 하는 건 제가 주장하는 공정국가와 상통한다"라고도 말했다. 원 후보가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라고 외칠 때는 "제가 생각하는 정답을 그대로 말씀해주셨다"라고 호응했다.

이처럼 알맹이가 빠진 토론에 사회자는 "지금처럼 차분하게 토론이 이뤄지고, 후보들이 철학과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시간 댓글 창에도 "인신공격이 없으니 좋다"라며 호평하는 댓글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언제 끝나느냐" "하나마나한 토론이다" "참 답답하다" 등 불만 어린 목소리들이 훨씬 많이 눈에 띄었다.
 
29일 오후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제9차 토론회가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날 원희룡 (왼쪽), 윤석열 예비 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29일 오후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제9차 토론회가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날 원희룡 (왼쪽), 윤석열 예비 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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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전에 연대설 적극 부인한 원희룡, 하지만...
 

원희룡 후보는 이전까지의 토론회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달리 윤석열 후보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각을 세워 왔다. 이런 탓에 '원희룡 후보가 중도 포기하는 것 아니냐', '윤석열 후보로 단일화 하는 것 아니냐'는 소위 '연대설'이 나오고는 했다.

2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원희룡 후보는 이 같은 설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원희룡 후보는 진행자의 관련 질문에 "윤석열 후보가 저로 단일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그러더라"라며 "온갖 이야기들이 돌아다니니까"라고 되받아쳤다. 원 후보는 "(자신으로 단일화)그런 이야기라면 진지하게 고려해보겠지만, 그 외에는 1도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원 후보가 부정한 '연대설'의 여지를 도리어 키운 토론회가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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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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