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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습장에 마련된 다람쥐 집. 넓은 숲에 살던 다람쥐는 1평 남짓한 곳에 갇혀 산다.
 생태학습장에 마련된 다람쥐 집. 넓은 숲에 살던 다람쥐는 1평 남짓한 곳에 갇혀 산다.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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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서울에 있는 학교인데 텃밭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생태학습장도 있다. 생태학습장에는 다람쥐가 산다. 몇 마리 사는지는 모르겠는데 두 마리를 동시에 본 적이 없으니 한 마리가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다람쥐를 보러 갈 때면 살금살금 다가간다. 소리 지르며 다가갔다가 다람쥐가 숨어버리는 바람에 못 본 적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다람쥐에게 인사를 하는 1학년 우리 아이들 눈빛이 반짝인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교사인 나도 그냥 좋았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생태교육을 시작했다. 지구의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에 경각심을 느끼고 사람과 자연, 환경이 공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생태환경에 대해 배우고, 알고, 실천해야 하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세부 사업으로 생태 시민 육성을 위한 학교 환경을 구축해 왔다.

우리 학교에 있는 다람쥐가 사는 생태학습장도 생태교육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원래 다람쥐가 한 마리가 아니라 대여섯 마리였는데, 어떤 선생님은 겨울을 나며 얼어 죽었다고, 또 다른 선생님은 도망갔다고 하셨다.

다람쥐는 10월 초, 기온이 8도~10도 정도 되면 땅을 파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다. 아마 바닥이 철창으로 막혀 땅속으로 가지 못해 겨울 기온을 이겨 내지 못해 죽었을 확률이 높다. 작년에 한 선생님께서 다람쥐가 불쌍하다고 건의하니 해결책으로 바닥 쪽 철창을 뚫어 땅을 좀 파 주었다고 했다.
 
다람쥐는 행복할까?
 다람쥐는 행복할까?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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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학교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를 켰더니 다람쥐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생태체험장에 다람쥐 6마리 새로 입주. 감성중심 생태교육 활용"

메시지를 보자마자 다람쥐가 작년처럼 얼어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다람쥐 사는 곳을 검색하니 활엽수림, 침엽수림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넓은 숲에 살다가 한 평 남짓한 이곳으로 오게 된 거라 생각하니 얼마나 갑갑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다람쥐가 새로 왔다고 이야기하며 다람쥐에 대해 더 공부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지금은 겨울을 나기 위해 한창 열매를 모을 때이고, 다람쥐가 아무 데나 열매를 숨겨 놓고 기억을 못 해서 그 열매가 나무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기존에 살고 있던 1마리와 새로 입주한 6마리가 숲에서 살았다면 몇 그루의 도토리나무, 밤나무가 자랐을지 모를 일이다. 

함께 이야기하다 보니, 아이들이 다람쥐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고 했다.
  
다람쥐가 있어야 할 곳
▲ 다람쥐에게 다람쥐가 있어야 할 곳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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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야, 너는 더 넓은 곳으로 가면 좋겠어. 더 넓은 곳으로 가. 가게 된다면 정말 좋겠어♡"
 
언젠간 자연으로 갈 수 있을거야
▲ 다람쥐에게 언젠간 자연으로 갈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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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에게. 다람쥐야 자연에 있지 못하고 철창 안에 있느라 힘들지? 열매도 자연에서 못 먹고 사람들이 주는 것만 먹느라 많을 힘들 거야. 너는 그래도 언젠간 자연으로 갈 수 있을 거야."

아이들도 안다. 다람쥐가 있어야 할 곳은 숲이라는 것을. 동물은 인간에게 보이기 위한 존재가 아니다. 자연 속에서 역할이 있고, 그 속에서의 어우러짐을 존중할 때 인간도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음을 이제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동물을 가두는 것은 생태교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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