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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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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여! 젊음을 바다에 걸어라, 바다는 그대에게 세계를 줄 것이다."

한 선원 노동운동가가 주경야독을 하며, 삶을 헤쳐 온 경험을, 학생과 청년, 예비해기사(항해, 기관) 등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던진 책이 눈길을 끈다.

현재 40만 운수물류 노동자들로 구성된 한국운수물류노동조합총연합회 회장인 정태길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출판한 <정태길의 희망(希望)의 길>(금양프린텍, 2021년 9월)은 세계적 대역병인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삶의 철학을 통해 젊은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고나 할까. 그의 자전적 삶의 궤적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저자는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주경야독을 하며 42세 때인 200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4년 사회복지행정학 학사와 2014년 경제학 석사를 마친 후, 지난 5월 국립 목포해양대학교로부터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조위원장을 국립대학교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준 이력도 참 특이하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17살 때부터 배를 탔다. 1977년부터 1985년까지 어선승선원으로 조리원, 갑판원, 갑판장 등 노동을 했고, 1986년부터 1988년까지 여객페리호 항해사를 할 때 국적원 해운 노동조합을 설립해 참여하며, 전국선망선원노동조합 창립에 힘썼다. 이렇게 선원 노동자로서 말단 조리원부터 항해사까지 오르면서 한국의 선원들을 대표하는 노조위원장까지 된 것이다.

저자는 결코 평탄한 삶을 영위해 오지는 않았지만, 인생의 삶을 자연의 섭리라고 받아들였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의미를 항상 되새겼다.

"가난에 찌든 살림에서도 제 아이들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도 결코 아버지 정태길을 원망하지 않았다. 학용품을 살 돈이 없어 빈손으로 가방을 메고 나가면서도 아이들은 돈 못 버는 저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와 두 아이들은 저에게 늘 희망의 등대였고, 제 인생에 최고의 후원자였다." - 본문 중에서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하고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한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어린 소년시절을 겪은 그는 박애정신의 의미를 알게 됐고, 현재 사회복지시설에 후원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독일의 문호인 요한 볼트강 폰 괴테가 쓴 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서 슬픈 밤을 한 번이라도 침상에서 울며 지새운 적이 없는 사람, 즉 내가 힘들지 않으면 모두가 그런 줄 알거나 나에게 진하게 와 닿지 않는 법이라는 괴테의 표현이 와 닿았다. 나의 소년시절을 생각하게 되고, 현재 거제 애광원, 부산 희락원, 삼랑진 평화마을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그들의 삶을 키워가도록 후원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 본문 중에서

그럼 저자의 노동운동관은 어떨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의미와 깊은 연관이 있다. 최대 다수의 노동자가 최대행복을 누릴 수 있으려면 정직한 리더십이 최고 덕목이라는 점이다.

현재 위원장을 맡은 전국해상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은 1946년 출범한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 연맹의 후신이다. 2014년 이후 조직이 분열돼 3개 노조가 탄생했다. 4년 후인 지난 2018년 2월 이 세 개 조직을 다시 통합한 장본인이 정태길이었다.

"통합을 통해 교섭력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에 선원들의 일자리가 위기를 맞게 됐고, 업계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선원들이 새로운 실력을 갖출 수 있게 고도화된 전환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인항공기술 상용화에 대비하고 있고, 선원의 처우개선과 선박건조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에도 관심을 갖고 임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세계 최초의 자유노조지도자이자, 훗날 노벨평화상과 첫 직선 대통령으로 선출된 폴란드의 바웬사를 존경해 왔다. 평소 바웬사가 희망을 노래했기 때문이다.

그럼 최초로 선원노련의 재선 위원장의 역사를 쓴 그의 노동운동의 철학은 뭘까.

"지극히 상식적이고, 글의 해석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正(정), 즉 나와 같은 신념과 사고와 긍정적 생각을 가진 사람 그리고 反(반)은 나와 반대·대치·대립적인 사람 그리고 合(합)이다. 정반합(正反合)이다. 정립과 반정립, 서로 모순을 극복하고 통일과 통합, 연대해야 노동운동이 발전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평소 모친이 밝힌 '우짜든지(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심부(心府)해라(참고건뎌라)'라는 말과 '지식은 책 속에서 얻고 지혜는 경험 속에서 얻는 것'이라는 자신의 좌우명으로 삶을 개척해 왔다고 한다.

지금 그는 한국의 청년 해양 학도를 위한 진정한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해운지원정책이 선사와 선주에 집중됐다면 이제부터는 지속가능한 선원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의 질을 위해 노사가 상생하고 성장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사정이 참여하는 경사노위 산하 해운산업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자 정태길은 1960년 10월 경남 거제에서 출생했다. 현재 최초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재선 위원장, 국제운수노련(ITF)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대통령 표창, 2010년 산업포장, 2019년 은탑산업훈장 등을 받았고,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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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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