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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같은 팀 막내(27세) H씨는 사내에서 누구보다 환경보호에 앞장선다. 회사 앞 편의점에 갈 때도 미리 준비해 간 봉투에 물품들을 담아오고, 카페에 갈 때는 매장용 컵을 이용한다. 또 간혹 플라스틱 통 음료를 먹을 때는 플라스틱 뚜껑을 챙겨 한 쪽에 모아놨다.

지난주 퇴근 후 H씨는 그간 모아 놨던 플라스틱 뚜껑과 우유팩, 원두가루를 한가득 들고 어디론가 향했다. 궁금한 마음에 그녀를 따라 도착한 곳은 '알맹상점 리스테이션(서울역점)'.

'번거로워도 괜찮아'... 알맹상점으로 향하는 MZ세대들  
 
H양이 모아 온 우유 팩
 H양이 모아 온 우유 팩
ⓒ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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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재활용품을 통에 분류하는 모습
 가져온 재활용품을 통에 분류하는 모습
ⓒ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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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익숙한 듯이 챙겨온 재활용품의 무게를 재고 분류된 통에 쏟아 넣었다. 직원은 무게 확인 후 알맹상점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무게에 따라 도장의 개수가 달라진다고 했다.

알맹상점에 재활용되지 않는 물건(우유 팩, 원두 가루, 손바닥보다 작은 PE/PP, 실리콘)을 가져가면 도장을 찍어주는데, 12개를 다 모으면 대나무 칫솔이나 플라스틱 재활용 치약짜개를 선물 받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제품들이 사실상 재활용이 안 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는데, 전국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중 실제 재활용되는 양은 약 30%도 안 된다고 한다. 이렇게 재활용되지 않는 것들을 알맹상점이 모아 다회용 물건으로 제작한다고.
 
알맹상점 판매 상품
 알맹상점 판매 상품
ⓒ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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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알맹상점에 개인 용기를 가지고 가면 커피와 차, 샴푸와 린스 등 그야말로 '알맹이'만 구매할 수 있다. 이 외에 실리콘 빨대나 삼베 수세미, 유기농 비누 등 친환경 제품도 많은데 이때도 물론 포장지는 없이 알맹이만 사갈 수 있는 구조다.

알맹상점에 방문했을 때 매장은 20대로 보이는 손님들로 붐볐다. 실제로 국내 10~30대 이용자 비율이 약 70%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내 #알맹상점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만 5000개에 이른다. 이외에 #제로웨이스트 게시글 30만 개, #친환경 게시글은 무려 48만 개가 넘어간다.

젊은 층이 어떤 계기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실천을 하게 되었을까? H씨에게 직접 물어봤다.

"오늘 내가 벌 한 마리 살린 거라고 생각해줘"

- 알맹상점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포털 사이트 메인에 알맹상점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됐어요. 국내에 리필스테이션, 친환경 제품을 파는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죠. 워낙 환경에 관심이 많다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고 소식을 받아보며 꾸준히 방문하고 있어요."

-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MBC <지구의 눈물 시리즈> 다큐멘터리를 본 후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어요. 환경오염으로 빙하가 녹고 아마존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많은 동물이 죽어간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있으니 울컥하더라고요. <남극의 눈물> 다큐멘터리를 보고는 '꼭 필요할 때만 에어컨을 틀자', '물을 아껴 쓰자' <아마존의 눈물>을 보고는 '음식은 먹을 만큼만 준비하고 남기지 말자'와 같이 실천사항이 점점 늘어났어요."

- 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환경을 보호해야 우리가 살 수 있어요. 환경이 더 오염되면 오존층이 파괴되고 식수를 구하기가 힘들어지겠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 당장 환경을 보존하지 않으면 동식물은 물론 모든 생명체가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어요. 다음 세대를 위해 늦기 전에 환경을 보호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최근 MZ세대가 환경 보호 문화를 적극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이 현상의 원인을 MZ세대로서 추측해본다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는 세대라 그런 거 같아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경각심을 줄 수 있는 환경 관련 이슈를 SNS로 자주 접하게 되거든요. 심각성을 느끼고 직접 실천에 옮기려는 젊은 층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또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하기 위해 환경 관련 활동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공통적으로는 앞으로 주류를 이룰 세대다 보니 자신이 살게 될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 앞으로 실천하거나 도전해보고 싶은 환경 관련 활동이 있나요?
"작은 목표라면 장 보러 가서 '일회용품 하나도 쓰기 않기'에 도전하고 싶어요. 장바구니는 늘 챙겨 다니지만 정육점 등 식료품점에 가면 꼭 비닐이 생기더라고요. 다음에는 신선식품을 담을 수 있는 용기도 가져가서 쓰레기 '단 하나'도 없는 장보기에 성공하고 싶어요.

그리고 플로깅, 클린하이킹 같은 활동은 운동도 하면서 환경 보호도 할 수 있어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사담입니다만, 가끔 로또에 당첨돼서 건물주가 되면 재활용을 잘하시는 분들에게 관리비를 절감해드리는 상상을 하기도...)"

-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환경 관련 조언 한마디 한다면?
"가끔 주변에서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물어볼 때가 있어요. 저의 활동들에 대해 유난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때문에 눈치 보이는 상황이 오기도 해요. 현장에서는 물론 일상에서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건데 말이죠.

그럴 때는 '오늘 내가 벌 한 마리 살린 거라고 생각해 줘', '오늘 내가 북극곰 한 마리 살린 거로 생각해'라고 대답하고 웃으며 넘어가요. 주위에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분들에게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고, 또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계신 분이라면 용기 내서 꿋꿋하게 환경 보호 꽃길만 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H씨를 비롯해 건강한 환경 보호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MZ세대를 응원하며, 필자 또한 더 건강하고 나은 미래를 위해 일상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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