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20년 10월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쪽 소수력발전소 하부에 양수장 개선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년 10월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쪽 소수력발전소 하부에 양수장 개선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이 진행될 때 이 사업을 반대했던 정당이 정부를 운영한 지 4년이 더 지났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여전히 4대강사업의 결과는 정부와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이제라도 4대강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하루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결정을 위해서 4대강사업과 그 결과의 문제가 무엇인지 우선 알아야 할 것이다.

4대강사업이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또한, 4대강사업이 남긴 문제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알아본 후 4대강사업으로 훼손된 4대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정부는 시민의 이익, 즉 공익을 증진하기 위해 정책을 마련하고 사업을 해야 한다. 이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공익의 증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념이나 처지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는 듯하다. 사회적으로 무엇이 선이고 올바른 방향일지 해답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 즉 공익사업이 시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수행되므로 공익을 증진하는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의도는 순수하였으나 무지하고 무능한 탓에 정부가 그릇된 공익사업을 수행했다면, 사업을 설계하고 추진한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가혹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치·도의적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하며, 그들이 다시는 공적 업무를 맡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의도도 순수했고 공익도 증진하였으나 사익을 위해 그릇된 내용의 일부 사업을 포함한 경우라면, 사익을 위해 세금을 낭비한 것에 대해 사익 사업을 포함하는 설계를 하고 수행한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지워야 한다. 불순한 의도를 공익으로 포장한 사업을 수행했다면, 사익으로 전환·세탁하며 낭비한 세금을 전액 환수하며 허위 공익사업을 설계하고 추진한 사람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

4대강사업은 공익으로 포장한 사익 추구 사업

4대강사업은 허위의 공익 증진을 목표로 최소 22조 원의 국민 부담이 들어간 실질적 사익 추구 사업이다. 따라서 4대강사업은 공익을 증진하지도 않으며 세금을 낭비한 사업으로 4대강사업을 설계하고 추진한 사람들에게 법적, 그리고 정치·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강원도 산간지대나 도서 지역의 수해를 예방해야 한다면서 이들 지역과 동떨어진 4대강 본류에 대규모 토목건설을 하며 4대강사업은 국민에게 최소 22조 원의 부담을 지웠다. 아무리 원격기술이 뛰어나더라도 불가능한 주장이다. 만일 이것이 진실이라면 세계를 이끌어갈 획기적인 기술이리라.

두꺼운 모래 여과층을 통과하며 흘러 물이 깨끗하게 흘러가는 강에 댐 규모의 보를 만들어 정체하게 함으로써 4대강사업은 유기 부유물이 바닥에 쌓일 수밖에 없는 공사였다. 그 결과 당연히 예상대로 4대강 본류가 바닥은 시궁창이 되었고, 표층은 녹조류와 남조류가 들끓는 계단 늪지로 변해 버렸다.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올라가는 효과에 물을 정체하게 하여 수온이 올라가는 효과가 더해져 4대강사업 이후 4대강 본류의 수온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렇게 수온이 올라가면서 간독성 등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물질을 만드는 남조류가 4대강 본류에 더욱 번성하게 되었다. 불행히도 이러한 낙동강 본류는 상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공익을 증진하기보다는 공익을 훼손한 4대강사업은 공익사업이 아니라 단순한 사익추구 사업이다. 국민 세금을 세탁하여 사익으로 전환하는 대운하 토목공사를 하지 못하게 되자 '4대강 살리기'라는 허위의 목적을 구실로 세금 먹는 하마를 만드는 토목공사를 하는 것이 4대강사업의 진정한 목적이었다.

자연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흐르지 않는 물은 모래가 유지될 수 없다. 정체된 물에서는 아주 작은 크기의 부유물질과 가벼운 유기물이 모래알갱이와 함께 퇴적되면서 시커먼 시궁창이 될 뿐이다. 비록 위에 뜬 물의 표층은 깨끗해 보이더라도 아래로 내려갈수록 물은 더러워지고 바닥은 썩어 용존산소가 거의 없는 상태가 된다.

퇴적된 유기물이 혐기성 분해, 즉 부패하면서 4대강 본류의 바닥이 시궁창이 되었다. 표층에는 조류가 번성하며 물에 녹아 있는 인과 질소 등 비료 성분을 흡수하여 조류 몸에 보관하므로 겉보기로는 깨끗한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번성한 조류가 아래로 침강하고 썩어 시궁창 상태를 더욱더 악화한다.

이 시궁창은 세금 낭비의 비용을 들이며 하는 간헐적 수문 개폐로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수문 완전 개방만으로도 시궁창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고정보 부분의 물길 방해가 영향을 끼쳐서 여기저기 곳곳에 시궁창 바닥이 산재하게 되어 맑고 깨끗한 강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를 완전히 제거하고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주면, 물이 흐르며 아주 작은 부유물질과 가벼운 유기물을 흘러내려 보내고 무거운 모래알갱이들만 남는 모래 바닥층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 모래알갱이는 그저 알갱이가 아니라 표면에 조류와 원생생물, 세균 등이 부착하고 살면서 모래층을 통과하는 물에 녹아 있는 유기물들을 완전히 분해하여 묽을 맑게 한다. 그래서 산소를 머금은 물이 흘러 통과하는 모래층은 무비용의 천연 정화장치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 일컬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빛 모래가 흐르는 강물을 정화하여 맑게 만들고, 맑은 강이 산과 어우러져 사람과 자연의 생태가 아름답게 조화(調和)를 이루는 우리나라 금수강산이었다. 그런데 이 금수강산을 악취가 나고 독성이 축적되는 흑수강산으로 만들어 영원히 실속 없는 비용만 들게 만든 것이 4대강사업이다.

4대강사업 유지는 세금 빨대 유지
 
인구 7만이 거주하는 부여군엔 4대강 사업으로 여의도공원 5배 크기의 수변공원이 만들어졌다. 유령공원으로 변한 금강 수변공원 관리를 위해 정부는 해마다 100억 원 가량의 유지관리비를 자치단체에 보내고 있다.
 인구 7만이 거주하는 부여군엔 4대강 사업으로 여의도공원 5배 크기의 수변공원이 만들어졌다. 유령공원으로 변한 금강 수변공원 관리를 위해 정부는 해마다 100억 원 가량의 유지관리비를 자치단체에 보내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4대강사업 이후 계단 늪으로 변형된 4대강 본류의 수질 악화와 생태 악화를 조금이나마 덜어보겠다고 4대강사업 이후 매년 수천억 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관장하는 국고에서 지방정부를 지원하며 이렇게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4대강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국고를 나누어 주며 생색을 낼 대형보와 둔치 유지비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할 일이 아예 생기질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4대강사업으로 생긴 눈먼 돈을 받던 지방정부에게 국고를 나누어주는 일을 멈추는 것이 힘든 모양이다.

계단 늪이 되어버린 4대강 본류는 지방정부가 눈먼 돈을 선택된 업자에게 나누어 주어도 유기물이 바닥에 쌓여 썩어 생긴 시궁창은 없어지지 않으며, 사람도 오지 않는 둔치 시설들은 상당수 방치되고 일부는 보기에만이라도 좋게 하려고 눈먼 돈을 선택된 업자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4대강사업은 이렇게 4대강 생태를 훼손하며 소수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세금에 빨대를 꽂는 장치를 마련한 사업이었다.

어설픈 4대강 생태 복원 사업, 또 다른 세금 빨대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경북 고령 우곡교 부근에 발생한 녹조.. 2019년 8월 모습.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경북 고령 우곡교 부근에 발생한 녹조.. 2019년 8월 모습.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공익을 증진하기보다는 공익을 훼손하고 소수의 사익만을 만들고 있는 4대강사업의 결과물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또 다른 빨대용 사업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연은 인간이 저지른 해악을 제거하면,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생태복원을 내세우며 국가나 지방 정책 사업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내거는 '자연을 길들인다'라는 표어를 보면 섬뜩하다.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아니라 조세를 통해 세탁된 눈먼 돈을 먹기 위해 그들은 자연을 길들인다고 한다. 자연을 길들이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든다. 멋진, 아니 조작된 조화(造花)의 자연을 어쩌다 보기 위해 천문학적인 세금을 영구히 빨아들일 조경사업을 4대강에서 다시는 하지 않아야 한다.

토목과 조경으로 인간이 보기 좋은 모양을 계속 유지하려면, 강우 변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며 지형이 바뀌는 강의 힘을 거슬러야만 한다. 이 과정은 매년 영구히 세금을 퍼부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선택한 조경업자 등 관리업자에게 이익을 나누어 주는 과정이 될 것이다.

4대강을 많은 시민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에 있는 놀이공원이나 정원과 같이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눈먼 돈 창출의 공익을 빙자한 사익추구의 세금 빨대용 사업이 될 것이다.

자연을 스스로 그러하게 놔두어라

자연(自然)은 글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게 놔두어야 한다. 사람이 직접 거주하고 일상으로 활동하는 곳은 인간의 안전과 안락을 위해 변형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4대강 본류 전체를 인간의 놀이터로 간주하고 놀이시설과 정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허세는 버려야 한다. 세금은 하늘에서 떨어진 공돈이 아니다. 세금은 시민이 피땀 흘려 번 돈의 일부를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기꺼이 내는 돈이다.

4대강사업이 훼손한 4대강의 강 생태는 대형보를 허물기만 하면 된다. 물론 대형보 철거와 직접 연결된 안전은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형보를 헐고 나면 강물이 스스로 알아서 물길과 둔치를 아름답게 회복할 것이다.

그러면 강바닥의 여과 모래층과 모래톱이 다시 형성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강바닥에 사는 수서생물이 다시 돌아올 것이며, 모래톱을 벗 삼아 지내는 새와 무척추동물, 그리고 육상 동물들이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들의 행복한 생태를 보며 사람은 자연의 순리와 조화를 조망하는 기쁨을 만끽하고, 간간이 직접 모래톱과 여울을 즐기는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연을 자연 스스로 그러하게 놔둘 때, 사람의 공간을 사람에게 더욱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고 사람 사이의 평등과 화합을 이루기 위해 세금을 낭비 없이 쓸 수 있다. 사람의 행복과 자연 생태의 행복이 함께 할 수 있는 스스로 그러하게 가는 4대강 복원을 기다린다.

태그:#4대강, #생태복원, #4대강사업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