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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배민라이더스.
 배달의 민족 배민라이더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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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이었으니까 망정이지, 다른 음식이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제일 바쁠 시간에 먹통이 되는 바람에 오늘 10만 원 벌 거 5만 원밖에 못 벌었어요. 사기는 사기대로 꺾이고..."

25일 KT 인터넷망에 장애가 발생했던 오전 11시께 음식 배달을 하던 라이더들은 영문을 몰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주문이 몰릴 점심시간 때 배달을 멈추면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쿠팡이츠 라이더 조아무개씨는 고객이 주문한 도시락을 픽업하는 중이었다. 고객의 상세 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픽업 완료' 버튼을 눌렀지만,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내 폰이 문제인가? 곧 되겠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아파트, 고객의 대략적인 집 주소만 안 상태로 배달을 시작했다. 고객의 집 앞엘 도착했지만 여전히 애플리케이션은 말을 듣지 않았다. 몇 동 몇 호인지 고객의 상세 주소를 알 길이 없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니까 한 시간 동안 발만 동동 굴렀죠."

그렇게 조씨는 영문도 모른 채 1시간가량 고객 집 주변에 있었다. 배달 앱 문제인가 싶어 앱을 삭제했다가 재설치를 했지만, 조금 뒤엔 설치조차 안 됐다. 쿠팡이츠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고객이 음식을 기다린다는 생각 탓에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인터넷망이 복구된 뒤에야 KT 먹통 사태를 인지했다. 고객이 큰 불만을 표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프리미엄 배달료가 붙는 1시간 '피크 타임'이 그대로 날아갔다. 

"가장 바쁜 시간에 먹통, 황당" 

같은 시각 배달의민족 라이더 박아무개씨(라이더유니온 조합원)도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고객이 주문한 빵을 고객 집 앞에 내려놓을 때였다.

"배송 완료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앱이 켜지질 않더라고요. 처음엔 곧 작동되겠지 생각하고 다음 픽업지로 갔죠."

고객의 집 문을 두드릴까도 생각해봤지만, 고객 요청 사항 '문 앞에 놓아주세요'라고 적혀 있어 그럴 수도 없었다. 라이더에겐 시간이 곧 돈이다. 특히 점심시간 같은 피크타임엔 더욱 그렇다. 박씨는 재빨리 다음 음식을 가지러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동대문구 장안동 반찬집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여전히 배달 앱이 켜지질 않았다. 빵집 사장님에게 전화를 해 앱이 켜지지 않는다고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빵집 사장님이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해 양해를 구하면서 일단락됐다.

문제는 반찬 배달이었다. 반찬집 사장님이 고객의 집 주소를 알려줬지만, 지도 앱이 켜지지 않아 배달을 할 수가 없었다. 대략적인 위치를 알긴 하지만 도착했을 때 정확히 위치를 찾을 수 없다면 모든 게 소용 없는 일이다. '안심번호'를 쓰는 요즘, 고객의 개인 번호로 연락을 해서 위치를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언제 인터넷망이 복구될지 몰라 하염없이 기다리던 박씨는 30분 정도 흘렀을 때 근처 분식집을 찾았다. 인터넷망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라면을 먹으면서 끼니를 때울 요량이었다. 라면을 한 젓가락 들었을 때 마침 앱이 작동했다. 그는 라면을 먹다 말고 배달에 나섰다고 했다.

"고객이 오래 기다렸으니까 빨리 배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냥 나왔어요. 또 그 시간 아니면 콜이 적으니까 일을 해야죠. 아, 황당하죠. 젤 바쁠 시간에 먹통이 되니까."

"KT 고의나 과실에 의한 채무불이행 보상 가능" 
 
25일 오전 한때 KT의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네트워크 접속 장애는 1시간가량 만에 복구됐지만, 서비스 중단이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사례가 잇따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25일 오전 한때 KT의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네트워크 접속 장애는 1시간가량 만에 복구됐지만, 서비스 중단이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사례가 잇따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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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터넷망은 이날 낮 12시께 복구됐다. KT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통신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고, 파악되는 대로 추가설명 드리겠다"고 밝혔다.
KT 인터넷망 장애로 받은 피해는 보상받을 수 있을까. 박상흠 변호사는 "결함으로 인해 인터넷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을 지라도 KT의 고의나 과실로 인한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있다"며 "평상시 가능한 배달비를 인터넷망 문제로 벌지 못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지금은 원인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손해배상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태그:#KT, #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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