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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9월 28일에 국회에서 있었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다녀왔다. 당시에 7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주어진 탓에 다하지 못했던 내용들에 관하여 간략히 지적하고자 한다. 이 법의 내용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위의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강한수 보건위원장의 설명 영상 그리고 군산대학교 안홍섭 교수의 강연 연상을 참조하면 된다. 

이 법의 핵심은 발주자에 대한 통제

이 법은 건설현장의 궁극적 의사결정권자인 '발주자'를 통제하는 법이다. 발주자들은 선량한 얼굴로 말한다. 나는 돈을 대는 사람일 뿐이지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하지 않고, 기술은 더더욱 모르며, 정기적으로 진행사항만 보고받을 뿐이라고. 그러나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사고의 궁극적인 원인은 발주자 측의 공기단축이나 설계변경, 애초에 부족하게 지급되는 안전관련 비용 등에서 비롯된다. 규제가 미비해서 구멍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시간조건이나, 부족한 안전보건 비용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법은 발주자가 설계, 시공, 감리자가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적정' 공사기간와 공사비용을 제공해야 한다고 정한다. 그 '적정함'이 타당한지는 외부의 심의나 검토를 받도록 정하였다(이상 제8조). 또, 발주자는 일정한 경우 '안전자문사'를 선임해서, 그로부터 자문 받은 사항을 인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서명해서 착공 전에 인허가권자에게 제출하도록 정한다(제10조). 그럼으로써 안전보건에 있어서 어떠한 사항을 발주자가 유의해야 하는지를 자문받고, 나중에 가서 몰랐다는 변명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참고로 발주자가 국가 등 공공기관인 경우에는 이미 기존 법으로도 수많은 규제를 받아왔다. 그리고 이 법은 그러한 규제를 민간영역의 발주자에게도 그대로 적용시키는 내용이 상당수이다. 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원청과 발주자를 처벌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실제로 발주자를 처벌하기에 많은 법률적 난관이 있어 보인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최저가 입찰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진지하게 논의되었다. 그와 동시에, 최저가 입찰제를 폐지하더라도 이 법이 통과되지 않는 이상 발주자가 적정한 기간과 비용을 주더라도 안전보건분야에 실질적으로 그 비용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보완해야 할 점

다만, 건설안전특별법은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상당한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건설안전특별법의 규제 대부분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사람이 사망한 경우'에 관한 처벌과 영업정지, 과징금이다. 즉 예방적 행정조치의 근거조항이 없다. 사망한 경우에 무거운 처벌로 간접강제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나, 그 이전에 상시적인 감독과 자문 등 예방행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이 법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사람이 사망하지 않더라도 시정명령(제33조)이 가능해야 한다.

또, 감리자는 시공자가 이 법을 준수하지 않고 시공하는 경우에는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의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제17조 제4항, 제5항). 그런데 감리자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공사 중지 명령을 하여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감리자가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제18조 제2항)라고 정하는데, 이는 경과실의 경우는 면책시켜준다는 조항을 만들려고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기능을 못하고 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내용이 수정되어야 면책조항으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원청인 시공사가 둘 이상의 하청이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작업이 서로 방해되지 않도록 해당 작업을 실시하기 전에 조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제15조). 그런데 동시에 진행되지 않더라도 안전보건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고,  작업이 기능적으로 '방해'되지 않더라도 안전보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를 감안하여 법률의 취지에 맞는 언어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둘 이상의 시공자 등이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건설사고의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 하다.

건설업에서, 건설업을 넘어

제조업 등 다른 산업과는 달리 건설업의 경우 '발주자'가 영향력을 발휘한다. 또, 건설현장은 짧게는 몇 주, 길어야 1~2년 동안 현장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이 반복된다. 또 미숙련 인력도 쉽게 채용되어 위험작업에 투입된다. 여기에 있어서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설계, 시공, 관리 업무를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의 취지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제1조, 제8조).

다만, 현재 국토부의 지방사무소인 국토관리사무소는 안전보건관련 기능이 매우 약하다. 국토관리사무소의 이전 명칭이 국'도'관리사무소였던만큼, 도로건설과 관리 외의 기능은 빈약한 것이다. 현재 노동부 산하의 지방고용노동청과 비교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로 이 법이 집행되는 단계에서는 행정노하우가 부족한 점이 염려스럽다.

아울러, 필자는 이 법의 취지와 내용적인 면에 관해서는 모두 동의가 되지만 기본적으로 일터 안전보건에 관한 규제는 통합적이고 일반적인 법령에서 담겨야 하고, 그 법령의 주무부처는 노동부인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이다. 다만 아직은 그런 법령이 없기 때문에 국토부가 주관하는 이 법의 제정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향후 통합적인 일반법이 제정된다면 이 법의 내용 또한 통합의 대상이 됨은 불가피하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사)김용균재단 회계감사이자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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