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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기자말]
아기 엄마는 무엇을 잘 고집하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한번 마음을 내고 다짐한 일은 꼭 고집하고 관철을 시키는 편이다. 이런 아내가 무리해서라도 꼭 하자고 주장을 한 일이 있다. 일전 기사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바로 전문적인 '베이비 스튜디오'에서 아기의 '돌 사진'을 찍어 주는 일이다.

아내와 나는 '스튜디오'에서 멋지게 촬영한 사진이 없다. 우리가 기념일을 맞이했던 시대는 그 시절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러하셨듯 '먹고 살기에도 벅찬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결핍은 아내가 스튜디오 사진을 고집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우리 때는 멋진 기념일 사진이 없으니 아기에게만은 꼭 해주고 싶어 했다.

SNS를 보면 보기만 해도 존경스러운 부모님들이 계셨다. 멋진 '만삭 사진'을 찍으시거나 만삭 때 가족의 모습을 남기는 부모님들 말이다. 일명 '홈 스튜디오'를 멋지게 차려 두고 아기의 탄생부터 하루 단위로 사진을 찍어 올리거나, 10일 단위의 기념일을 챙기는 정성스러운 부모님들도 봤다. 

아내는 이 모습들을 보고 아기에게 더욱 미안해 했다. 결혼 후 아기를 7년 기다리고도 하필 코로나 시기에 낳아서 만삭 때의 사진, 50일 사진 등을 남기지 못했고, 100일 잔치까지 집에서 치렀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아기가 활짝 웃는, 멋진 기념일 사진은 찍어 주지 못했다. 아내는 이번 돌 사진까지 집에서 촬영하게 되면 두고두고 마음에 응어리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스튜디오 실장님의 전화, 부부는 충격을 받았다 
 
울고 들어와 기분이 아직은 좋지 않은 아기의 모습
▲ 촬영을 시작했을 때의 아기 울고 들어와 기분이 아직은 좋지 않은 아기의 모습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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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전화를 걸었다. 예약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기 전문 스튜디오의 실장'님이라고 소개하시는 여성분이 전화를 받았다. 예약 시간과 스케줄을 조정하는 시간이 지나고 결제 관련된 상담을 차례로 받았다. 그렇게 예약 진행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던 시점에, 실장님이 말씀하셨다.

"고객님 저희 스튜디오를 선택해 주셔서 먼저 감사드리고요. 다름이 아니라 유의 사항 하나를 알려 드리려고 해요. 바로 이용에 관한 수칙이에요. 코로나 이후에 꼭 안내를 드리는 내용인데요. 요새 아기들은 집에만 있어서 안 그래도 낯선 공간인 스튜디오의 분위기와 여기 직원들의 케어에 잘 적응을 못해요. 코로나 전에도 그런 아기들은 있기는 했었지만 코로나 이후에 여기 와서 적응을 못하고 돌아간 아기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러면 촬영을 해 드리기가 힘듭니다.

어제도 촬영을 꼭 해주시고자 하시는 마음으로 다섯 번이나 오셨지만 촬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포기하신 부모님이 계셨어요. 안타깝지만 그런 경우가 너무 많아요. 이 점 유의하시고 촬영에 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드실 거예요. 아기가 적응을 못하면 촬영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염두하시고 미리 각오하셔야 할 거예요."


순간 전화를 끊고 '현타'가 왔다. 아기가 적응을 못하면 촬영을 못할 수도 있다니... 코로나 이후에 시작된 변화를 정면으로 마주한 느낌이랄까. 한 번이 아니라 다섯 번을 도전했지만, 끝내 촬영을 마치지 못했던 아기 부모님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각오를 하시라'라는 그 말씀에 많은 감정들과 상황들이 녹아 있는 듯했다.

아내에게 실장님의 말씀을 전달했다. 아내는 생각지도 않은 일이었는지 표정이 얼어붙었다. 자신이 그렇게 원해서 하게 된 아기의 첫 기념일 촬영이었다. 자칫하면 촬영을 못할 수도 있다는 소식, 그리고 촬영을 못하고 돌아가는 아기와 아기 부모님들이 많다는 말에 아내도 내심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대망의 촬영 당일이 밝았다. 아내가 아기의 물품을 정리해서 가방에 넣는 모습이 왠지 초연해 보였다. 첫 촬영이라 들뜰 줄 알았는데 아내의 표정에서는 도통 미소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내가 고집하고 고대하던 아기의 촬영 날인데도 말이다.

아기가 첫 기념일 사진을 찍는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도움을 주시려고 아기의 할머님도 동행해 주셨다. 할머니께도 실장님의 말씀을 건넸다. 할머니도 실장님의 경고 메시지를 듣고 아기의 원활한 촬영을 걱정하셨다. 동행을 하시기 전, 실장님의 말을 전해 들은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나지막이 말씀하셨다.

"그럴 만도 하지... 요즘 아기들 도통 나가서 자유롭게 뭐라도 할 수가 있나. 우리 아기도 외출 몇 번이나 했다고... 돌이 지나고서야 며느리 덕분에 우리도 간신히 촬영할 엄두를 냈는데, 요즘 아기들 그럴 만하지."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갈아입힐 아기의 옷을 골라야 했다. 대여섯 가지의 콘셉트 사진과 두 개 버전의 가족사진을 찍기로 미리 얘기되어 있었다. 수백 벌이 되는 옷 중에서 아기에게 입힐 옷을 고르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기 엄마가 아기의 옷을 고르는 도중 할머니 품에 고이 안겨 있던 아기는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스튜디오 안의 물건들과 직원분들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평소에 낯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좋아하던 아기였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는 낯설고 힘들었나 보다. 올 것이 왔나 싶었다. 실장님의 경고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내 실장님의 한숨 섞인 말씀이 돌아왔다. "아기가 진정이 되지 않으면 오늘은 힘들겠어요. 다음에 다시 오셔야겠어요"라고 말씀을 하셨다. 머리가 지끈 아파오는 순간이었다. 오늘만을 고대했던 아내도 같은 생각을 하는 듯했다. 옷을 고르고 있던 아내의 표정도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아기를 안고 밖을 나왔다. 쉽사리 아기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아기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불러주고 아기가 좋아하는 자동차들을 보여주었다. 노래를 듣고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보며 아기는 한참 울던 울음을 멈추기 시작했다. 이내 안정을 찾는 듯했다.

스튜디오로 다시 향했다.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었음은 안(?) 비밀이다. 이번에도 아기가 우는 '대 환장 파티'가 열린다면 촬영을 아예 포기할 심산이었다. 아기 좋자고 시작한 일. 아기가 싫어하면 그걸 강요할 나와 아내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스튜디오를 찾았다.
 
아기가 활짝 웃는 모습을 건진 사진 중에 일부
▲ 활짝 웃는 아기 아기가 활짝 웃는 모습을 건진 사진 중에 일부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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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님과 촬영을 해주신 원장님은 베테랑이셨고 최선을 다해 주셨다. 아기가 안정을 취하고 들어오자 아내가 골라 놓은 옷들을 순식간에 입히고 아기의 관심을 유도했다. 혹시 몰라 챙긴 아기가 좋아하는 최애 과자들은 적기에 아기에게 전해졌다. 

아기의 컨디션을 위해 아내와 나, 아기의 할머님 그리고 실장님과 원장님은 세상 최고의 광대가 되어야만 했다. 그렇게 다시 아기가 울까를 걱정하며 후다닥 짧게 촬영을 했다. 끝나자마자 아내는 시간이 지날수록 표정이 어두워진 아기를 데리고 도망치듯 밖을 나와야 했다.

안내를 받으면서 들었던 이런 순간을 다섯 번을 겪었을 아기 엄마와 아빠의 일화가 다시 한번 떠올랐다. 한 번도 힘든 이 일들을 다섯 번을 하고도 마치지 못했던 그 엄마와 아빠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렸다. 

"지금요? 스튜디오 운영하는 입장에서 참 답답하죠"

위의 일을 겪고 글을 쓰며 이 시국, 여러분들 아기의 기념일은 어떠셨는지가 비로소 정말 궁금해졌다. 부디 우리 가정과 같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집에서 촬영을 하시든, 스튜디오를 찾으시든 아기의 기념일을 부디 멋지게 남기셨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에서 힘을 내시라는 의미의 격려와 응원을 드리는 바다. 

카메라 플래시를 닮은 환한 웃음을 여러분들 아기의 기념일에도 만나실 수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마음을 담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도 함께 드리는 바다. 촬영을 마치고 나올 때, 스튜디오 원장님의 말씀 일부를 독자님들께 전하며 글을 마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집에서 촬영을 많이들 하시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솔직히 타격이 많이 컸어요. 영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어요. 운영뿐만 아니라 요즘 촬영도 많이 힘듭니다. 코로나 이전보다 확실히 이후의 아기들이 촬영하는 것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 하더라고요. 여기 오더라도 적응을 못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촬영할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이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현실이죠."
 
마지막 촬영이라 아기의 웃는 사진을 건지지 못했다.
▲ 아기의 마지막 컨셉 사진 마지막 촬영이라 아기의 웃는 사진을 건지지 못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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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추후 기자의 브런치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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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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