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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가 강릉 남부권에 84만 평 규모의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면서 국방부와 군부대 이전 협의까지 마쳤지만, 사업이 대폭 축소되거나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양여부지 개발계획이 변경되거나 무산될 경우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릉시(시장 김한근)는 지난 2019년 초부터 해안경관이 수려한 강릉 남부권(금진리, 심곡리 일대)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해 왔다. 그리스 산토리니 같은 지중해식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 김한근 시장의 공약인 이 사업은 예정 부지 289만㎡(84만여 평)에 예상 사업비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로 추진돼 왔다.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민간사업자 선정은 물론 구체적인 개발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그동안 진행된 것이라고는 사업 초기인 2019년 6월 해당 지역 657필지(289만㎡)에 대한 개발행위 허가제한지역 지정과 올 5월 사업 부지 내 위치한 군부대 사격장 57만 7522㎡(17만여 평) 이전을 위한 국방시설본부와 '기부 대 양여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한 것이 전부다.

이 사업의 성공 여부는 84만 평에 이르는 부지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확보된 부지는 군부대 이전으로 발생한 17만 평으로 전체 사업 부지의 20%에 불과하다. 문제는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230만㎡(약 69만 평)의 사유지를 매입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매입 대상 사유지는 657필지에 소유주만 330명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민간사업자가 개별 협상으로 이를 수용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일부 토지주들이 매도를 거부하거나 매입가를 높게 요구하며 버틸 경우 딱히 수용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 매입가가 평당 15만 원 수준을 넘어가면 사업성이 떨어지고, 만약 토지매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매입과 인허가 과정만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또 일부 토지주들이 높은 가격을 부르면서 버티기를 할 경우 사업은 어려워지기 때문에, 결국 지구지정을 통한 강제수용 지원이 있지 않는 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릉시 "토지주 한 명이라도 팔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 방법 없다"

강릉시 역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사실 사유지 강제 수용이 아니기 때문에 토지 매입 여부가 사업의 핵심 관건인 것 맞고 만약 개발 예정지 토지주 한 명이라도 팔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 방법도 없다"고 말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음을 내비쳤다.

또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해당 지역에서는 이미 고수익을 노린 투기꾼들의 지분 쪼개기 거래가 성행하는 것도 부담이다. 관광단지 조성 개발 사업이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서는 강릉시가 사유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이미 협약한 군부대 부지만을 중심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강릉시가 발표한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에서도, 강릉시가 관광단지 조성보다는 군부대 이전 사업에 더 비중을 두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 나타난다.

강릉시 지난 6일 '강릉시 00부대 사격장 이전 및 관광단지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를 발표했다. 공모에 따르면 '관광단지 개발사업'에서 개발 범위나 규모를 "신청자가 사업계획서에서 제안하는 면적"으로 명시했다. 즉 군부대 이전 사업 외에는 민간사업자 자율에 맡긴다는 것.

앞서 강릉시가 다른 투자사들에게 전체 면적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관광단지 개발사업계획을 요구했던 것과는 입장이 크게 바뀐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부 대 양여 사업만으로도 끝날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공모가 관광단지 조성 개발계획이 핵심인데, 공모 내용만 놓고 보면 관광단지 조성보다는 군부대 이전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이라고 보인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보기에 따라서는 민간사업자에게 추가 토지 매입 부담 없이 안전하게 확보된 땅만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일종의 특혜를 준 것" 평가했다.

만약 당초 강릉시가 발표한 관광단지 사업이 무산될 경우, 군부대 이전에 대한 원인이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국방부와 체결한 '기부 대 양여' 협약의 유지 여부는 물론, 수년간 개발행위 제한으로 재산권 침해를 받아왔던 토지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오마이뉴스>에 "양여부지 개발계획이 변경되거나 무산될 경우 국방부는 강릉시와의 협의·재검토 후 기부 대 양여 사업 지속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혜의혹으로 얼룩진 관광단지 조성 개발사업

앞서 강릉시는 2019년 3월 (주)영풍문고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최초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올 6월 김한근 시장이 돌연 기존 업체를 배제하고 ㈜태영건설을 새로운 민간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한 기존 투자사들이 '밀실계약'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갑작스런 사업자 교체 배경에 대해 "기존 사업자의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 때문"이라는 김 시장의 해명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최근까지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구체적인 개발계획안을 보고받고 구두 승인까지 해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영건설과 새로운 협약 발표 직 후, 김 시장이 (재)강릉시미래인재육성재단에 5억 원을 기부할 것을 태영건설 측에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강릉시는 "당시 관련 부서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진행된 상황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논란이 되자 강릉시는 지난 9월 초 공모를 통해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관련 업체들이 공모 조건이 ㈜태영건설을 위한 '맞춤공모'라고 반발하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릉시는 오는 11월 5일 민간업체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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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취재하는 김남권 객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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