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이 10월 5일  플랫폼기업이 대리운전시장에서 이윤을 독점하며, 대리운전기사에게 높은 중개 수수료를 받아간다고 지적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이 10월 5일 플랫폼기업이 대리운전시장에서 이윤을 독점하며, 대리운전기사에게 높은 중개 수수료를 받아간다고 지적했다.
ⓒ 신나리

관련사진보기


깜깜한 밤에 지친 시민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에 와서 튼 뉴스를 보고 또 실망했습니다. 정부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그 어디에도 고통받고 있는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노동존중'이 사라진 지 오래인데, 제가 또 허튼 기대를 했나봅니다. 

저는 밤새 음주하거나 피로에 지친 시민들을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는 일을 하는 대리운전노동자입니다. 대리운전노동자는 비정규노동자로서 특수고용노동자, 또는 플랫폼노동자로 분류되고 필수노동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필수노동자에 대한 대책에서 항상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는 제외됐던 지난 한해가 떠오릅니다. 문제제기를 하면 그때서야 조금 반영하는 척 생색내기로 끝났던 1년이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시민이 고통 받고 있지만 대리운전노동자들은 생계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정부는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특히 어려운 운수노동자들에게는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였으나 정작 가장 어려운 대리운전노동자들은 배제했습니다. 

4년 전 겨울처럼 촛불을
 
대리운전노조는 카카오 모빌리티에 ▲프로서비스 폐지 ▲배차시스템(알고리즘)의 투명한 운영 ▲대리운전 기사의 생계와 복지·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했다.
 대리운전노조는 카카오 모빌리티에 ▲프로서비스 폐지 ▲배차시스템(알고리즘)의 투명한 운영 ▲대리운전 기사의 생계와 복지·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했다.
ⓒ 신나리

관련사진보기


코로나19 시기,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된 채 생존위기에 내몰려 있는 250만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이 사회에 알려졌습니다. 정부도 이를 외면할 수만은 없어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확대 적용하고 있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노동기본권 보장은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상한 사장님,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되었으나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20만 명의 대리운전노동자 중 단 18명만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하여 89일간의 서울고용노동청 앞 농성투쟁을 벌인 뒤에야 정부로부터 '전속성 기준' 폐지를 약속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질질 끌다가 이제야 법개정 절차에 들어갔고, 언제 법제화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지난해 10년 만에 노조로 인정 받았습니다. 노동부가 절차상 10일이면 될 것을 질질 끌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노동부의 노조 필증 교부와 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의 수차례 결정에도 불구하고 교섭을 거부하다가 지난주에야 뒤늦게 교섭에 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나마 국회에서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서 플랫폼기업들의 독점적 횡포가 사회적 비판에 내몰리자 뒤늦게 교섭에 나서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가 정작 교섭에 나와서는 대리운전기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또다시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싸움에 그칠 수는 없습니다. 대기업들이 자신의 배를 불리면서도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는 데는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컸기 때문입니다. 약속했던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지켰더라면, 대기업들이 교섭에 불성실하게 나오는 일을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플랫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 때문에 '플랫폼종사자보호법'이 입법 절차에 들어갔는데 이 법은 '보호'를 빌미로 반쪽짜리 노동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플랫폼노동자들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으로 이루어진 노동3권이 보장되는 노동자가 아닌 단체행동권이 배제된 '종사자' 지위에 내몰릴 수도 있는데도, 정부 여당은 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살 수 없기에, 4년 전 겨울처럼 촛불을 들려고 합니다. 우리 대리운전노동자들도 10월 30일 광화문에 모여 문재인 정부를 향해 외치려고 합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고요. 특수고용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노조법 2조를 개정하라고 촉구할 것입니다. 4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우리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내 곁의 사람들과 함께 10월 30일,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 세상을 바꿉시다!
https://bit.ly/다시촛불을_참가신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