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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기자말]
'맘카페'는 원칙적으로 '남자의 접근이 금지된 곳'이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면 가입조차 안 된다. 당연히 육아 정보가 궁금하고 꼭 필요한 아기 아빠지만 육아정보를 맘카페에서 얻기는 이러한 이유들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내가 궁금한 게 있으면 아내가 대신 카페에서 찾아보거나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답이 오면 아내에게 전달을 받는다. 맘카페가 아니라 '육아카페'로 이름을 변경해서 부르고 '아빠들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 어떨까를 조심스레 제안해본다. 

이 맘카페를 위의 사유로 아내와 함께 자주도 들락날락거렸었다. 지금은 '돌잡이 아빠'이고 '어엿한 유아의 아빠'지만 고백하건대, 아기를 낳고 처음에는 등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것은 기본 아이템.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은 옵션. 게다가 한 번씩 이유도 모르는데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 때는 아기를 안고 함께 울고 싶은 '대 환장 파티'들이 많았음은 안(?) 비밀이다.

카페를 보다가 아내와 제일 많이 보고 들었던 단어가 있다. 바로 'OO지옥'이라는 말이다. 아내도 이 말들에 대해 하나씩 경험해 보는 과정들을 거치며 100% 동의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그만큼 아내도 힘들고 아팠기 때문이리라. 아내의 경험에 비추어본 OO지옥들이라는 단어를 글에 경험과 함께 담아 본다.

입덧 지옥이라는 엄마들의 말

아내는 임신 기간 내내 '입덧'을 했다. 입덧의 종류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흔히들 알고 계시는 종류인 음식이 당기는 증상을 '먹덧'이라고 한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가 먹으면 갑자기 음식이 먹기 싫어져서 뱉어내게 되는 증상인 '먹뱉덧'이라고 한다. 

무엇을 먹기만 하면 체하는 증상을 보이는 것을 엄마들께서 흔히들 '체덧'이라고 하고 음식을 먹으면 술을 갑자기 많이 먹은 것처럼 속이 울렁거려 결국 먹은 것을 모두 게워내게 된다는 '토덧', 양치만 하면 토할 것 같거나 게워내게 되는 '양치 덧'이 있다. 이 모두와 함께 동반할 수도 있는 '두통'도 이 입덧의 엄연한 구성원이다.

아기 엄마는 이 모든 입덧 증상을 출산 전까지 다 겪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병원에서 처방받았던 '타이레놀'을 아내가 사양했어도 끝까지 권했어야 했다. 그때는 아내의 고통을 매일 보며 함께 괴로워했지만 아내가 얼마만큼을 괴로워하고 어느 만큼을 힘들었는지까지는 상세히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출산 이후에 맘카페나 SNS에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을 지경'이며 '울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던 지인들과 이웃들의 글을 보며 경험으로 '아 저렇게까지 모두 힘들어하시는구나'라고 더욱 공감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입덧 지옥이라는 말을 엄마들이 쓰시는 이유다. 만약 아내의 경우처럼 위에 열거한 모든 종류의 '입덧 지옥'을 경험하고 계신 '랜선 육아 후배'가 계시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으시고 약을 드시기를 권한다. 절대 맘 카페와 SNS에서 만난 엄마들처럼 참지 마시라.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드라마 다모의 이서진의 대사'를 떠올리시라. 함께 기억하시자. '엄마로서 아프시냐? 그러면 아기도 아프다.'

 
카페 내에서 지옥이라고만 쳐도 저렇게 많은 글들이 뜬다. 수십 개의 댓글들이 달리는 것인 기본이다. 아기 엄마들의 고민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네이버 카페 캡처 카페 내에서 지옥이라고만 쳐도 저렇게 많은 글들이 뜬다. 수십 개의 댓글들이 달리는 것인 기본이다. 아기 엄마들의 고민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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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 지옥과 트림 지옥

아기가 태어나면 '신생아 시기'가 된다. 이 신생아 시기는 아기가 세상을 경험하는 과정이며 초점이 없고 낮밤을 구분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두세 시간 간격으로 깨고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이 시기를 엄마들께서는 '수유 지옥'이라고 부르신다. 

만약 모유수유 중이시라면 그나마 수월하실 수도 있으나 유축기를 사용해서 모유를 뽑아내시는 엄마들은 유축을 하실 때마다 지난하고 험난한 세척과 소독, 저장의 과정을 겪어야 하고 분유를 먹이신다고 하면 꼭 트림을 시켜 주어야 한다. 어서 오시라. 아기가 트림할 때까지 쓰담 쓰담해 주셔야 하는 '트림 지옥'의 문이 열렸다.

뒤집기 지옥과 되집기 지옥

아기 엄마가 제일 힘들어해서 자주 썼던 단어가 '뒤집기 지옥'이었다. 이를 위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더 넓은 침대로 옮겨 아기가 뒤집기 편하게 옮겨 주었음은 물론 '영아 돌연사 증후군'이라는 질식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폭신폭신한 재질이던 아기 침대 이불을 좀 더 딱딱한 이불로 바꿔 주었다.

이 시기에 아기는 자다가 무의식적으로 뒤집기를 시도하는데 잘 안돼서, 뒤집기를 해버려서, 팔이 끼어서, 끼인 팔이 저려서, 되집기를 못하겠어서... 수십 가지의 아기의 울음에 '명분'이 생긴다. 밤낮도 없다. 

아기 엄마들이 뒤집기 지옥을 제일 많이들 힘들어하는 이유인 이 뒤집기 지옥을 아기가 마음껏 뒤집고 기기 시작할 때까지 겪어야 했다. 보통 3개월부터 시작되는 이 뒤집기 지옥은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던 아기의 시야가 정면을 응시할 수 있도록 달라진다는 점과 아기가 움직일 수 있는 대근육의 발달을 시작했다는 점으로 아기의 큰 발달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아기가 뒤집기 시작했다고? 어서 오시라. 뒤집기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기기 지옥, 잡고 서기 지옥
 
아기가 안전 문을 잡고 흔들면서 설치에 반대하며 시위하고 있다.
▲ 안전 문 앞에서 시위하는 아기 아기가 안전 문을 잡고 흔들면서 설치에 반대하며 시위하고 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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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비단 10분 전에도 아기는 잡고 일어서고 여기저기를 기어 다녀서 아기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서재에 앉았다. 드디어 '기기 지옥'과 '잡고 서기 지옥'의 문이 열린 것이다. 

아기가 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모든 문을 다 닫아야 했고 안전문을 설치해야 했으며 아기를 항상 지켜봐야 했다. 엄마 아빠가 사용하는 것을 자주 보아서 그런지 아기가 기면서 제일 원했던 물품인 '슬리퍼와 휴대폰'은 아기가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야 했다.

아기가 기어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화장실과 주방'이었다. 둘 다 아기가 좋아하는 씻는 것과 목욕을 했던 곳이라는 것과 엄빠가 제일 자주 드나들었던 공간이라는 공통점도 있는 곳이었다. 아기는 아기가 화장실이나 계단 같은 위험한 공간이나 위생을 생각해 설치한 이 '안전문'의 존재를 매우 싫어했다. 안전문을 잡고 흔들며 아기가 아직도 포효하며 사자후를 하는 이유다.

엄마들이 제일 자주 쓰시는 말이 있다. 바로 '개미지옥'이라는 말이다. 흔히들 '자주 하게 되어 중독적인 행동'이나 '맘카페나 SNS 등을 자주 들여다본다' 정도의 의미로 쓰인다. OO지옥이라는 단어를 겪어보니 알겠더라. 무한으로 반복이 되는 일들을 계속 겪으시는 것들이 '얼마나 힘드셨으면 예쁜 아가들의 육아에 지옥이라는 단어들을 붙이실까?' 생각하면 공감이 가면서도 가슴 한편이 아리고 저린다. 

다른 엄마들께서는 지금 이 시간, 아기와 어떤 지옥의 문 앞에 계실지가 궁금하다. 그 지옥의 문 앞에서 아기의 안위와 발달을 위해, 아기를 사랑하시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아기들을 위해 맘카페나 SNS의 정보를 찾는 개미지옥에 빠져 계실 수많은 이 시국의 엄마들께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아기의 안전문의 튼튼함과 견고함을 담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추후 기자의 브런치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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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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