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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산 단풍(열린순창 자료사진).
 강천산 단풍(열린순창 자료사진).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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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올라가고 가을은 내려온다.

봄 새싹은 따뜻한 산 아래에서 정상으로 올라가고, 가을 단풍은 추운 산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봄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고, 가을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봄과 가을이 산 아래와 정상을, 남과 북을 한 번씩 먼저 수놓으며 사이좋게 계절의 순환을 알린다.

전북 순창군에는 군민들이 '정말' 사랑하는 산이 있다. 북한에 백두산이 있고, 제주도에 한라산이 있다면 순창군에는 강천산군립공원이 있다. 강천산은 순창군의 재산목록 1호이자, 모든 군민이 언제 어느 때고 찾아가 치유하는 자연 쉼터다.

순창군민이 정말 사랑하는 '강천산'

강천산은 여름에는 피서로, 가을에는 단풍구경으로 순창군민과 외지 관광객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강천산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이 이어지기 일쑤다. 지난해와 올 여름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순창군은 비교적 코로나 청정 지역을 유지하고 있어 강천산을 찾는 건 순창군민들의 일상이다.

나는 올해 초 새내기 순창군민이 되었다. 순창군은 부모님 고향이다. 아버지는 10남매 중 장남, 어머니는 7남매 중 장녀다. 고모ㆍ이모ㆍ삼촌이 많은 관계로 사촌형제 또한 이름이 헷갈릴 정도로 많다.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학창시절 방학을 맞으면 1년에 두세 달은 꼬박 순창에서 살다시피 했다. 방학은 사촌형제들을 순창에서 만나는 시간이다. 우리들은 으레 강천산을 찾아갔다. 강천산에서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없는 사촌형제는 단 1명도 없다.
 
강천산 출렁다리에 오르면 국화로 만든 ‘사랑’이 내려다보인다. 출렁다리는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강천산 출렁다리에 오르면 국화로 만든 ‘사랑’이 내려다보인다. 출렁다리는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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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향기를 맡으며 올려다 본 출렁다리.
 국화 향기를 맡으며 올려다 본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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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강천산을 찾았다. 강천산에서 만난 군청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강천산 가을 단풍은 20일부터 약 한 달 간 절정을 이룰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천산 입구부터 구장군 폭포까지 2km가량을 오가며 사람들을 만났다. 평일임에도 경기도와 경남, 전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강천산을 거닐었다. 평온한 분위기에 자연이 내뿜는 깨끗한 공기와 쉼 없이 흘러내리는 맑고 하얀 계곡물은 조용한 탄성을 자아냈다.

"강천산이 걷기에는 진짜 안성맞춤"

경기도에서 일행 3명과 함께 온 한 아주머니는 "강천산이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정말 공기도 좋고, 계곡을 따라 들어가는 길도 평탄해서 걷기에는 진짜 안성맞춤"이라면서 "천천히 둘러보면서 저 안쪽에 유명하다는 구장군 폭포까지 다녀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 고산중학교에서 수학여행 온 남녀학생 무리가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중학생들의 얼굴에서는 환한 미소와 밝은 웃음이 뿜어져 나왔다. 한 중3 여학생은 "당일치기로 왔는데, 강천산에서 물놀이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다"면서 "오늘은 집에 가서 잔 다음에 내일 또 다른 곳으로 수학여행을 간다"고 쾌활하게 웃었다.

경남 남해에서 온 관광객 일행은 마치 강천산 안에서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느릿느릿 자연을 즐겼다. 중간에 맨발 산책로가 있어, 다소 쌀쌀해진 날씨임에도 신발을 손에 들고 다정하게 맨발로 걷는 연인도 눈에 띄었다.

소풍을 온 한 무더기 어린이들은 밝은 모습이었다. 7살 김민수 어린이는 "공기도 좋고, 어, 물소리도 좋고, 어, 근데 물이 너무 깊었어요"라면서 "전주에서 시골에 오니까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아무리 전주, 도시에서 왔다곤 하지만 어린이 입에서 "공기다 좋다"는 이야기를 들을 줄이야.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다. 자연이 주는 위대함에 아이들의 얼굴에는 단풍을 앞질러 온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아직, 강천산 가을 단풍을 경험하지 못했다 
 
강천산 입구에서 천천히 걸으면 구장군 폭포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강천산 입구에서 천천히 걸으면 구장군 폭포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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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공원관리 관계자들은 가을 단풍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정재호 담당은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강천산 들어가는 입구를 군민들과 관광객(성인 1인 3000원)을 구분해서 놓을 거예요. 군민들은 주민등록증만 제시하면 곧바로 들어가실 수 있게 하려고요. 군민들에게 협조 말씀 드립니다. 제발 자가용 가져오지 마시고, 꼭 대중교통 이용해 주십사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정말 주차 전쟁이에요."

강천산에는 초입 부근의 폭포를 포함해, 여러 기암괴석과 유적 등이 곳곳에서 시선을 보챈다. 여유롭게 자연을 둘러보면서 입구에서 40분 정도를 걸어 들어가면 세 갈래 폭포에서 물을 떨어뜨리는 구장군 폭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심한 곳이 거의 없는 덕분에 구장군 폭포 앞에서는 바퀴 달린 보행기를 밀고 들어온 어르신들과 종종걸음을 걷는 꼬마들까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나는 순창 생활 9개월 동안 강천산 왕복 4km가량 구간을 대여섯 차례 거닐었다. 자연을 벗 삼으며 왕복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맘 편한 산책로다. 아직 강천산의 가을 단풍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말, 단풍이 절정일 때 강천산을 다시 찾아가려고 계획했다. 때마침 오늘, 서울에 사는 친구가 다음주 내 일정을 물어왔다. 어쩌면 친구와 함께 강천산 단풍을 만날 수도 있겠다.
 
연대산성(금성산성) 쪽에서 바라본 강천산 군립공원. 왼쪽 봉우리 강천산, 오른쪽 봉우리 광덕산. 왼쪽 아래에 강천저수지가 보인다. 순창군청 자료사진.
 연대산성(금성산성) 쪽에서 바라본 강천산 군립공원. 왼쪽 봉우리 강천산, 오른쪽 봉우리 광덕산. 왼쪽 아래에 강천저수지가 보인다. 순창군청 자료사진.
ⓒ 순창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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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10월 20일자에 보도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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