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시의회에서 2030년까지 7200억원을 투입해 자전거 도로 개설등의 계획을 담은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 포틀랜드 비즈니스 저널 2010년 2월 11일자 기사 시의회에서 2030년까지 7200억원을 투입해 자전거 도로 개설등의 계획을 담은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 포틀랜드 비즈니스 저널

관련사진보기


2010년 2월 11일 <포틀랜드 비즈니스 저널>에 이런 기사가 올라있다. 2030년까지 20년 동안 6억 1300만 달러(약 7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자전거 도로 개설 법안이 통과되었다. 언론사 자체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법안에 대해 48%가 지지, 48%는 반대, 4%는 유보적 입장이라는 소개도 곁들여있다. 시의회 표결 결과는 만장일치였다.

2017년 5월 14일 <조선비즈>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도시 전체에 자전거도로 만드니 스포츠기업 몰려와.. 지역정책이 산업정책의 핵심 돼야"​라는 제목을 달고 "나이키 본사와 아디다스 미주 본사를 필두로 800여개 스포츠용품 기업이 밀려드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진단한다.

"도로 한복판에 자전거전용 도로를 만든 미국 서부 포틀랜드에서는 자동차만큼이나 자전거를 많이 볼 수 있다. 중앙정부가 주도하던 획일적인 도시 재개발이나 간선도로 확장을 지양하고 자전거와 대중교통, 보행자 중심으로 도시를 설계했다. 외곽 개발도 억제했다. 도심을 고밀도화해 자동차를 쓰지 않아도 될 환경을 만든 것이다." 

포틀랜드는 북위 45도에 위치한 미국 서북부 오리건의 작은 도시다. 2019년 현재 인구 65만(위키백과)의 이 도시는 1990년대부터 확연하게 성장하고 있다.(2010년 인구는 위키백과 기준 58만)

전주와 비교하자면 여름에는 좀 더 시원한 편이고 겨울에는 좀 더 따뜻하다. 연간 강수량 915㎜로 전주(1313㎜)보다 다소 적다. 7~8월에 집중되는 전주와 달리 포틀랜드는 11월부터의 겨울에 집중된다. 연간 강우일자는 전주(122일)보다 많은 154일이다. '우중충하고 습한 도시'로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게 여기에서 연유한다.
 
위 자료는 위키백과에서 인용한다. 포틀랜드는 연중 절반가량이 비가 오는 도시로 '우중충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도시'로 인식되지만 미국내 많은 시민들이 이주하고 싶은 도시로 꼽히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다. 특히 교통분야나 도시재생에서의 세계적 선진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 전주와 포틀랜드의 1980~2010년까지 연간 기후 비교 위 자료는 위키백과에서 인용한다. 포틀랜드는 연중 절반가량이 비가 오는 도시로 "우중충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도시"로 인식되지만 미국내 많은 시민들이 이주하고 싶은 도시로 꼽히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다. 특히 교통분야나 도시재생에서의 세계적 선진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 위키백과

관련사진보기

 
목재운송의 항구도시였고 제조업과 조선 산업의 도시가 대중교통과 자전거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미국의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이 자동차 중심으로 이뤄진 도시였다. 연중 절반 스모그 경보가 울리기도 했던 도시는 전혀 새로운 접근을 시작한다. 마운틴 후드라는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경전철에 착수한다.

2010년 시의회 통과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팽팽한 찬반여론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시의회 앞에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통과소식을 환호했다'고 전한다.

규모 자체가 방대한 계획은 그 시작으로부터 30~40년이 흘렀다. 20년에 걸쳐 진행하는 내용이다. 이 제안이 처음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닐 것이다. 꾸준한 제기를 통해 공론이 모아져 팽팽한 상황에서도 시의회가 마침내 결단한 역사적인 날로 해석해야 한다. 

포틀랜드에서의 이 일은 현재 진행형이다. 유럽의 여느 도시 못지않게 자전거 도시가 되었고 여전히 그 길을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세계적으로 교통혁신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인용한 기사처럼 '자전거 도로를 놓았더니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보기 드문 도시'중 하나로 서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주해 살고 싶은 도시로 꼽힌다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포틀랜드의 혁신에 네이버후드(Neighborhood)라는 시민 조직의 역할과 기여가 큰 것으로 본다. 네이버 후드는 '이웃'이라는 단어로 번역할 수 있다. 지역단위로 자발적으로 조직된 이 시민들은 동네 문제에 다양한 해법과 방향을 제시한다. 이렇게 모아진 생각은 다시 포틀랜드 전체로 통합되어 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공론을 이끌어 간다. 2010년 시의회의 결정은 어느 날 문득 자전거 도시로 가는 길을 결정한 게 아니다. 30년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며 만들어온 도시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2010년에 착수하고 2030년까지 진행되는 자전거 도시로의 사업에는 총 7200억원이 투입된다. 포틀랜드는 이와 같은 자전거 인프라 뿐만 아니라 자동차 이용자를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로 흡수하기 위해 주택구입 대출에서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등 다양한 각도에서의 정책을 펴고 있다.
▲ 포틀랜드의 자전거도로  2010년에 착수하고 2030년까지 진행되는 자전거 도시로의 사업에는 총 7200억원이 투입된다. 포틀랜드는 이와 같은 자전거 인프라 뿐만 아니라 자동차 이용자를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로 흡수하기 위해 주택구입 대출에서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등 다양한 각도에서의 정책을 펴고 있다.
ⓒ 포틀랜드 시청 교통국 페이스북 페이지.

관련사진보기

  ​
성공적인 사례와 실패하는 도시의 차이

파리와 사카이, 그리고 포틀랜드를 통해 성공적으로 임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각각에서 얻을 교훈을 짚은바 있다. 1970~90년대에 성공을 이룬 네덜란드나 덴마크의 도시들과는 다르다. 먼저 자전거 도시로 태어난 도시는 사실 눈을 일찍 뜬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표현하는 게 다 맞지는 않겠지만 운이 좋았던 경우다.

오일쇼크라는 중요한 변수가 존재한다. 어느 날 갑자기 배럴당 30달러 수준의 원유가 120달러로 치솟으며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차량운행을 하는 가구의 연료비가 30만 원이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120만 원씩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복잡하게 설명할 것 없이 자동차를 더 이상 탈수 없던 상황에 자전거에 눈을 돌린 것이다.

'자전거'가 나올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유럽과 우리는 달라', '그들은 땅도 넓고 기후도 좋아, 그리고 지형 또한 달라', '혹한과 혹서를 겪는 우리는 안돼', '시민의식이 높은 유럽에서나 가능한 일이야'와 같은 주장이다. 이뿐일까? 안 되는 이유를 대자면 수십 수백 가지를 댈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와 다를 바 없어, 그 도시도 집중호우를 겪지만 그들은 해!', '유럽에도 겨울은 있고 비도 오고 눈도 내려, 그런 문제를 해결해 오면서 오늘을 만든 거야'라는 반문과 증거에 대해 고민은 충분히 해봤을까?

도시마다 조건과 환경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도시는 다 조건이 다르다. 그러나 모든 도시는 자전거를 배제시키지 않고 도전을 한다. '자동차로는 도시가 움직 일 수 없다'는 외면 할 수 없는 명제를 직시하기 때문이다.

기후와 지형 등의 조건에서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 좀 더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많은 도시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전거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성공적인 사례보다 훨씬 많은 실패한 사례가 존재한다. 멀리 볼 것 없이 우리 도시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의 비극은 좀 다른데 있다. 결정적인 패착은 인도위의 '보행자 겸용도로'를 경솔하게 고안하고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다. 거듭된 실패를 반복하게 한 주요 요인이다. 이것이 다는 아니다.

초창기 실패의 원인을 '겸용도로'에서 찾아내고 '전용도로'나 '전용차로'를 고안해 도전하는 도시들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가곤 한다. 얼마 못가 새로 만든 자전거 전용도로는 도마 위에 올라간다. '이용자도 없는데 교통흐름만 가로막는 방해물'로 취급받는다. 이내 걷힌다. 대전, 인천, 전주에도 이런 사례들이 있다.

글에서 계속 강조한 것은 '세밀한 추진계획, 강한 리더십, 그리고 공론'이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공론'이다. 성공한 사례에서 보이는 공통점이자 실패로 돌아가는 사례가 보이는 차이는 여기에 있다.

다울마당 위원들 말고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백제대로 자전거도로 개설

전주에서의 일을 꺼내보며 마무리 하고자 한다. 이제 우리 나라의 도시도 자전거 도시가 쉽지 않다는걸 느끼고 있다. 오히려 어려운 일이라는걸 이제는 모두 안다. 자전거를 거론하지 않았으면 않았지 이제 어느 도시도 겸용도로를 놓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새롭게 시작하자며 전용차로를 내겠다'는 계획은 얼마 못가 겸용도로로 슬그머니 바뀐다. 시민들에게 제시된 장기적인 추진계획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논의조차 되지 않던 백제대로 자전거 도로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다. '바람길 숲 조성사업을 하는 김에 자전거 도로도 같이 놓자'라는 이상의 이하의 개연성도 보이지 않는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내자'는 말이 이 경우일 것이다.

'백제대로 자전거 전용차로'는 자전거 다울마당 위원들 말고는 알지도 못한다. 관련한 취재를 통해 시의원 및 국회의원 등 대다수는 계획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전용차로를 차로 쪽에 내겠다면서 인도에도 자전거 도로를 낸다'라는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계획을 조만간 이뤄질 일처럼 밝힌다.

전주시의 이 계획에 '세밀한 추진계획과 명확한 비전, 공론'은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연재 내내 강조한 '공론'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오히려 빠른 길이라 할 수 있다. 자전거면 충분하다! 그러나 공론하라!

덧붙이는 글 | 새전북신문과 전북포스트에 동시 송고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주 생태교통시민행동 공동대표, 전주 자전거 다울마당 위원.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