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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무 창원시장이 '돌돌컵'을 수거함에 넣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돌돌컵"을 수거함에 넣고 있다.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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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창원시에 박수를 보낸다."

기후변화에 자주 핏대를 올리는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가 창원시의 여러 정책을 칭찬했다. 최근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 대표는 최근 창원시가 벌이고 있는 갖가지 정책을 열거하면서 "잘하는 건 잘한다고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창원시는 '기후정책보좌관'을 특별채용하여 기후정책을 총괄하도록 하여 다른 지자체보다 효과적으로 기후문제를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관련 정책이 많다. '구내식당 채식'을 확대하고, '청사 내 일회용컵 반입 금지'에다 '투명페트병의 자원 재활용', '생활 속 플라스틱 줄이기', '폐얼음봉지(아이스팩) 재사용', '불필요한 전자우편(이메일) 비우기', '탄소중립 마을 만들기' 등이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시계'를 띄웠다. 창원시청사와 양덕삼각지 2곳에 있는 대형전광판과 재난문자 전광판 20곳에 "우리에게 남은 1.5도. 탄소시간은 7년 10개월. 바로 지금 나부터"라는 글을 띄운 것이다.

'기후위기 시계'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토대로 지구의 기온이 산업혁명이 시작된 1880년대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말하고, 그것이 앞으로 7년 10개월이라는 것이다.

1.5도는 기후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고, 1.5도까지는 앞으로 0.4도가 남았다는 것이다.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계'가 전광판에 노출되기는 대구광역시에 이어 전국 두 번째다. 박종권 대표는 "기후위기 시계를 전광판에 띄워 시민들에게 알린다는 것은 창원시의 정책이 우선하겠다는 의미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했다.
 
창원시청 전광판에 노출된 '기후위기 시계'.
 창원시청 전광판에 노출된 "기후위기 시계".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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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돌돌컵' 사용 늘고 일회용컵 줄어

창원시는 지난 7월부터 청사 내 일회용컵 반입 금지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창원시는 9월부터 매월 10일을 '도전, 양심텀블러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또 창원시는 지난 7월 시청사 주변 가게(카페) 17곳과 협약을 맺어 공유텀블러인 '창원돌돌컵'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유텀블러는 "돌려받고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창원돌돌컵'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창원시는 시청사 주변 카페와 협약을 맺었다. 카페에서 음료나 커피 주문할 때 "창원돌돌컵에 담아 주세요"라 하고, 다 마신 컵은 카페나 시청사에 설치된 반납함에 돌려주면 된다.

반납된 공유텀블러는 창원지역자활센터가 매일 수거해 고온세척과 자외선 살균소독을 거쳐 다시 카페로 전달된다. 위생 걱정은 내려놓아도 되는 것이다.

창원돌돌컵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해당 카페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시민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창원시는 공유텀블러 사업 시행 이후 청사 내 일회용컵 반입량이 크게 줄었고 개인컵 이용자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사 주변에 버려지던 일회용컵이 많이 줄어 환경 정화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폐아이스팩 재활용 정책도 관심을 끈다. 창원시는 지난해 10월 진해권역, 올해 4월 마산권역에 이어 7월부터 창원권역에도 이 사업을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민원센터에 전용수거함을 설치하고, 전담운영자인 창원지역자활센터가 수거, 선별, 세척(초음파), 살균소독 과정을 거쳐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처리된 재사용 아이스팩은 전통시장이나 식품 유통업체 등 필요한 곳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수거함은 편의점이나 공동주택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지난 7월까지 진해·마산권역에만 폐아이스팩 수거량이 11만 8277개였고, 이 가운데 8만 8072개(74%)가 재사용되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는 온실가스 121.7톤 감축, 나무 1만 8443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고, 상공인들이 얼음봉지 구입비 4400여만원을 절감하는 경제적 이득까지 얻었다"고 했다.
  
창원시가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폐얼음봉지' 수거함
 창원시가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폐얼음봉지" 수거함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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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기후행동"을 내건 창원시는 전 직원 대상 '불필요한 이메일 비우기'를 하고 있다. 주고받는 전자우편 1통을 저장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서 이산화탄소 4g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온·습도 유지와 이메일이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양의 전기가 들어가는 것. 디지털 자료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는 24시간, 365일 가동하면서 보관과 전송에 전력이 소모되는 것이다.

이에 창원시는 일상 속 전자우편 비우기가 탄소중립 기후행동의 확산이라고 했다. "쉬운 클릭으로 일상 속 탄소중립 기후행동 실천"하자는 것이다.

이메일 비우기를 실천한 허성무 창원시장은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산업, 수송 등 국가 시스템 변화와 함께 생활 속 시민 실천이 필수다"고 했다.

창원시는 지난 7월 '불필요한 이메일 비우기'를 추진해 168개 부서 3000여명의 직원이 이메일 비우기에 참여했고, 288만MB 용량의 이메일이 비워졌다는 것이다. 이는 탄소 40톤 감축, 전력 8만 6593kWh 절감, 소나무 6114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았다.

이정근 환경도시국장은 "쉽고 간단한 불필요한 이메일 비우기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며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일상 생활 속 시민 실천이 중요하고, 바로 지금 나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구내식당 채식 운영 확대

'구내식당 채식'이 확대된다. 창원시는 2013년부터 시 산하 10개소 구내식당에서 월 1회 '채식식단'을 운영해 왔고, 지난해 12월부터 월 2회(8, 22일)로 했으며 주 1회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구내식당의 채식 운영을 지역 여러 기관이나 단체, 학교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창원시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가 축산과정에서 배출돼, 이는 지구인이 비행기, 자동차 등 모든 교통수단 이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13.5%보다 많은 양이다"며 "1인이 육식 대신 2번 채식을 하면 6.5kg의 탄소가 줄어들어, 소나무 1그루를 식재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했다.

'탄소중립 마을'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창원에서 나온다. 창원시는 "주민 스스로 자신의 마을을 기후환경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지속가능한 마을로 만들어 가는 활동을 벌이는 탄소중립마을 정책을 추진한다"고 지난 9월 밝혔다.

도시 열섬 완화를 위해 가로변에 지피식물을 심고, 태양열 반사하는 옥상(지붕)으로 하며, 도심 텃밭 조성과 자전거 타기, 마을숲 가꾸기를 하면서 무엇보다 기후위기 대응행동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또 도시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 '하천 어류 방류', '나비 날리기'를 하고, 물·자원순환을 위해 '빗물저금통 설치와 빗물 이용 확대', '재활용 분리 배출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하는 것이다. 창원시는 주민을 대상으로 공개모집해 선정한다.

박종권 대표는 "기후위기 대응에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창원시의 갖가지 정책은 기후위기 대응에 돋보이고, 다른 지역으로 확대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창원시지속가능협의회와 함께,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을 결성하여 태양광을 보급 확대하는 데에도 앞장서는 등 기후문제 해결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창원시에 박수를 보낸다"며 "나아가 인공섬인 마산해양신도시를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하고 장례식장의 일회용품 사용금지 확대도 성공하길 바란다"고 했다.
 
창원시는 패트병 재활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창원시는 패트병 재활용 사업을 벌이고 있다.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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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창원시, #기후위기, #창원돌돌컵,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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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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