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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지역에서 처음으로 2D재배를 도입한 김정도씨.
 예산지역에서 처음으로 2D재배를 도입한 김정도씨.
ⓒ <무한정보> 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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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익은 엔비(ENVY)사과가 나란히 매달려 있다. 가지들은 마치 벽에 붙은 것처럼 양옆으로 뻗어 있는 모양이다. 착색을 돕는 반사필름 없이도 일반적인 수형으로 재배하는 같은 품종의 다른 나무들보다 2배 가량 빨리 익었다.

이곳은 지난 2017년 엔비사과에 '2D(평면) 재배'를 도입한 충남 예산군 고덕면 김정도씨 과수원이다. 이탈리아 등 과수선진국에서 확대되는 추세인 2D재배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방추형(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원뿔모양으로 자라는 형태)이 아닌, 가지와 잎이 겹치지 않게 줄을 따라 전정·유인해 평면형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예산지역에서는 김씨가 처음 시작해 엔비 1000평과 서양배(스위트센세이션) 1000평, 체리 600평을 재배하고 있으며, 현재 군내 10여농가가 시도하고 있다.

2D재배의 가장 큰 장점은 '인력 절감'이다. 포도나 배 등은 봉지 안에 넣어 키워도 착색이 잘 되지만 사과는 햇볕을 받아야 빨갛게 익는다. 좋은 값을 받기 위해 수확을 앞둔 농가들은 열매를 가리는 잎을 제거(적엽)하는데, 기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사람 손으로 직접 해야 해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2D재배는 사방에서 고르게 햇볕을 받을 수 있어 이 과정이 필요치 않다. 착색제를 뿌리거나 반사필름을 깔지 않아도 돼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다.

수확도 쉬워진다. 햇볕을 더 많이 받는 쪽이 먼저 익어 2~3번에 나눠 따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한 번에 대부분의 사과를 수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매가 가지런히 달려 있어 작업이 훨씬 편리하다. 약 30~40%의 인력을 줄일 수 있다고 하니, 농가 고령화와 코로나19로 외국인노동자 입국이 제한되며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과수농가들이 주목할 만한 기술이다.
 
기존과 같이 방추형으로 재배한 나무는 햇볕이 적게 드는 쪽의 사과가 아직 익지 않았지만(아래), 평면형에서 자란 것은 햇볕을 고르게 받아 붉게 익었다.
 기존과 같이 방추형으로 재배한 나무는 햇볕이 적게 드는 쪽의 사과가 아직 익지 않았지만(아래), 평면형에서 자란 것은 햇볕을 고르게 받아 붉게 익었다.
ⓒ <무한정보> 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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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재배를 하는 밭은 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줄과 줄 사이의 거리(열간거리)가 방추형(2.5미터)과 견줘 2배 가까이 넓은 4미터로 더 많은 작업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나무 사이의 거리(주간거리)는 기존(3미터)보다 절반 가량 짧은 1.5미터여서 같은 면적에 들어가는 그루수와 생산량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올해로 2D재배 4년차를 맞은 김씨는 지금의 수형을 만들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나무 원줄기에서 가지들이 뻗어나올 때마다 유인작업을 했는데 영양분이 위쪽으로 잘 가지 않아 균형이 맞지 않는 형태가 나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고르게 생장시키려면 원줄기가 충분히 자랄 때까지 양옆에서 나오는 가지들을 모두 전정한 뒤 한 번에 유인하는 것이 그가 터득한 방법이다.

김씨는 "현재 외국을 중심으로 보급되는 사과 수확기계는 이 같은 형태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계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인력 문제는 농촌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생산트렌드도 과거에는 '다수확'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금은 품질을 높이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가들이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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