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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가 펴낸 '포스트 5·18'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가 펴낸 "포스트 5·18"
ⓒ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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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꽃비 : 어느 날 타지에서 만난 누군가 물었다. "광주는 여전히 5·18이에요?" 악의 없는 물음이었지만 "여전히"라는 단어가 조금 거슬렸다. 여전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 일까? 구태의연한 것인가? 지금 오월을 이야기하는 것은 유행이 한풀 꺾인 옷을 늦게서야 꺼내 입은 것처럼 촌스러운 건가?

광주는 조금 특별한 도시다. 국가권력이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이 도시를 공격했던 사건, 5·18로부터 아직 '41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광주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끔 무거운 질문을 마주한다. "내가 만약 그날, 광주에 있었더라면?"이라는 질문 말이다.

여기 오월이 궁금한 청년들이 있다. 주변 동료들과 함께 오월문화기획단 '달comm(달콤)'을 운영했던 김꽃비 기획자는 <달콤한 오월길 무빙콘서트>를 통해 오월을 만났다. 동료들과 함께 5·18 사적지들을 테마별로 엮어낸 코스 중 하나인 오월길 횃불코스를 걸었다. 각 사적지가 나올 때마다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꽃이 심어진 신발을 남겨두는 일종의 게릴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프로젝트명을 통해 "오월길이 달콤하다"는 역발상을 보여주었다. 물론,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다. "겪어 보지도 못한 네가 뭘 알아서?"라는 날 선 비난도 있었고, "오월에 대해 더 공부하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잘 모르면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건가"라는 의문이 남았다. 이것저것 검열하다 보니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았다. 그렇게 오월은 가슴속에 '여전한 무언가'로 남았다.

김지현 기획자는 광주에서 '오월안부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는 5·18 이후 세대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오월의 시간과 그의 시간이 겹쳐졌다. 망월동 묘역에 방문하고, 첫 직장 생활을 전일빌딩에서 하면서 오월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광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오월의 시간을 다시 조명하고 알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감히 내가 뭘 안다고?"라는, 끝없는 자기검열이 이어졌지만, 조심스럽게 용기를 냈다. 그렇게 '오월, 광주에서 보내는 안부'라는 문구가 새겨진 오월 엽서가 만들어졌다.

오월을 기억하는 열 가지 방법 
 
'오월안부프로젝트', 오월 엽서
 "오월안부프로젝트", 오월 엽서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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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들이 자본의 논리에 속절없이 사라지는 걸 계속해서 목격해왔다. '전일빌딩 245'라는 새 이름으로 돌아온 전일빌딩 역시 건물이 헐려 주차타워가 될 뻔도 했다. 건물에서 탄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를 역사적 장소이다. 작게나마 엽서를 통해 광주 곳곳의 장소들이 가진 시간성을 드러내고 '시간의 목격자'를 다시 호명해 그들을 지켜내고 싶었다.

대학 친구와 함께 독립큐레이터 팀 '장동 콜렉티브'를 만든 이하영 기획자는 겁이 많아 5·18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국립5·18민주묘지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오월의 사진들을 봤다. 살해당한 시민들의 시신이 선명하게 촬영되어 있는 사진이었다. 그날 이후 한동안 5·18을 외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관련된 모든 것들을 피했지만, 광주비엔날레에서 다시 오월과 관련된 작품을 봤다. 그의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묘지에서 봤던 희생자들의 눈을 컴퓨터 작업으로 감겨주는 작품이었다. 편안히 눈을 감고 있는 그들을 보며 다시 5·18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만들었다. 

광주 극락초등학교의 청년교사 백성동은 학생들에게 5·18을 어떻게 가르칠지 항상 고민한다. '계기교육'으로, 특정 날짜에 가볍게 언급하고 지나가는 식으로 오월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 년 내내 오월을 이야기한다. 오월에 담긴 정신을 이야기하고, 함께 나누어야 할 가치들을 통해 일 년을 꾸려나가자고 학생들을 설득한다.

지난 3월, '다음 세대의 5·18'을 이야기하는 책에 공저자로 참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5·18 이후 세대의 오월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자는,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의 야심 찬 기획이었다. 그렇게 각자의 분야에서 오월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던 10명의 필진이 모였다.

활동가인 나는 오월의 이름을 가지고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광주시민들이 원했던 더 나은 세상에 어떤 시민들의 목소리는 포함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코 도청을 지켰던 시민들이 바라던 세상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월을 이어가는 방식은 정말 다양했다. 기획자와 예술가들이 음악과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학생들에게 그날의 정신을 가르치는 교사도 있었다.

그렇게, 기획자 김꽃비, 이하영, 박은현, 활동가 김지현, 김동규, 김유빈, 교사 백성동, 연구자 박경섭, 예술가 이지영, 서다솜의 '오월 이야기'가 모였다.

책의 제목은 '포스트 5·18'이다. 이지영 예술가에 따르면, 1980년 오월 이래로 5·18을 경험한 세대와 그 이후 세대 모두 그 장소가 자신의 것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므로. 이 책은 포스트 5·18 세대의 시선으로 광주를 이야기해낸 첫 번째 책이다.

포스트 5·18

김꽃비, 김지현, 이하영, 박은현, 김동규, 김유빈, 백성동, 박경섭, 이지영, 서다솜 (지은이), 문학들(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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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 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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