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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은 백마강 남쪽 부소산을 감싸고 있는 산성으로 사비 시대의 도성이다. 해자처럼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파서 구덩이를 만든 것이 아니라, 산과 강을 이용하여 천연의 방어망을 구축한 백제인의 지혜가 돋보이는 산성이다.

부소산성은 평상시에는 백제 왕실에 딸린 후원 구실을 하였으며, 전쟁 등 유사시에는 사비 도성을 지키는 최후의 군사 방어시설로 활용을 했다. 부소산성 내에는 낙화암과 백화정 그리고 고란사, 군창지 등 여러 유적과 유물들이 산재해 있다. 그 중심에는 부소산성에서 가장 유명한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과 '낙화암'이 있다.
  
충남 부여 부소산성, 가을철 걷기 좋은 산책길인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모습
 충남 부여 부소산성, 가을철 걷기 좋은 산책길인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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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숨결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며칠간 흐린 날씨의 연속이더니,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가을 햇살이 따갑다. 잠시만 서 있어도 햇살이 피부 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땀까지 흘러내려 빨리 그늘진 곳으로 피하고 싶다. 바로 앞에 부여 객사가 보인다. 부여 객사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의 하나이다. 고려 시대부터 각 고을에 설치하여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나 사신이 머물 수 있게 만든 숙소이다.

부여 객사에서 부소산성 정문까지는 조금 멀어 구문을 이용했다. 여기서부터 부소산성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전국에 산재한 많은 문화유적지를 답사하였지만, 여기처럼 숲과 유적지가 함께하는 곳은 보지 못했다. 아름다운 숲길이다. 오늘따라 옷깃을 스치는 가을바람도 선선하여 산책하는 느낌도 좋다.

부소산성은 소나무 숲길이 너무 아름답다. 숲길을 따라 중간중간 있는 백제유적 답사를 하면서 걷는 기분이 정말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부소산성 소나무 숲길은 2002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여 낙화암 주변 산책길 모습
 부여 낙화암 주변 산책길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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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부소산성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 관광 100선'에도 총 3차례나 선정되기도 했다. 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숲길을 걸으면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가을바람 소리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에 심신이 피곤한 줄도 모르며,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

부소산성 숲길에는 여러 종류의 수종이 자라지만 유독 소나무가 많다. 부소(扶蘇)의 뜻은 백제시대 언어로 '소나무'의 뜻이 있어 부소산을 '솔뫼'라고 보는 학설도 있다. 소나무 외에도 임진왜란 당시 몽진한 임금의 수라상에 도토리로 묵을 만들어 올렸던 상수리나무, 벚나무, 때죽나무, 졸참나무 등 다양한 수종들이 혼재되어 있다.

부소산성 숲길 중 으뜸은 태자골 숲길이다. 부소산성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태자천을 간직한 이 숲길은 옛 백제 태자들의 산책로로 추정되는 곳인데, 부여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숲길이다.

부소산성을 거닐다 보면 먼저 그 규모에 압도 당한다. 산성의 둘레만 해도 2.2km, 면적은 102만㎡에 이른다. 부소산성을 전부 둘러보는 데만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낙화암에서 꽃처럼 떨어진 백제 궁녀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궁녀사.
 낙화암에서 꽃처럼 떨어진 백제 궁녀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궁녀사.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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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곳곳에 왕실의 기원 사찰로 여겨지는 서복사지,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자루, 남녀사이의 애틋한 사랑에 빗대어 '사랑나무'라고 부르는 연리지, 군창지, 궁녀사, 반월루, 삼충사 등 볼거리가 많아 긴 시간 산책을 하더라도 지루하지가 않다.  

땅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자연석으로 산책길을 만들어 운치를 더했다. 이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옮길 수만 있다면, 거주하는 집 곁으로 통째로 가져가 매일 산책하며 즐기고 싶은, 조금은 욕심나는 숲길이다.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부여 낙화암 모습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부여 낙화암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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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에서 목숨을 버린 궁인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백화정
 낙화암에서 목숨을 버린 궁인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백화정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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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여인의 넋이 담긴 낙화암과 고란사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부여 낙화암을 가기 위해서는 구드래 선착장에서 황포돛배를 타고 고란사 선착장을 이용하는 방법과 부소산성 입구 주차장에서 숲길을 따라 낙화암을 도보로 걸어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구드래 선착장을 찾는 것이 편리하다.

낙화암은 부소산 서쪽 백마강을 향해 우뚝 서 있는 낭떠러지 큰 바위를 말한다. 워낙 어릴 적부터 많이 듣고 전해 내려온 곳이라 더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낙화암은 백제 의자왕 때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이 일시에 수륙양면으로 쳐들어와 왕성에 육박하자, 궁녀들이 절개를 지키기 위해 백마강에 몸을 던진 백제 궁녀들의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
  
백마강 황포돛배에서 촬영한 낙화암 기암절벽 모습
 백마강 황포돛배에서 촬영한 낙화암 기암절벽 모습
ⓒ 부여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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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그 모습을 꽃이 떨어지는 것에 비유하여 낙화암이라 부르게 되었다. 절벽에 조선시대 학자인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낙화암(落花岩) 글씨가 선명하게 보인다. 낙화암의 기암절벽은 구드래 선착장에서 고란사 선착장을 운행하는 황포돛배를 타고 들어갈 때 그 모습이 더 빛을 발한다.

백제 멸망의 그날, 낙화암에서 목숨을 버린 궁인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1929년에 세운 백화정 정자와 고려 현종 때 세웠다는 설이 전해지는 고란사 사찰, 낙화암과 함께 아래로는 백마강이 백제의 아픔을 품은 채 유유히 흐르고 있다.

부여를 찾는 관광객이면 반드시 들리는 명소로, 백마강과 주변의 산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깊어가는 가을 가족, 연인들과 함께 코로나 시대 최적 여행지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31(부소산성)
- 주차료 : 무료
- 입장료 : 어른 2000원, 청소년·군경 1100원, 어린이 1000원

- 주소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 72(구드래 나루터 선착장)
- 주차료 : 무료
- 유람선 요금(구드래-고란사) : 성인 편도 5,000원, 소인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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