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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생명을 가득 담고 있는 제철 식재료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계절도 생명도 드러나지 않는 무감한 매일의 밥에서 벗어나 가끔은 혼자서도 계절의 맛을 느껴보자. 철마다 나는 제철 채소를 맛있게 즐기는 법을 익혀 자연스레 채소 소비는 늘리고 육류 소비는 줄여 지구에는 도움을, 나에게는 기쁨을 주는 식탁으로 나아간다.[기자말]
얼마 전에 서울 인근의 한 로컬푸드 직매장을 갔다가 호박이 잔뜩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 익숙한 늙은 호박과 단호박 외에도 토종 단호박이라고도 부르는 백봉 단호박, 서양에서 '버터넛 스쿼시'라 부르는 땅콩 호박 등 다양한 호박의 종류와 모양새에 감탄이 나왔다.

그중 민트빛과 옅은 살구빛이 반반 섞인 백봉 단호박을 집어왔는데 오묘한 색에 타원형의 모양이 사뭇 멋스러워 일주일간은 테이블 위에 오브제처럼 올려두고 감상했다. 그러고 보면 못생긴 사람을 가리켜 '호박 같다'라고 하는 건 이상하다. 특히나 호박의 멋진 점은 같은 종이라도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토종 단호박
 토종 단호박
ⓒ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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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의 모양새에 감탄하다 문득 '토종 단호박이라니 우리나라에서 옛날부터 키워온 종인가?'라는 생각에 찾아보았다. 호박의 원산지는 중남미 일대 멕시코 남부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동양계 호박, 라틴아메리카 원산의 서양계 호박, 멕시코 북부와 북아메리카 원산의 페포계 호박 3가지로 나뉘며 그중에서 단호박은 서양계 호박에 속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이후 들어왔지만 대중적으로 퍼지지는 않았다가 1980년대 일본 수출 목적으로 재배되며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서양에서도 단호박을 일본의 단호박 발음 '카보챠'를 그대로 따 'Kabocha Pumpkin'이라고도 부르는 것을 보면 우리가 아는 단호박은 일본에서 많이 먹기 시작해 널리 퍼진 종류로 보인다.

토종 단호박은 80년대 이전에 시골에서 알음알음 먹던 품종이 아닐까 싶다. 사실 호박은 두 가지 다른 종류를 가까이 심는 것만으로도 쉽게 교잡종이 나오기 때문에 그 품종이 방대하고 애매한 구석도 있다.

아무튼 단호박은 일반 호박보다 달콤하고 살도 파근파근 부드러워 고구마처럼 그냥 쪄먹어도 맛있는 데다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도 좋은데 칼로리까지 낮아 두루 사랑받는다. 게다가 1인 가구로선 늙은 호박은 그 무게와 크기 때문에 도저히 살 생각이 들지 않지만 단호박은 아주 작은 크기부터 나와 부담이 없다.

지금은 단호박 외에도 해외에서 많이 먹는 땅콩 호박 등 다양한 호박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이니 호박을 다양하게 요리해 먹어보자.

오늘 소개할 요리는 단호박을 조금 다르게 쪄서 반은 흔하게 먹는 단호박 샐러드로, 반은 크리미 한 파스타로 만들 수 있는 1석 2조의 레시피다. 단호박을 슬라이스 한 양파와 함께 물은 조금만 넣고 삶는 방법으로 단호박 샐러드에는 깊은 감칠맛이 더해지고 크리미한 파스타 소스도 쉽게 만들 수 있다.

크림 없이 치즈만 넣고 만드는 파스타 소스여서 일명 '단호박 까르보나라'랄까? 여기에 취향에 따라 마스카포네 치즈를 더하면 더욱 부드러운 맛이 난다. 혼자 와인과 함께 즐기기에도, 집에 온 손님에게 내놓기에도 멋스러운 모양과 맛이다. 취향에 따라 단호박 대신 땅콩 호박이나 토종 단호박 등을 활용해도 된다. 호박과 함께 따뜻하고 멋진 시간을 보내길!

🌮 단호박 삶기

- 재료

단호박 1kg, 양파 1개, 소금 약간

- 만들기

1. 단호박을 반 갈라 속을 파내고 뭉텅뭉텅 썬다. 껍질도 칼로 제거한다.
2.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 한다.
3.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단호박과 양파를 넣고 소금 약간에 물 1컵을 넣은 뒤 뚜껑을 닫고 삶는다. 물을 조금 넣고 자체 수분으로 익힌다고 보면 된다. 취향에 따라 통마늘을 1, 2알 더해도 좋다.
4. 단호박이 부드럽게 삶아지면 불에서 내려 내용물을 볼에 옮기고 숟가락이나 절굿공이 등으로 단호박과 양파를 같이 으깬다.

 
단호박 샐러드
 단호박 샐러드
ⓒ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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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호박 샐러드 (2인분 분량)

- 재료

위의 삶은 단호박 1/3 분량, 마요네즈 3큰술, 볶은 견과류 적당량, 소금·후추 약간씩

- 만들기 

1. 삶아 부드럽게 으깬 단호박이 한 김 식으면 마요네즈와 볶은 견과류를 넣고 잘 섞는다. 취향에 따라 건 크랜베리 등을 더해도 좋다.
2. 소금과 후추로 간해 마무리한다.

  
단호박 까르보나라
 단호박 까르보나라
ⓒ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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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호박 까르보나라(2인분 분량)

- 재료

위의 삶은 단호박 2/3 분량, 파스타면 2인분, 두꺼운 베이컨 2줄, 케일이나 시금치 약간, 고형 치킨스톡 작은 것 1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갈은 것 1컵, 마스카포네 2큰술(생략 가능), 소금·후추 적당량

- 만들기

1. 파스타면을 취향에 따라 골라 넉넉한 소금물에 시간대로 삶는다. 다 삶고 나서 파스타 면수 1컵은 버리지 말고 따로 둔다.
2. 삶아 으깬 단호박에 치킨 스톡을 넣고 녹아들도록 잘 섞은 뒤 블렌더로 곱게 갈아 단호박 퓌레를 만든다.
*파스타를 1인분만 만들고 싶다면 만들어진 단호박 퓌레 반은 냉동 보관하고 나중에 사용해도 좋다.
3. 베이컨은 0.5cm 너비로 자르고 케일은 1cm 너비로 자른다. 시금치라면 꼭지를 제거한다.
4. 달군 팬에 베이컨을 넣어 베이컨을 노릇하게 익힌다. 베이컨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그대로 두고 베이컨만 건져낸다.
5. 베이컨 기름이 남은 팬에 2의 단호박 퓌레와 파스타면수 약간을 넣어 재빨리 볶는다. 이때 세이지나 타임 등의 허브를 더해도 좋다.
6.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간 것 1컵을 넣어 잘 녹인다. 취향에 따라 마스카포네를 더한다.
7. 삶은 파스타면을 넣고 면에 소스가 잘 달라붙도록 볶는다. 너무 빡빡하다 싶으면 파스타 면수로 농도를 조절한다. 마지막에 케일이나 시금치를 넣어 한 번 더 뒤적여 볶고 소금, 후춧가루로 마지막 간을 한다.
8. 그릇에 옮겨 담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뿌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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