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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2일 당시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유령수술' 근절 특임이사인 김선웅씨(왼쪽 둘째)가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성형외과 '유령수술' 진상조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5년 12월 22일 당시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유령수술" 근절 특임이사인 김선웅씨(왼쪽 둘째)가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성형외과 "유령수술" 진상조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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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사건은 '공장식 유령수술실'을 운영하면서 불특정 사람들의 신체를 훼손하거나 생명을 박탈해온 '수술실 연쇄살인 사건'을 저질러온 '의료계' 내의 '공익범죄자'들의 형사적 책임을 면탈시켜주기 위해 대담하게도 '형법전'의 '범죄구성요건'을 '재단'해 버린 '검찰'의 '공익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입니다. 한마디로 이 소송에서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국가기관'의 '공익범죄'는 바로 '형법전 재단'이라는 사상초유의 '범죄행위'라는 말씀입니다."

지난 13일 현직 성형외과 의사 김선웅씨는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변했다. '유령대리수술이 대한민국에 만연하게 된 책임은 국가, 특별히 검찰 조직에 있다'는 주장이 담긴 국가배상 소장이 법원에 제출된 건 지난 6월 29일, 첫 번째 변론기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김선웅씨는 2014년 4월 대한성형외과의사회로부터 유령대리수술 관련 특임이사로 임명되어 2년간 활동했다. 2013년 12월 서울 강남 소재 유명 성형외과에서 코 성형수술을 받던 여고생이 뇌사상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의사회가 나서서 자정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2년 동안 활동하며 유령대리수술에 대한 수사기관, 특별히 검찰의 판단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유령대리수술은 환자의 신체를 훼손한 범죄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수술에 참여한 의사를 상해죄로 처벌하지 않고 병원 원장만 사기죄로 처벌하는 것이 이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를 비롯한 의사회의 노력에 힘입어 서울 강남 소재 모 성형외과에서 수술받은 33명의 환자들이 유령대리수술 피해자로 2015년 밝혀졌다. 그러나 검찰은 아래와 같이 수술에 참여한 치과의사를 불기소 처분하였다.
 
2016. 4. 1.자 검찰 불기소이유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형제38375 등 사건) 중 일부
 2016. 4. 1.자 검찰 불기소이유서(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형제38375 등 사건) 중 일부
ⓒ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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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임이사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그는 유령대리수술 근절을 위해 유튜브 채널 '닥터벤데타'를 만들어 유령대리수술의 실체를 폭로하고 있고, 그 노력의 결과로 지난 8월 31일 수술실 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의무가 담긴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입법화되었다. 

형법전에 적혀 있는 상해죄, 왜 수술실엔 적용되지 않은가?
 
형법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①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한민국 형법에는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 의사가 환자의 몸에 칼을 대는 수술행위가 형법상 상해죄로 처벌되지 않는 이유는, 환자의 승낙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령대리수술은 환자의 승낙을 받지 않은 의사 또는 비의료진이 환자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이다.

유령대리수술을 한 가해자들은 의사자격과 상관없이 형법상 상해죄로 처벌받는 것이 마땅함에도 검찰이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은 형법전에 규정된 상해죄를 자의적으로 재단한 것이라고 김선웅씨는 주장한다. 그리고 그 위법한 법집행으로 인해 자신이 일하는 수술장이 '공장식 유령수술실'로 바뀌고 있다고 호소한다.

실제 검찰이 유령대리수술 참여자를 상해죄를 적용하여 공소제기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2016년 성형외과 수술실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한 고 권대희씨 사건에서도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공소제기했고, 상해치사죄 적용은 하지 않았다. 유족들이 나서서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지만, 검찰은 끝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5월 인천의 한 척추병원에서 행정실장 등 비의료진이 수술 과정에 참여해 환자들의 몸에 칼을 댄 행위에 대해서도 검찰은 형법상 사기죄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으로만 공소제기했다. 위험한 물건인 칼로 사람을 상해한 범죄행위에 적용되는 형법상 특수상해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유령대리수술 가해자에 대한 상해죄 적용,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환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의를 받지 않은 의사가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 의료행위의 긴급성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 사실상 환자에 대한 '적대적인' 신체손상을 인식하고 의도하였다고 볼 수 있어 상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이 특별한 사유 없이 환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수술을 강행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운바, 상해죄의 죄책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대검찰청이 2021년 보건, 의약분야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로 인증한 유재근 검사(서울중앙지방검찰청 보건의료전담 부서인 형사2부)가 2015년 7월 18일 보건의약식품전문검사 커뮤티니와 대한의료법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수술환자의 권리보호에 대한 형사법적 쟁점)에도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유재근 검사의 의견대로라면 유령대리수술 가해자에 대한 상해죄 처벌은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앞서 소개한 여러 사건에서 상해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현재 국가배상소송에서 피고 대한민국 소송수행자인 검찰이 상해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형법전에 적혀 있는 상해죄, 왜 수술실엔 적용되지 않는가?"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하면서까지 김선웅씨가 던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국가(검찰)로부터 받을 수 있을까? 다음 변론기일은 12월 22일 오전 10시 2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457호에서 열린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의사 김선웅씨가 제기한 이 사건 국가배상소송 소송대리인으로 무료공익 변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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