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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마스크 없이 비행기에 올라 여행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마스크 없이 비행기에 올라 여행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 홍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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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찾아와 질기게도 떠나지 않으며 전 세계를 공황과 우울증 속으로 빠뜨리고 있는 코로나19. 이 '역병'은 벌써 2년 가까이 다른 나라로 가고자 하는 여행자의 의지를 막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며 해외여행은 적지 않은 한국인에게 일상이 됐다. 신혼부부는 물론 가족이나 친척들, 연인과 친구들은 휴가 때면 삼삼오오 짝을 이뤄 가까운 아시아는 물론, 멀리 유럽을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모험심 가득하고 먼 곳에 존재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설레던 청년들은 배낭 하나만을 메고 미지의 대륙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나 지구 반대편 남아메리카로 장기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여행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가로막았다. 바이러스의 높은 전염성을 우려한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국경을 닫았다. 불가피한 방문의 경우에도 격리 기간을 거쳐야 외국에 오갈 수 있었다.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민족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자 했던 여행자들은 실망감에 빠졌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아시아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던 비행기와 배의 숫자가 대폭 줄었다.

하지만 어떤 비극적 상황에도 끝은 있는 법. '코로나19 시대'가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은 소수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몇몇 여행자들은 다시 해외여행에 나서고 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듯하다.

여행지에서 그 나라가 세운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지킨다면 크게 불편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조금씩 흘러나온다.

"세상 어떤 것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미래학자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다른 세계를 궁금해 하는 인간의 욕망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달라질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낙관적인 감정을 가지고 코로나19가 사라지는 때가 오면 그곳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싶은 나라를 떠올려보는 건 해외여행을 꿈꾸는 이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아래 코로나19 시대가 끝난 후 가볼만한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한다.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제국을 건설한 몽골 칭기즈칸의 동상.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제국을 건설한 몽골 칭기즈칸의 동상.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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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에 펼쳐진 몽골의 이동식 텐트 게르.
 초원에 펼쳐진 몽골의 이동식 텐트 게르.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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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초원에 누워서 밤하늘 별을 올려다보는 몽골

"밖으로 나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을 높이는 행위다. 가능하면 집에 머물며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와 경고를 내내 들어야 했던 코로나19 시대.

갑갑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이들은 마음껏 산책하고 달릴 수 있는 탁 트인 공간이 간절했을 것이다. 푸른 초원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힘을 믿는 여행자라면 바이러스 소멸과 동시에 몽골로 떠나보는 게 어떨까.

도심에서 30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 양과 말이 뛰노는 그곳엔 아시아에서 출발해 유럽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원나라의 황제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산다.

주위를 둘러싼 휘황한 네온사인과 콘크리트 건물에 가슴 답답해하던 한국 여행자들에게 몽골은 원시적이며 황량한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여행은 번잡한 일상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고요한 낙원'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아시아 중앙에 자리한 내륙국 몽골은 동서양 여러 국가에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미쳤다. 앞서 말한 칭기즈칸이 주도한 정복전쟁이 가져온 효과였다.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살고 있지만, 몽골의 매력은 도시가 아닌 초원에 있다.

인접국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산주의 국가가 됐지만, 얼마 전부턴 경제난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 국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어 여행자가 걱정할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과묵하고 진중하지만 관광객을 웃음으로 따뜻하게 맞아주는 몽골 사람들의 성정은 유목생활에서 생겨난 것처럼 보인다.

작지만 옹골찬 몽골 말을 타고 초원을 돌아다니거나 트래킹을 즐기다가 이동식 텐트 '게르(Ger)'에 몸을 누이기 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낭만. 그걸 기다리는 여행자들을 위해서라도 코로나19 종식 소식이 어서 들려왔으면 좋겠다.
 
천년 세월 동안 밀림 속에 숨겨졌던 크메르의 사원들.
 천년 세월 동안 밀림 속에 숨겨졌던 크메르의 사원들.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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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려한 크메르의 사원들이 장관을 이루는 캄보디아 시엠립.
 미려한 크메르의 사원들이 장관을 이루는 캄보디아 시엠립.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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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지붕을 물들이는 붉은 석양의 캄보디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전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동남아시아였다. 7~8월이면 베트남과 태국의 유명 관광지엔 어느 곳에서도 한국말로 대화하는 여행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다낭, 나트랑, 방콕, 푸켓 등에는 그곳에 정착한 한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여행사와 식당, 카페가 넘쳐났다. 비교적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기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은 여행지가 많았던 동남아시아.

베트남, 태국과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 역시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찾았던 나라다. 여기엔 천년 동안 밀림 속에 모습을 숨겼던 크메르의 유적 앙코르와트가 있다. 유럽의 어떤 유적과 비교해도 격조가 떨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석조 건축물.

아직 빈곤에서 온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를 찾는 여행자들이 사용하고 가는 외화로 사회 기반시설을 만들고, 학교를 짓기도 했다. 그런 발전의 길을 바이러스가 막고 있으니 작지 않은 문제다.

인도차이나 서남부에 위치한 캄보디아는 1970년대엔 수백 만 명의 국민이 죽는 혹독한 학살의 역사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국민들은 친절하고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거의 없다.

거리에선 주황색 승복을 입은 꼬마 스님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정겨운 풍경도 연출된다. 수도인 프놈펜과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 해변도시 시아누크빌엔 무역업과 관광업에 종사하는 한국인들이 많다. 그들도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혹독하게 겪고 있는 중이라 한다.

비행기로 4~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캄보디아는 흙먼지 날리는 시장에서 성실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살아온 삶을 진지하게 반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행지다.

1천 년 전. 신이 되고자 했던 크메르 왕들의 지시로 만들어진 사원을 돌아보며 유한한 인간의 삶과 무한한 역사를 떠올릴 수 있는 도시 캄보디아 시엠립. 앙코르와트 지붕으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던 때가 그립다.
 
붉은 지붕과 푸른 바다가 대비를 이루는 크로아티아의 해변도시.
 붉은 지붕과 푸른 바다가 대비를 이루는 크로아티아의 해변도시.
ⓒ 류태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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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해변의 석양 풍경.
 크로아티아 해변의 석양 풍경.
ⓒ 홍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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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빛 바다가 역병 겪은 사람들 위로할 크로아티아

푸른 보석의 빛깔로 반짝이는 바닷가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비치베드에 한가롭게 드러누워 책을 읽는 건 여름을 보내는 가장 즐거운 방법이 아닐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여름다운 여름'을 보내지 못해 발을 굴렀던 이들이라면 크로아티아로 떠나볼 것을 권한다.

크로아티아는 10년 전쯤만 해도 한국엔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였다. 하지만 TV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다녀온 크로아티아의 도시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등을 소개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동유럽의 보석'으로 불리는 이 나라는 붉은 지붕과 푸른 바다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엽서 같은 풍경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해변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이른바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두브로브니크는 역병에 몸서리쳤던 시간을 잊고 그곳을 찾은 여행자의 얼굴에 미소를 선물할 듯하다.

아드리아해 동부에 위치한 크로아티아는 연중 쾌적한 지중해성 기후로 유명하다. 인구가 한국의 1/10이 채 되지 않아 관광지라 해도 조용하고 한가로운 느낌을 준다.

이전엔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이루던 공화국의 하나였지만 1991년 독립했다. 앞서 말했듯 해변도 좋지만, 수도인 자그레브를 가로질러 흐르는 사바 강과 헝가리 국경으로 흐르는 드라바 강, 세르비아와의 경계가 되는 도나우 강의 풍광도 그저 그만이다.

스플리트는 사파이어빛 바다와 고대 로마의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유명 관광지인데 다녀온 한국 여행자만이 아니라 유럽인들도 이곳의 풍경에 엄지를 치켜세운다. 여기에 그림 같은 폭포와 진녹색 나무들이 동화적 풍경을 만들어내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도 관광객들이 손꼽는 크로아티아의 핫 플레이스다.

큼직한 오징어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리그네'와 생선을 토마토와 함께 끓여낸 '브로데트', 쇠고기를 갈아 만든 '체밥치치' 등이 크로아티아의 특미. 시원한 맥주 한 잔 앞에 놓고 짙푸른 아드리아해를 바라볼 날이 빨리 왔으면.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북매일>에 게재된 것을 일부 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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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등의 저자. 경북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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