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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회룡포(명승 제16호) 전경. 2009년 9월 촬영
 예천 회룡포(명승 제16호) 전경. 2009년 9월 촬영
ⓒ 박용훈 생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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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고향 예천으로 귀향한 안도현 시인이 내성천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내성천 길이의 4분의 3이 통과하는 예천에서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 건 영주댐 준공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안 시인은 작년에 계간 <예천산천> 특집을 통해 모래톱이 훼손되면서 육지화되고 있는 내성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지난 9월 중순에는 김종원 교수(전 계명대), 백경오 교수(한경대), 생태사진가 박용훈씨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박진섭 기후환경비서관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환경부가 시험 담수 이후 댐을 방류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과 국가명승 회룡포 모래톱이 심각하게 망가지는 현실을 지적하며 내성천의 생태환경을 복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영주댐 방류하라"
 
 서당마을 인근 내성천. 2013년 10월 촬영.
 서당마을 인근 내성천. 2013년 10월 촬영.
ⓒ 박용훈 생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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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당마을 인근 내성천. 2021년 5월 촬영
 서당마을 인근 내성천. 2021년 5월 촬영
ⓒ 박용훈 생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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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그치지 않고 9월 24일에는 "영주댐에 가둔 물을 즉각 방류해서 내성천의 숨통을 틔워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현재 이 국민청원은 2600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으며 10월 24일까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와 관계 기관의 답변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안 시인은 이 청원에서 자신이 예천 내성천 강변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린 시절 하루 종일 내성천 모래톱에서 뛰고 뒹굴었죠. 물장구를 치다가 목이 마르면 구덩이를 파서 거기 고이는 물을 두 손으로 떠먹었고요. 이 내성천의 얕고 긴 여울이 세계적인 자연유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과거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40년 만에 귀향했더니 어머니의 강 내성천이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습니다. 그 곱던 모래강변은 풀밭이 되거나 온통 숲으로 변했더군요."

내성천 모래톱이 망가진 이유는 바로 영주댐 때문이다. 1조 1천억 원을 들여 댐을 건설한 이유는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용수를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영주댐은 낙동강의 수질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도현 시인은 이렇게 지적했다.

"강이 상류에서 하류로 강물을 보내는 일은 타고난 강의 소명이죠. 그저 강이 잘 흐르도록 그대로 두기만 하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기상천외한 명분을 내세워 영주댐을 만들었습니다. 영주댐은 목적이 없고 그 용도를 상실했으며 유해 남조류의 녹조를 생산하는 거대한 공장일 뿐입니다. 영주댐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입니다."

영주댐협의체, 갈등과 논쟁만 유발해
 
 내성천 선몽대 일원(명승 제19호) 2012년 2월 촬영.
 내성천 선몽대 일원(명승 제19호) 2012년 2월 촬영.
ⓒ 박용훈 생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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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 선몽대 일원. 2020년 6월 촬영.
 내성천 선몽대 일원. 2020년 6월 촬영.
ⓒ 박용훈 생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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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민청원에서 요구한 문제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환경부의 2020년 9월까지 물을 전량 방류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댐 저수지 일대 지역민들의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물을 가둬 둔다는 논리인데 이 과정에서 내성천 생태계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졌다는 주장이다. 

안 시인은 또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영주댐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이 협의체는 지역이기주의를 야기하면서 불필요한 갈등과 논쟁만 유발하고 있으므로 당장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영주댐 아래 내성천 줄기의 4분의 3이 예천 지역을 통과합니다. 이 구역에 국가 명승인 회룡포(명승 제16호)와 선몽대 일원(명승 제19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하천 전문가 랜디 헤스터 교수,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 멧 콘돌프 교수는 회룡포를 찾아 찬사를 아끼지 않았어요. 지금 예천군에서는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이 부근 모래밭을 잠식하는 풀과 나무를 해마다 중장비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닙니다. 예천 사람들은 그동안 내성천을 방치해 온 것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내성천의 수려한 경관과 풍치가 영주댐으로 인해 훼손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내성천의 물과 모래를 지키고 회복해 예천이 국제적 생태관광의 메카로 부상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문 정부, 4대강 댐 해체 의지 있나?

안 시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환경부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김부겸 현 국무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인영 현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문재인 담쟁이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고 2017년에는 시민 지지 모임인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2016년에는 내성천을 방문해 시민들과 발 벗고 내성천 여울을 걸으며 이 아름다운 하천의 생태계를 걱정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대강 댐 해체에 관한 가시적인 성과도 없고 그 의지도 매우 희박해졌습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영주댐 유지에 매몰되어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실행할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있습니다. 행정가들은 현실을 바꾸지 못하고 그저 현실을 따라가고 있을 뿐입니다. 내성천이라는 국보급 자연을 근본적으로 잃게 되는 공공의 비극을 여기서 멈추게 해주십시오. 용도를 상실한 영주댐을 당장 해체하지 못한다면 환경부가 약속한 방류라도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흰수마자·먹황새·흰목물떼새는 어디로

환경운동가들은 영주댐 시험 담수 2년간 내성천 모래하천의 깃대종인 흰수마자가 자취를 감췄다고 보고했다. 세계에서 유일한 한국특산종 흰수마자가 절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가을에 내성천을 찾는 귀한 손님인 먹황새는 영주댐 건설 이후 최근 수년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 둥지가 가장 많이 확인된 댐 상류의 모래톱은 시험 담수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

안 시인은 살아서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로 내성천 복원을 들었다. 그는 국민청원의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호소했다.

"내성천을 죽이고 낙동강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현 정부에서 약속한 영주댐 방류를 즉각 실행해 주기를 호소합니다. 그 어떤 이유도 내성천을 살리는 일만큼 급박하지 않습니다. 우선 내성천의 숨통부터 틔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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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협동조합 한내] 이사장 [모천사회적협동조합] 사무총장 (사)예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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