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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들 사이로 하늘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나라 콜롬비아는 필자들이 커피 생산국 중 처음 방문했던 국가이자 많은 추억이 떠오르는 나라이다. 대략 20년 전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처음 접했을 때 콜롬비아 커피는 생산 규모도 규모지만, 커피 블랜딩의 베이스로서 높은 활용도와 사람들의 선호도에서도 큰 존재감을 과시하던 나라였다.

콜롬비아는 세계에서 표고가 높은 나라로 손꼽힌다. 수도인 보고타가 해발 2601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으며, 콜롬비아의 가장 높은 산인 크리스토발콜론봉(pico Cristóbal Colón) 또한 가장 높은 봉우리와 가장 낮은 지점의 높이가 5509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그래서인지 콜롬비아 농장들을 방문했을 당시 꽤나 선선하고 쾌적했으며, 고산 지대 특성상 콜롬비아 커피가 대체로 높은 밀도의 스펙트럼을 가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콜롬비아 커피농장에서 커피체리를 따서 품질을 확인하고 있는 김유환 대표
 콜롬비아 커피농장에서 커피체리를 따서 품질을 확인하고 있는 김유환 대표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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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콜롬비아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처음 가보는 콜롬비아에 대해 두려움도 있었지만 커피가 재배되고 가공돼 우리 손에 오는 과정이 너무나 궁금했던 터라 콜롬비아로 향하는 내내 더욱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한국을 떠나 LA를 경유해 38시간 만에 콜롬비아 제2의 도시인 메데진에 도착한 우리는, 떠나기 6개월 전 한국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던 두 명의 콜롬비아 친구들과 다시 재회했다. 너무나도 반가운 마음에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친구들이 얘기해 주는 콜롬비아에 대해 더욱 기대감이 차올랐다. 반가움을 뒤로하고 친구들이 가이드 해줄 콜롬비아 일정에 대해서만 간략히 대화를 한 후 비행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이동해 첫날은 세상 모르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 눈부신 햇살이 침대를 비추었고 창밖 메데진의 풍경은 너무나도 이국적인 아름다움과 사람 냄새가 가득 나는 산맥 안의 큰 마을 느낌으로 다가왔다. 콜롬비아 친구인 구스타포의 안내를 받으며 오전에는 메데진의 관광명소들을 간단히 즐기고, 오후에 본격적으로 커피 농장과 가공에 대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의 소개로 방문한 생두 가공공장은 로저라는 미국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 곳에선 생두의 크기와 밀도를 측정하고 결점두를 분류하는 소팅 작업을 해 생두를 백에 담아 수출하기 직전까지 일련의 작업을 맡아서 하고 있었다.

가공 공장의 순서를 보자면 커피 체리를 수확 후 외과피와 과육을 제거한 파치먼트 상태로 가공한 뒤 이 공장으로 보내지면 먼저 생두의 파치먼트를 제거하고, 스크리너(Screener)에서 크기 분류 작업을 거치게 된다. 그 뒤에 밀도별 분류를 하기 위해 올리버 테이블(Oliver Table)로 향한다. 중력을 이용한 이 기계는 경사진 테이블에 진동을 주며 밑에는 무수히 뚫린 구멍으로 바람이 나온다. 이로 인해 무거운 생두는 버티며 위에 있고 가벼운 생두는 테이블 아래쪽으로 이동하게 되어서 밀도별로 분류를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색깔 분류를 하는데, 평균적 색상에서 차이가 나는 콩들을 제거해주는 단색광 분류계나 자외선 빛을 이용하는 등의 성능이 더 좋은 다색광 분류계를 사용한다. 이곳에 있는 컬러 쇼터(Color Sorter) 머신의 다색광 분류계가 3대 있었다.

구매자가 원할 경우나 고가의 생두의 경우 한 번 더 사람의 손으로 핸드소팅(Hand Sorting) 작업까지 거치기도 한다. 이렇게 분류가 끝난 생두는 포장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마대포장(Jute Bag)과 비닐백포장(Grainpro bag) 그리고 진공포장(Vacuum pack)으로 나뉘어진다. 오랜 기간 배로 이동해 생두 포장은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다.

로저가 운영하는 이 공장은 철저한 시스템 하에 생두의 가공에서 포장까지 장인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포장이 잘 돼 있어야 외부의 수분 유입을 막고 생두의 신선도와 향미의 변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생두품질의 가치에 따라 포장방식을 결정하겠지만 마대포장은 운송 중 열 변화나 습도와 먼지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쉽게 받아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힘든 만큼 저품질의 커피에 사용된다.

이를 개선하여 특수비닐을 사용해 외부의 유해한 요인을 차단하는 방식인 비닐백포장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보다 품질이 좋은 고가의 스폐셜티 커피와 COE 등의 커피 품평 대회에서 수상한 커피들은 진공포장을 하는데, 포장제 안의 공기를 배출시켜 산하를 방지하고 미생물 발육을 억제하는 데 탁월하다.

포장하는 장소의 습도관리가 중요하지만 제대로 포장한 후의 진공포장은 훼손이 되지 않는 한 오랜 기간 생두의 품질을 지켜줄 수 있다. 이외에도 생두의 분류에서 상업적 가치가 떨어져 탈락된 커피를 파실라(pasilla)라고 불리는데 이는 엄청난 크기의 벌크로 포장되어 인스턴트 커피에 쓰이기도 한다.
 
빨갛게 익은 커피 체리
 빨갛게 익은 커피 체리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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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의 안내로 훌륭한 가공 공장의 시스템을 체험하고, 다음날 조그마한 규모의 밀링팩토리에서 여러 명의 농장주와 현지 로스터들을 만나 비즈니스 커핑을 진행한 뒤 메데진 남부에 위치한 손손(Sonson)으로 이동했다.

차가 이동하기 힘든 고산 지대의 농장 지역으로 향했는데, 이때 당나귀를 타고 세 시간 가량 이동했다. 당나귀를 타고 가며 보았던 열대 우림 풍경과 커다란 폭포는 우리들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 절경이었다. 어렵게 손손 지역의 마이크로랏(Micro Lot) 농장에 다다랐을 때 체리피커들이 한가득 체리가 들어있는 자루를 짊어지고 내려왔다.

책과 영상으로만 보던 체리 수확과 수확 뒤 가공인 워시드(Washed) 프로세싱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후 5일간 카다스 지역과 마니살레스까지 다른 농장들을 둘러보고 커피의 많은 품종과 수확, 가공에 대해 값진 경험을 했다. 다시 메데진으로 돌아와 그동안 눈여겨봤던 생두 1컨테이너(대략 19톤)를 계약하며 콜롬비아에서의 커피 투어는 마무리 됐다.

혹시 콜롬비아 커피를 수입하거나 구매할 예정이라면 FNC(콜롬비아 커피생산자협회)에 대해 알아 두는 것이 좋다. FNC는 콜롬비아 커피의 수출을 관리한다. FNC는 비영리 단체로서 1927년 생산자의 권리와 생활 개선을 목적으로 자체적 설립해 현재 56만 세대가 넘는 커피생산자가 가입되어 콜롬비아 커피에서 꼭 알아야 할 단체이다. 현재 암스테르담, 도쿄, 베이징, 뉴욕 등 4개 도시에 거점을 두고 세계에서 콜롬비아 커피를 대표해 거래나 소비를 장려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온 두 달 후 계약했던 생두가 배를 통해 우리에게 왔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선택한 커피에 대해 아주 좋은 평가를 해주며 생애 첫 커피 생산지로의 여행은 성황리에 끝이 났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지금은 커피 생산국을 방문하기 힘들어졌지만 기회가 된다면 안데스 산맥의 절경과 메데진의 누띠바라 언덕에서 본 야경을 콜롬비아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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