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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부터 3월까지 국내는 물론 일본까지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한류 의 시초가 되었던 드라마 <겨울연가>가 있었다. 겨울연가에서 지고지순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연기했던 주연 배우 배용준은 일본에서 '욘사마'라 불리며 단순한 스타가 아닌 한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당연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춘천의 명동 골목, 북촌의 끝자락에 위치한 중앙고등학교 등은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장소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하지만 가장 수혜를 입은 곳은 당연 남이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이섬에서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던 풍경은 드라마의 주요 무대가 되며, 주인공들의 키스신 등 지금도 화자 되는 장면들이 많았던 장소이기도 하다.     

이제 남이섬은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단순히 유원지나 관광지에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섬 여기저기서 받게 하고 있다. 그런데 남이섬의 행정구역은 경기도 가평이 아니라 강원도 춘천에 속해있다. 
 
남이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또는 짚라인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섬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나미나라라는 콘셉을 가지고 다른나라에 입국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 남이섬으로 가는 배의 전경 남이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또는 짚라인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섬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나미나라라는 콘셉을 가지고 다른나라에 입국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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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중에는 가평 편에 갑자기 남이섬이 웬 말이냐고 의문을 표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다. 하지만 국립수목원이 행정구역상으로는 포천이지만 남양주에 더 가깝기 때문에 남양 주편에 다뤘던 것처럼 남이섬에 접근하려면 가평의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 자라섬 남쪽, 청평호수 한복판에 떠 있는 남이섬은 면적 46만 평에 둘레가 5km 정도로 여의도의 절반 크기 정도인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섬이다.     

원래는 홍수로 주변이 잠길 때만 섬이 되었지만, 일제가 1944년 청평댐을 건설하면서 수위가 높아지는 바람에 육지와 영영 떨어지게 되었다. 해방 후 뽕나무만 자라는 척박한 모래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인근 주민들의 허기를 달랠 정도의 땅콩이 전부였다. 남이섬이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나무로 울창한 섬이 된 것은 1965년 민병도씨가 섬을 구입하고, 묘목을 심기 시작한 이후다.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남이섬은 행락객들이 머물다가는 유원지로 꽤나 명성이 있었다. 그러나 행락객들이 버리는 소주병과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았다. 2001년 겨울연가가 촬영되기 1년 전, 남이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고자 섬 전체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얼마나 쓰레기가 많았던지 남이섬 직원과 근처 주민들은 물론 가평에 주둔하고 있던 66사단 장병들이 3년 동안 그 작업에 몰두한 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남이섬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매력과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다리를 설치하지 않았고, 오직 두 가지 방법을 통해 남이섬에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선착장을 통해 배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짚와이어를 통해 남이섬으로 입국이 가능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라는 명성답게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선착장에는 가평 시내에서도 볼 수 없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각종 상업시설이 빼곡히 가득 차 있었다. 게다가 선착장에는 남이섬을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로 붐비기 일쑤다. 만약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조용하고 서정적인 남이섬을 보고 싶다면 섬 내부에 있는 숙박시설을 이용하길 추천드린다.
 
남이섬을 조용하게 오롯이 즐기고 싶으면 숙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이섬에는 정관루라는 숙박시설이 존재한다. 정관루는 비록 와이파이도 티비도 없지만 책과 일기장이 있다.
▲ 남이섬의 숙박시설 정관루 남이섬을 조용하게 오롯이 즐기고 싶으면 숙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이섬에는 정관루라는 숙박시설이 존재한다. 정관루는 비록 와이파이도 티비도 없지만 책과 일기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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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에 있는 숙소를 통틀어 정관루라고 부르는데 호텔 본관과 서쪽 강변에 늘어서 있는 별장형 숙소로 구성되어 있다. 어차피 이곳에 숙박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섬을 떠나야 하기에 해가 질 때부터 선선한 아침까지 한적한 남이섬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이 호텔은 신문도 텔레비전도 심지어 와이파이도 없는 곳이다. 하지만 책과 일기장이 객실에 비치되어 있다. 해가 진 남이섬은 도시보다 더욱 어둡기에 잠깐 세상과 단절하고 나만의 고독감을 느끼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정관루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남이섬을 천천히 산책해 보도록 하자.

한옥으로 만들어져 있는 정관루 리셉션센터 주위에는 선사시대의 움막집과 삼층석탑 그리고 엘리시안 폭포 정원이 섬의 나무들과 한데 어우러져 마치 비현실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섬의 남쪽 끝으로 가는 길에는 남이장대라 불리는 2층 누각을 볼 수 있는데 이 건물이 지어진 깊은 사연이 있다고 한다.     
 
남이섬의 남쪽면에는 낙산사와 서장대의 불탄 목재를 재활용하여 지어진 남이장대가 있다.
▲ 불탄 문화재의 목재를 이용해 만든 남이장대 남이섬의 남쪽면에는 낙산사와 서장대의 불탄 목재를 재활용하여 지어진 남이장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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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워진 시기는 채 10년이 되지 않았지만 2005년 낙산사 화재, 2006년 수원 화성 서장대 화재로 인해 발생한 폐목재를 기둥으로 삼았고, 쌍계사의 폐기와를 수집해서 지붕을 올리면서 지금의 건물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옛 건물이 소실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그 아픔을 딛고 다시 역사가 이어지는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남이섬의 남쪽 끝 지점인 창경대에선 북한강과 깊은 산세가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광경 앞에서는 아무런 근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단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에게 작은 위안감을 가져다준다.      

남이섬은 자연생태계의 보고라 할 만큼 많은 동식물들을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다. 곳곳에서 다람쥐, 토끼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뛰어 놀고 있으며, 한때 남이섬에 방목했던 타조는 '깡타'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남이섬 곳곳을 활개 치고 다녔다.
 
남이섬에는 수많은 나무와 식물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상징적인 장소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메타세쿼이아 길이라 할 수 있다.
▲ 남이섬의 상징 메타세쿼이아 길 남이섬에는 수많은 나무와 식물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상징적인 장소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메타세쿼이아 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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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은행나무, 잣나무, 자작나무, 전나무 등 숱한 나무들을 거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가장 하이라이트는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남이섬 풍경은 한마디로 나무 풍경인 셈이다. 남이장군묘, 노래박물관, 겨울연가 첫 키스 장소로 알려진 벤치 등 숱한 명소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송파 은행나무길의 초입에 자리한 이슬 정원이다.      
 
한때 남이섬은 수많은 행락객들이 오고가는 유원지였다. 그 속에서 나온 소주병들로 인해 한때 남이섬은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다고 한다. 그 소주병을 재활용해서 만든 정원이 이슬정원이다.
▲ 남이섬의 이슬정원 한때 남이섬은 수많은 행락객들이 오고가는 유원지였다. 그 속에서 나온 소주병들로 인해 한때 남이섬은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다고 한다. 그 소주병을 재활용해서 만든 정원이 이슬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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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의 이슬을 모아 만든 정원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알고 보니 원래 원숭이 우리가 있던 곳에 남이섬에서 나온 소주병과 폐품들을 가져가 정원처럼 꾸민 것이다. 이 정원을 짓는데만 3천 개의 소주병이 들어가고 담장에도 끼워 넣고, 납작하게 녹여 타일을 만들어 붙였다.

여기에 쓰인 소주병 대부분이 '참이슬' 브랜드라 자연스레 이슬 정원이 된 것이다.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소지만 남이섬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를 꼽자면 여기가 아닌가 싶다.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남이섬, 섬을 찾는 사람마다 일상에 지쳤던 몸을 달래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우리가모르는경기도 : 경기별곡> 1편이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 판매중입니다. 다음 브런치, 오마이뉴스에서 연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 했고, 사진자료 등을 더욱 추가해서 한번에 보기 편해졌습니다. 경기도 여행은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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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현재 각종 여행 유명팟케스트와 한국관광공사 등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별곡 1편> 저자. kbs 경인 <시사인사이드> 출연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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