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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었지만, 여름처럼 뜨거운 날이었다.

고성군 당항포에 도착했다. 여러 매체에서 전해진 '공룡 엑스포'가 5년 만에 다시 개최되었다는 소식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솔깃했다. 브라키오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정도만 기억에 남아 있는 부모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우는 아이는 그저 신기하다. 그 신기한 모습은 신비로운 공룡나라 고성에 가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경남 고성 당항포 관광지에 도착하면 거대한 공룡이 압도한다.
 경남 고성 당항포 관광지에 도착하면 거대한 공룡이 압도한다.
ⓒ 홍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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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에 도착하자 엑스포 안내판이 여기저기 붙어있어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앞선 차들이 좁은 2차선을 굽어 들어가 주차장 앞에 멈춰 섰다. 이른 아침에 도착했지만 사람들은 많았다. 입구에서 주차비를 계산을 하는 덕분에 10여분을 차 뒤꽁무니를 천천히 따랐다.

행사장으로 들어가니 풍선으로 띄워진 공룡엑스포 슬로건 '사라진 공룡, 그들의 귀환'이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 돌아오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문구로 느껴져 왠지 짠했다.

2006년부터 3~4년 간격으로 개최되었던 공룡엑스포는 코로나 때문에 1년 넘게 연기되었다. 개최 발표 당시에도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고성군은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결국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 한 달간의 축제는 시작되었고 오랜만에 '귀환'한 축제에 대중은 환호했다.

축제 관계자들은 '방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있었다. 체온 측정부터 손 소독까지 방역을 철저히 지키려는 노력이 돋보였으나 그럼에도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는 곳이라 거리유지는 힘들어 보였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다면 이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행사가 가득
 
외국에서 초빙된 것처럼 보이는 전문 퍼포먼서의 퍼레이드는 11시, 14시, 19시 40분(주말)에 진행된다.
 외국에서 초빙된 것처럼 보이는 전문 퍼포먼서의 퍼레이드는 11시, 14시, 19시 40분(주말)에 진행된다.
ⓒ 홍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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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품 198점의 화석이 전시된 전시관에서는 세계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된 알로사우루스 화석을 볼 수 있다.
 진품 198점의 화석이 전시된 전시관에서는 세계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된 알로사우루스 화석을 볼 수 있다.
ⓒ 홍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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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은 공룡 모형들로 가득하다. 그 크기와 종류도 실물만큼 커서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려 하면 햇빛에 눈을 찡그릴 정도로 큰 것부터 아이들이 뛰어 올라탈 수 있는 작은 것들까지 다양하다.

잘 가꾸어진 꽃과 나무는 마치 숲에 들어선 것 같다. 가을이라 나무에 핀 알록달록 단풍들이 행사장 분위기를 더욱 근사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이번 엑스포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화석이었다. 마치 기본에 충실하자는 느낌을 받았다. 공룡 화석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알로사우루스의 전신 화석이 있었다. 그 외 안내판에 '진품'이라고 쓰여있는 198점의 화석은 신비롭다.

실제로 지금 밟고 있는 땅에서 걷고 먹고 싸웠을 거대한 생물. 1억 년 전, 지금 인간은 소행성 충돌과 기후변화로 멸종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는 공룡. 그 화석을 보면서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월에 이렇게 더웠던 적이 있었던가. 변화하는 기후에 우리 인간은 어떻게 적응할 것이며 그로부터 발생되는 재앙은 또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가깝게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간 활동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우리 인간 종도 어느 날에는 저 화석들처럼 발굴되고 보존됨으로써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공룡 화석전시관을 나왔더니, 역시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가장 재밌는 장소였다. 아이들은 놀이기구와 모래놀이장이 있는 곳에서 구입한 공룡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처음 만난 아이들은 서로 친구가 되었다. 부모들은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에 앉아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았고, 간간히 놀이터 옆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사 온 먹거리를 아이들 입에 넣어주며 축제는 '사라진 축제, 아이들 웃음의 귀환'이라는 부제가 또렷해 보였다.

AR로 즐길 수 있는 체험관, 공룡 캐릭터로 재밌게 공룡시대를 풀이한 캐릭터관, 3D 영상관, 공룡시대 살았던 양치식물들이 가득한 식물관 등 즐길거리가 충분했으며, 외국에서 초빙된 것처럼 보이는 전문 퍼포먼서들의 퍼레이드도 눈에 띄었다.

또한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결제시스템, 과하지 않은 판매가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덧붙이는 글 | <참고사항>
1. 행사기간 : 2021. 10. 1. ~ 11. 7.
2. 입장료 : 성인 18,000, 청소년 16,000원, 어린이 12,000원
3. 주차장은 1, 2번 주차장이 행사장과 가깝습니다.


태그:#공룡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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