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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행되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역사상 최초로 문·이과 구분 없이 시행된다. 사실 문·이과 구분은 이미 오래 전에 교육과정에서 사라졌지만, 대학 입시에서 사라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수험생, 학부모, 교육계 모두가 혼란스럽다. 벌써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처음 공론화된 시점은 2013년 8월이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가 대입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면서 대입 전형방법 간소화 방안 검토, 대입 유·불리 문제로 논란이 많았던 수준별 수능(A/B형)의 단계적 폐지 등을 공식 발표하였다. 이 때 문·이과 체제의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3가지 수능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2013.8)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2013.8)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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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구분안, 문·이과 일부 융합안, 문·이과 완전 융합안을 교육부에서 제시하였지만 교육과정 내에서의 운영 가능성, 대입 제도의 안정성과 수험생의 부담 경감 측면을 고려하여 결국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정하였다. 그러나 연구과정에서 공청회 등 의견수렴 결과 문·이과 융합안이 폭넓은 지지를 받아 중장기적 과제로 융·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고, 개편된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1학년도 수능에 문·이과 융합형 수능 체제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당시 교육부는 문·이과 통합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존 수능이 문과생은 과학 과목, 이과생은 사회 과목을 아예 외면하는 '편식' 공부를 유발했다는데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 이를 해소하기로 했다. 또한, 당시 여당(새누리당) 의원과 교육부 간의 비공개 당정회의를 열고 3가지 수능체계 개편안의 장·단점을 검토했는데 교육부는 문·이과 일부 융합안에 무게를 두었지만, 의원들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교육부의 중장기적 과제였던 문·이과 융합형 교육과정이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2018학년도 고1부터 적용됨에 따라 2016년부터 수능개선위원회를 구성하여 2021학년도 수능체제 개편 논의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능 개편 논의 중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고, 대통령의 공약이였던 절대평가 적용 범위 등 수능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불충분함을 고려해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였다. 결국 2021학년도 수능은 교육부의 계획과 달리 새로운 교육과정을 적용하되 문·이과 구분이 있는 기존의 수능체제를 적용하기로 하였다.
 
2022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2022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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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정도 늦춰지긴 했지만, 결국 문·이과의 구분을 없앤 수능이 올해 시행된다. 그러나 '불완전 통합'으로 인하여 오히려 혼란만 가져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수학 영역의 경우에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3과목 중 1과목만 응시하도록 되어 있어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전공학습에 필요한 기초 과목인 '기하'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

또한, 인문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도 문·이과가 서로 다른 시험을 봤던 과거와 달리, 이과 수험생들과 같이 경쟁하기 때문에 이과 수험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학 영역에서 상위등급 확보가 어려워졌다. 반면에 이과 수험생들은 상위등급 확보가 쉬워졌지만, 1등급 인원이 늘어나 대학 입시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가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

선택과목 체제의 특성상 각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는데, 수능 출제기관에서는 공통과목을 활용해 최대한 줄여보겠다고 밝혔지만 앞서 치러진 수능 모의고사 성적만 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탐구 영역의 경우에는 이과 수험생들이 과학탐구 선택과목 2가지를 모두 응시하기가 부담스럽다면, 과학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사회 1과목과 과학 1과목을 응시할 수 있는 것 이외에는 기존 수능 체제와 달라진 것이 없다. 애초에 교육부의 목표였던 사회, 과학 어느 특정한 과목에 '편식'하는 공부를 없애겠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탐구 영역을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개편하려던 계획도 "융합교과라는 성격상 객관식 수능 출제가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교육과정을 왜곡시킬 우려가 존재한다"라는 의견으로 무산되었다.

결국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문·이과 융합이라는 목표와 거리가 먼 이상한 수능 체제가 탄생하게 되었다. 2022학년도 수능 개편 공청회 등을 통해 교육계에서는 여러 문제점들을 제시하였지만 교육부는 이러한 수능 체제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깜깜이 수능'이 다가오고 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는 처음부터 최종안이 결정될 때까지 교육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시간이다. 수험생들이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인한 대입 혼란을 겪지 않도록 출제기관과 협력하여 안정적으로 대입이 시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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