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광주 북구의 한 노래방 CCTV에 담긴 2019년 12월 26일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송년회 모습. 오후 10시 29분 A과장이 C직원이 바라보는 와중에 B직원의 어깨를 눌러 주저앉히고 있다.
 광주 북구의 한 노래방 CCTV에 담긴 2019년 12월 26일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송년회 모습. 오후 10시 29분 A과장이 C직원이 바라보는 와중에 B직원의 어깨를 눌러 주저앉히고 있다.
ⓒ 제보자

관련사진보기


성추행 피해를 신고했다가 되레 허위신고자로 몰려 해고당한 전남대 직원 A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했다. 특히 재판부는 "일련의 조치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전남대를 강하게 질타했다. 

광주지방법원 제14민사부(재판장 신봄메, 판사 김대현·류봉근)는 7일 선고공판을 통해 "피고(전남대 산학협력단)가 원고(A씨)에게 한 2020년 6월 25일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피해자 진술,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

재판부는 "원고가 신고한 (직장 상사) ○○○ 과장의 행동에 관한 내용과 피고의 반응, 현장 상황에 대한 묘사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거나 특징적이고 그 진술의 흐름 및 구체적인 진술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도 자연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CCTV 영상을 살펴보면 ○○○ 과장이 원고의 손을 여러 차례 잡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원고의 신고내용 중 일부가 CCTV 영상과 다른 부분이 있으나 이는 회식 장소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일을 겪어 당황했던 원고가 약 3주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신고를 하면서 착오한 것으로 보일 뿐 이러한 부분만을 이유로 원고의 진술이 허위라거나 원고에게 ○○○ 과장을 처벌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 '결론' 부분을 통해 아래와 같이 밝혔다.
 
원고는 직장상사인 ○○○ 과장으로부터 회식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을 당했고, 그 이후 약 3주가 경과하도록 ○○○ 과장과 함께 근무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다가 전남대 인권센터에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피고는 원고에게 10년이 넘도록 열정을 다한 직장이자 이러한 피해를 당한 상황에서 보호를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의 신고내용이 일부 CCTV 영상과 다르다는 이유로 ○○○ 과장에 대한 신고를 기각한 것에 더 나아가 피고가 허위의 사실로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였다.

(중략) 피고는 회식 문화 전반을 개선할 방안을 고려하는 등 다시는 직원들이 이러한 피해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오히려 원고의 일부 진술이 CCTV 영상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를 당했던 원고를 해고했고 원고는 10년이 넘는 동안 다녔던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피고의 이와 같은 일련의 조치는 매우 부적절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해 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이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며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재판부는 A씨가 ○○○ 과장을 강제추행 등 혐의로 형사고소한 사건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점을 거론했다(관련기사 : "신체접촉·불편한 감정 느꼈겠으나" 추행은 아니라는 검찰 http://omn.kr/1rh1t). 검찰이 ○○○ 과장을 재판에 넘기진 않았지만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전남대가 이를 신고한 피해자 A씨를 허위신고자로 몰아 해고한 건 잘못이라는 내용이다.
 
광주지방검찰청은 2021년 1월 6일 (중략) ○○○ 과장의 행위들이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도덕관념에 위반하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광주지방검찰청은 원고와 ○○○ 과장 사이의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인정했고 ○○○ 과장의 행위가 일반인의 추행행위에 해당하진 않는다고 하면서도 원고가 ○○○ 과장의 행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을 수 있다고 분명하게 판단한 바 있다.
 
피해자 측 "조속히 복직해야... 2차 피해도 없어야"
 
2020년 10월 20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전남대 산학협력단 성추행 및 피해자 해고 사건'에 대해 답하고 있는 정병석 당시 전남대 총장.
 2020년 10월 20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전남대 산학협력단 성추행 및 피해자 해고 사건"에 대해 답하고 있는 정병석 당시 전남대 총장.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2020년 6월 전남대 산학협력단 징계위원회는 2019년 연말 송년회식에서 ○○○ 과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학내 인권센터에 신고한 A씨를 "허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했다(관련기사 : 성추행 피해자 해고하고, 증언한 직원 채용 취소한 국립대 http://omn.kr/1ogm6).

<오마이뉴스> 보도로 이 사건이 처음 알려졌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나오자, 교육부는 감사를 거쳐 2020년 11월 전남대 총장·교수·직원 10여 명에게 징계 및 경고 처분을 내리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전남대 교수회가 집단 반발하는 등 아직까지 교육부 통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교육부 '전남대 성비위' 징계에 교수회 '간섭말라' 조직적 반발 http://omn.kr/1r41z).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 소속 A씨 법률대리인단은 "전남대 산학협력단은 이번 판결에 따라 조속히 피해자에 대한 복직 조치는 물론, 피해자가 복직 후 직장 내에서 명예훼손이나 따돌림 등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 및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또한 피해자에게 지난 과정 중 상처를 입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대리인단은 A씨가 ○○○을 강제추행 혐의로 형사고소한 사건을 검찰이 불기소한 것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해놓은 상황이다.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판결을 인용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추행행위가 있었다는 점까지도 이 사건 판단의 전제사실로 보고 있다. 기존에 있었던 광주지방검찰청 및 고등검찰청의 판단이 그릇된 판단이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