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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과 검정색 무늬가 있는 무당거미
 노란색과 검정색 무늬가 있는 무당거미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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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강사를 하며 곤충을 좋아하게 되어 각종 나비와 나방, 그리고 풀잠자리까지 키워보았다. 그러면서 여러 애벌레나 곤충을 만질 수도 있게 되고 그들을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쉽게 친해지지 않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거미였다. 거미는 곤충도 아니지만 마치 외계 생물체나 괴물 같은 기괴함이 느껴지는 이질적인 생물이었다.

그래서 평생 친해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젠 눈앞에서 자세히 보며 그 살아가는 모습을 궁금해할 정도로 거미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생겼다.

물론 아직 '아이, 예뻐라' 하며 손에 담을 정도는 아니다. 아무튼 이렇게 거미에 대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한 것이 바로 화려한 색감의 무당거미와 호랑거미였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거미가 눈에 많이 띈다. 그렇다고 해서 없던 거미가 갑자기 생겨나는 건 아니다. 봄에 태어나 부지런히 먹고 자라며 생장해온 결과 가을에 몸체가 커지면서 우리 눈에 쉽게 보이게 된 것이다.

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거미는 무당거미와 호랑거미다. 무당거미와 호랑거미는 몸 색깔이 비슷해서 많이 헷갈려한다. 
 
긴호랑거미
 긴호랑거미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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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거미는 배에 노란색과 검은색이 번갈아 가로 줄무늬가 있는 게 호랑이를 닮았다 해서 호랑거미라고 부르는데, 배가 호박씨처럼 납작하고 둥근 타원형이랍니다.

무당거미도 노란색, 검정색무늬가 있는데 더 알록달록하고 배 안쪽 끝에 빨간색이 많이 보여요. 배는 김말이처럼 원통형이랍니다. 화려한 무당 옷을 닮았다 해서 무당거미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이렇게 설명해주면 사람들은 쉽게 호랑거미와 무당거미를 구분해낸다. 무당거미 배 안쪽 끝이 볼록 솟아있는데, 여기가 실젖이라고 거미줄을 내뿜는 기관이다. 유독 빨간색이 몰려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둘은 거미줄로 만드는 집도 살짝 다르다. 호랑거미는 방사선으로 뻗어 나가는 우리가 아는 기본적인 모양의 거미줄 집을 만든다. 특이하게도 가운데를 향해 지그재그로 거미줄을 반복해 엮어 두껍고 하얗게 만들어놓는다.

마치 동그란 방사선 원형 집 가운데에 사다리를 그려놓듯이 말이다. 긴호랑거미는 사다리를 길게 하나 만들고 꼬마호랑거미는 두 개를 교차해 X자 모양으로 만든다. 

무당거미는 집부자다. 방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혹은 집을 짓는데 부지런해서 방을 여러 개 만든다. 방사선의 원형 거미줄을 하나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 개 또는 그 이상 만들어 방마다 쓰임새를 달리한다.
 
매미를 잡은 꼬마호랑거미. 무당거미와 비슷하지만 배 모양이 다르다.
 매미를 잡은 꼬마호랑거미. 무당거미와 비슷하지만 배 모양이 다르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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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앞 거미줄방은 평소에 머물며 먹이를 기다리는 방이다. 다른 하나는 잡은 먹이를 먹거나 먹고 난 찌꺼기들을 모아두는 곳으로 쓰고, 또 다른 방들은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사람으로 치면 거실, 부엌, 침실 등인 셈이다.

무당거미는 몸에 노란색이 많아서인지. 거미줄도 노란색으로 친다. 그래서 요즘 같은 때 이른 아침 이슬이 내리면 무당거미의 거미줄은 아름답게 빛난다. 조롱조롱 이슬이 황금색으로 달린다.

거미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노란 이슬이 달린 노란 거미줄을 보면서부터다. 좀 더 추워져 하얗게 서리가 내리면 거미줄엔 다이아몬드도 달린다. 이미 집주인은 생을 마감해 빈집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보통 집주인은 암컷이다. 가을이 되며 무당거미 암컷은 배가 커진다. 그 집 언저리에 또는 한 구석 줄에 작은 갈색거미들을 볼 수 있다. 한 마리일 때도 있고 두세 마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암컷처럼 화려한 무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크기도 작아, 아이들은 아기거미인 줄 안다.
 
무당거미는 집을 짓는데 부지런해서 방을 여러 개 만든다.
 무당거미는 집을 짓는데 부지런해서 방을 여러 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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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건 엄연한 어른거미인 수컷거미다. 수컷거미는 스스로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암컷 거미가 지은 집에 빌붙어 살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수컷사마귀가 암컷사마귀가 먹이사냥에 성공하기를 바라며 주변을 맴돌다 암컷이 먹이를 먹느라 집중하고 있을 때 짝짓기를 시도하듯이 수컷무당거미도 암컷의 식사시간을 엿본다.

찰나에 성공하고 도망치지 않으면 암컷의 먹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암컷의 사냥본능은 큰 사마귀와 무당거미 수컷들의 공통적인 운명이다. 식사시간 이외에도 암컷의 탈피 직후를 노리기도 하고, 이도 저도 안될 때는 아예 제 다리를 몇 개 떼어주어 암컷이 다리를 먹는 동안 짝짓기를 시도하기도 한다니 참 가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서 거미를 발견하게 되면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거미는 집을 짓는 동물이기에 함부로 죽이면 집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는 거미가 집안의 해로운 벌레들을 잡아주는 익충이라는 인식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작은 생명도 소중히 생각하라는 생명 사랑의 정신일 수도 있다.

미신과 확대 해석일 수 있겠지만 아무튼 외모에 대한 편견으로 거미를 너무 멀리하는 것보다 예쁘게 보며 함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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