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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앞에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앞에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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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이벤트로 고충을 겪어온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7일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의 시위는 1999년 7월 스타벅스 1호 매장인 이대점이 문을 연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직원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LED 전광판을 트럭에 실은 채 7일~8일 서울 강남과 강북 일대를 순회할 것을 예고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000년 신세계가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과 공동투자로 설립한 회사다. 

7일 오전 10시 <오마이뉴스>가 서울 상암동 YTN 본사 앞에서 마주한 시위 트럭에 실린 LED전광판에선 "스타벅스코리아는 현장 파트너들의 고객서비스 가치에 맞는 임금을 지불하라", "스타벅스의 가장 큰 자산은 파트너입니다. 이를 잊지 말라" 등의 문구가 반복해서 재생됐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은 '회사가 그동안 이벤트 상품 등을 제공하는 행사를 수시로 벌이면서 업무가 과중해졌다'라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특히 지난 9월 28일 진행된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새겨진 리유저블컵(다회용컵) 무료 제공 이벤트는 직원들이 행동에 나서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벤트 당일 매장에 고객들이 몰려들었고, 스타벅스 비대면 주문방식인 사이렌오더 앱에는 7000여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음료가 650잔까지 늘어나 음료를 제조하는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인력 보강이나 보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지난 5일 매장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준비 과정의 소홀함으로 업무에 과중함과 큰 부담을 준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파트너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직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는 역부족이었던 걸로 보인다. 

노동조합 없는 스타벅스, 22년 만에 집단 행동
 
트럭 시위에 나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문구가 트럭 전광판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
 트럭 시위에 나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문구가 트럭 전광판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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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시위 현장에선 직원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7일 YTN 앞에 정차한 시위 트럭 앞에도 취재진 수십 명만 모였을 뿐 스타벅스 직원이나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시위트럭을 운행하는 기사는 "직원들의 연락을 받고 계획된 동선으로 이동한다"면서 "시간에 맞춰 이동할 뿐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라고 밝혔다. 

앞서 6일 트럭 시위를 기획한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은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우리는 한 잔의 커피, 한 분의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원하는 것"이라며 "스타벅스코리아는 과도한 판촉비용을 감축하고, 인사비용을 강화하여 인력난을 개선하라"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직원 휴게 공간은 5평도 안 되고,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매일 대걸레 옆에서 밥을 먹는다"라며 "(스타벅스코리아는) 무리한 신규점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질 때"라고 강조했다. 

스타벅스코리아 매장 수는 1999년 이대점이 생긴 이래 매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100호점을 오픈했고 2011년에는 680호점을 돌파했다. 2016년 12월에는 한국 스타벅스 1000호점인 청담스타R점을 오픈했다. 현재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21년 9월 기준 1600여 개가 넘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9284억 원, 영업이익은 16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0년 매출액 2416억 원, 영업이익 214억 원에 비해 각각 798%, 768% 증가한 수치다.

"시간 대비 노동 강도는 엄청나다"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앞에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앞에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의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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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파트너 이아무개(20대)씨는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밖에서 보면 일하는 시간은 길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 대비 노동 강도는 엄청나다"면서 "평소에도 바쁘지만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정말로 죽었다 생각하고 미친 듯이 일한다. 러시가 일 시작과 함께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그런데도 월급은 100만 원이 조금 넘는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이유'에 대해 이씨는 "처음부터 정직원 형태 들어왔고 능력만 갖추면 부점장과 점장, 지역 매니저로 승진할 것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주 5일 하루 5시간 근무하는 스타벅스 바리스타는 시급 9200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연장근무 수당 등이 더해져 130만 원대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현재 1600여 개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면서 1만 8000여 명의 정규직 직원들을 두고 있다. 이들은 파트너와 슈퍼바이저, 부점장, 점장, 지역매니저 순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파트너는 하루 5시간 근무가 기본이다. 하루 8시간 근무가 가능한 부점장 및 점장의 급여는 평균 250만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한편 7일~8일 이틀 동안 강북을 도는 시위 트럭은 7일 오전 마포구 YTN 본사 앞에서 출발해 상암동 일대 언론사 밀집지역을 돈 뒤 홍대입구역, 신촌역, 이대역, 이대R점(스타벅스 1호점), 스타벅스 환구단점을 지나 서울 중구 스타벅스 본사 앞에 정차할 예정이다. 같은 날 강남지역을 도는 시위 트럭 역시 오전 10시 강남역을 출발해 역삼역, 선릉역, 삼성역, 봉은사역, 코엑스몰, 압구정로데오역 등 강남 인구 밀집 지역을 돌 예정이다.  이후 오후 5시께 스타벅스 청담스타R점(스타벅스 1000호점) 앞에 정차할 예정이다.

태그:#스타벅스, #시위, #상암동, #트럭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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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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