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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공 신익희 동상. 서울시 강동구의 강동역 근처에서 찍은 사진.
 해공 신익희 동상. 서울시 강동구의 강동역 근처에서 찍은 사진.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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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막말과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세태에서 해공 선생의 융숭 깊고 금도 있는 발언은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에도 지혜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주요 어록을 살펴본다.

세계의 역사는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큰 길로 전진하고 있다. 한강의 깊은 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 어떤 곳에는 내려가는지, 올라가는지 잘 모르게 보이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에는 물이 뱅뱅 도는 곳도 있다. 그러나 쉬지 않고  한강수는 바다로 바다로 자꾸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는 민주주의에로 줄기차게 흘러가고 있다. 이 흘러가는 주류(主流)에 어겨 반대하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심지어 마음이 뱅뱅 도는 분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다 같이 흐르고 말 것이다.

개인 때문에 국가가 필요하지 국가 때문에 개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전체주의와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각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데서 싹트고 발전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대문명은 개인주의에서 발전되어 온다. 즉 민주주의는 개인주의 체제로서 발전되는 셈이다. 이점에 있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판이하다는 점이다.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 해치는 것을 서슴치 않는 나쁜 마음으로서, 우리가 배척하고 저주해야 하겠지만, 개인주의는 내가 소중한 만치 남도 소중하다고 하는 인간의 야심의 산물이다. 즉 개개인이 모두 건전하게 살아가게 되면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잘 살수 있다는 것이다. 

벼슬살이의 요결(要訣)은 두려울 외(畏), 이 한 자에 있을 따름이라 하였다. 옛날의 '치현결(治縣訣)'에 있는 말이다. 의(義)를 두려워하며, 법(法)을 두려워 하며, 상관을 두려워 하며, 백성을 두려워하며 마음속에 항상 두려움을 간직하면 결코 방자(放資)한 일이 없을 것이요, 이것이야 말로 과오를 적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처사(處事)에 두려운 마음으로 대하면 자연히 겸허하게 되고, 사욕(私慾)을 멀리하게 되며, 근신(謹愼)하게 되고, 부지런해지며, 청신(淸新)한 정사(政事)가 이루어지는 법이니 그 얼마나 요긴한 마음씨이겠느냐 하는 말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크게 꺼려야 할 것은 교만(驕慢)과 사치(奢侈)이다. 교만에 있어서는 학식이 남보다 조금 더 아는 것이 있다하여 남을 무시하는 오만(傲慢)한 말씨나 태도, 또 돈 푼이나 가지고 있다하여 없는 사람을 천대하는 버릇, 또 높은 자리에 올랐다하여 잘난 체 하는 거만한 행동 등 이 모든 것을 교(驕)라고 한다. 이것을 한자(漢字)로 쓰면 문교(文驕) 부교(富驕) 권교(權驕)라고 한다. 

그리고 사치(奢侈)는 지나치게 향락적인 소비 또는 필요 이상의 치장을 말하는 것으로 옷치레, 음식치레, 집치레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의복은 검소하고 깨끗하게, 음식은 채소와 밥 한 그릇, 국이 있으면 더욱 좋지, 매일 먹는 것으로 이 이상 무엇이 더 필요 하겠느냐? 사는 집 또한 용신(容身)할 정도면 되지 무슨 호사스럽고 광활한 집이 필요 있겠느냐 말이다. 

남의 의견을 들을 줄도 또 존중할 줄도 모르는 정치인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
1953. 11. 18. 정부 요인들이 전방 낙하산부대를 방문한 가운데 신익희 국회의장이 치사를 하고 있다(왼쪽 김병로 대법원장).
 1953. 11. 18. 정부 요인들이 전방 낙하산부대를 방문한 가운데 신익희 국회의장이 치사를 하고 있다(왼쪽 김병로 대법원장).
ⓒ 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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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집 한칸 없다고 집 한 채 마련하라고 권고하나 내가 망명 때 항일독립이 평생의 소원이었고 이제 반조각이나마 독립된 조국에서 국사를 맡게 되었으니 더 바랄게 있겠는가. 

위정자는 모름지기 공변되고 인자하고 깨끗하며 곧아야 한다.

사람을 상대하여 이야기 할 때에는 태도는 온화 태평하고 주장은 견결 명료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일은 여러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한 사람이나 몇몇 사람의 뜻으로 이루어짐은 이것이 독재이고 전제인 것이다.

공부하는 학생들도 책을 읽으면서도 나라를 보호하는 일을 잊지말라.

사람마다 저 잘난맛에 산다. 내가 잘낫다 생각하면 남의 잘난것도 인정해 주어야한다. 
 
해공 신익희 선생 어록 새겨진 비석
 해공 신익희 선생 어록 새겨진 비석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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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투는 머리에 얹고 다니지말고 발뿌리에 놓고 다녀라. 국가 이익에 어긋나고 국민 복지에 침해되어 자기 위치와 능력으로 감내하기 어려울 때는 미련없이 박차고 그만 둘 각오와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국가공무원으로서 부정 부패로 죄악이 관영(貫盈)한 자는 동대문 남대문에 효수경중(梟首警衆)하여 본보기를 보여야 하느니라.

서로의 주장이 다를수록 타협하고 절충해서 타협점을 찾든가 또는 자기의 주장을 설득으로써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일을 처리 해야한다. 이것이 민주주의니라.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폭행을 한다든지 심지어 테러를 한다는 것은 비극이고 하나의 큰 죄악이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해공 신익희 평전] 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해공, #신익희, #신익희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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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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