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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030 축의 전환>
 책 <2030 축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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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어렵고도 쉬운 작업이다. 정확하게 집어낼 수 없다는 점에서 날씨를 예측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하지만 오류를 전제로 하는 것이 예측이므로 손쉬운 노릇이기도 하다. 소설 <1984>에서 조지 오웰이 그려낸 막강 소련 제국은 1984년에 붕괴 조짐을 보였고, 1991년 12월 31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웰의 예측은 빗나갔다.
 
불과 9년 앞으로 다가온 2030년의 미래상을 여러 각도로 예측한 <2030 축의 전환>은 흥미로운 책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마우로 기옌 교수가 펴낸 저서의 부제(副題)가 우리의 눈길을 끈다.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그는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2030년의 면면을 8가지 항목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들어가는 글에서 그는 노년층 인구의 증가, 여성의 부 확대, 거대해질 아시아 중산층 시장, 산업용 로봇과 감시장치의 일상화, 도시의 비대화와 여성의 출산율 하락 같은 문제를 짚는다. 이런 변화는 2020년에서 추출한 각종 자료와 지표를 근거로 한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종식과 미-중 무역전쟁의 종결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 특히 유념해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한국 사회에서 자주 회자(膾炙)하는 '저출산 고령화'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은이는 세계적으로 여성의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의 대학진학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그에 기초한 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가 출산율 하락의 요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수많은 오락으로 성관계에 무관심한 인간이 늘어난다고 한다.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을 제외하면 세계 전역에서 인구 감소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옌은 예측한다. 2020년에 세계의 60대 이상 인구가 10억이었으나, 2030년이면 14억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것은 노년층을 위한 거대한 '실버 시장'의 개막을 뜻한다. 세계 주요국의 2030년 60대 이상 인구 비율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일본 38%, 도이칠란트 34%, 영국 28%, 미국 26%, 중국 25%." (75쪽)
 
그때가 되면 70대의 평균적인 삶이 지금의 평균적인 50대의 삶과 비슷해질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노동시장은 실버 세대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되, 기업은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실버 시장에 관심을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지 않은' 아이들과 '오지 않을' 아이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노인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중산층과 여성
 
기옌 교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은 2020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 하지만 그들은 정체돼 있고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젊은 세대가 중산층에 편입될 기회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신흥공업국에서는 해마다 1억 이상이 중산층에 진입하고 있다. 2030년에 중국의 중산층은 4억에 이를 전망이다.
 
얼마 전에 출시된 경차 캐스퍼가 상당한 인기라고 전한다. 상당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반대로 인도에서 출시한 2000달러짜리 자동차 '타타 나노'는 그야말로 폭망했다. 인도 중산층의 감각을 사로잡지 못한 까닭이다.
 
"타타 모터스는 서양의 중산층이 되고 싶었던 인도 중산층의 마음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 중산층에 중요한 것은 소득수준뿐 아니라, 느낌이다." (117~123쪽)
 
지은이가 제시하는 2030년의 모습 가운데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여성의 괄목할만한 사회진출과 여성이 장악하게 될 부의 모습이다. 기옌은 2030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여성이 소유할 것이라고 확언한다. 유리천장이나 경단녀 같은 용어가 사라지리라는 반가운 예측이다. 런던 정경대 교수 폴 돌란의 지적은 한층 음미할 만하다.
 
"당신이 남성이라면 결혼하는 게 좋을 것이다. 여성이라면 결혼에 신경 쓰지 마라. 남성은 결혼해도 어려움 없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며 수명도 조금 늘어난다. 반면에 여성은 달라진 인생을 참고 견뎌야 하며,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여성과 비교해 수명도 줄어든다. 가장 행복하고 건강한 집단은 결혼하지 않고 자녀도 없는 여성들이다." (165~166쪽)
 
과학기술과 공유경제
 
인공지능이 인류의 종말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한 스티븐 호킹처럼 일부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의 특이점을 두려워한다. 복잡하고 정교하게 진화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순간이 특이점이다. 혹자는 2050년 무렵에 특이점이 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과학기술은 잠시도 멈추지 않고 전진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대여섯 명의 노동자를 대체할 로봇, 교통의 흐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우주 탐사와 식민지 건설에까지 활용될 3D 인쇄기, 나노 기술로 만들어질 새로운 의류.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는 가상현실은 이미 공상과학영화의 소재가 아니다.
 
소유 없는 세상도 다가오고 있다. 인류 역사의 90% 기간 동안 인간은 사유재산 없이 생존했다고 기옌은 주장한다. 농업혁명 이후에 생겨난 사유재산제도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고 한다. 재산 없는 인간이 재산을 가진 인간보다 행복하다고 주장하면서 저자는 2030년에 공유할 수 있는 본보기로 주택과 자동차, 일자리를 말한다.
 
이동통신 기술로 공급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필요에 따라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겠다는 '우버'에 기초한 에어비앤비는 겨우 2007년 10월에 시작됐다.
 
"에어비앤비에는 현재 191개국의 6,500개가 넘는 도시, 마을, 교외 지역 400만 곳이 등록돼 있으며, 기업가치는 400억 달러에 이른다." (275쪽)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쿠빌라이 칸이 1260년 처음으로 통용시킨 지폐가 마르코 폴로의 경탄을 자아냈다는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그런데 2030년이면 수많은 디지털 대안화폐가 등장할 것이다. 지금 통용되는 암호화폐의 가치는 대략 수천억 달러에 이르며, 화폐의 가짓수도 국가의 숫자보다 많다. 이들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기초하고 있다.
 
"벽돌로 쌓아 올린 벽이 늘어서 있다. 벽을 지나가는 사람은 자신만의 기록을 벽돌에 새긴다. 무엇인가 적혀있는 벽돌 바로 옆에 빈 벽돌이 남지 않도록 채워야 한다. 그래서 제일 윗줄부터 차례로 아래까지 벽돌 하나하나가 채워진다. 벽돌에 새겨진 기록은 절대 지워지지 않으며 누구나 기록을 볼 수 있다. 이런 벽 대신 서로 이어진, 수정과 변조가 불가능한 기록을 보관하는 가상의 디지털 기록 보관소가 블록체인이다." (320~321쪽)
 
가상화폐는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전 세계가 사용할 수 있는 열린 금융제도를 만드는 것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뿐 아니라, 지적 재산에 관한 기록과 사건을 보관할 수 있기에 지적 재산권 사업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기옌의 생각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투표도 가능하며, 가장 진보한 전자정부는 에스토니아 정부라고 한다.
 
글을 마치면서
 
2030년까지 고작 9년이 우리 앞에 남아있다. '축의 전환'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시기가 그야말로 코앞에 있다. 2009년 11월 50만대에 불과하던 스마트폰이 2010년 10월에 400만대를 돌파한다. 그리고 11년 세월이 흐른 지금 세상은 경천동지할 지경으로 변했다. 그동안 뭘 했지, 하는 짧은 시간에 세계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명제는 고금동서의 진리다. 변화가 밀려올 때 그것을 거부하거나 등을 돌리는 것은 자멸을 의미한다. 지나치게 직선적이거나 수직적인 사고가 아니라, 곡선적이고 수평적인 사고로 유연하게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진행 상황에 따라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우스개로 보이지만, 실제 세상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현실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친숙한 세계는 2030년에는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런 상황을 유쾌하게 수용하고 즐기는 편이 나을 것이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명언으로 글을 맺는다.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내는 데 있지 않고,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 (17쪽)

덧붙이는 글 |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 지음, 우진하 옮김, 리더스북, 2021.


2030 축의 전환 -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마우로 F. 기옌 (지은이), 우진하 (옮긴이), 리더스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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