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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쓴 논문이 실린 정보경제학 분야 국제학술지 'Information Economics and Policy'(왼쪽)와 'Applied Economics Letters'
 양상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쓴 논문이 실린 정보경제학 분야 국제학술지 "Information Economics and Policy"(왼쪽)와 "Applied Economics Letters"
ⓒ 연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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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매체 숫자가 늘수록 특종이 더 쉽게 묻히고, 포털 뉴스 영향력이 커질수록 정파적 성향이 다른 언론 매체들의 차별성이 줄어 논조도 비슷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는 5일 <한겨레> 대표이사를 지낸 양상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쓴 논문들이 SCI(Science Citation Index, 과학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2곳에 잇달아 실렸다고 밝혔다.

먼저 양 교수와 최재필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가 함께 쓴 '디지털 시대, 탐사 저널리즘과 (자본과 권력에 의한) 뉴스매체 포획'(Investigative Journalism and Media Capture in the Digital Age)이 지난 8월 25일 정보경제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인포메이션 이코노믹 앤드 폴리시(Information Economics and Policy)>에 실렸고, '보도 품질이 다른 뉴스매체들 간의 (정치적) 보도 편향 차별화'(Media bias with Asymmetric Quality)도 지난 8월 <어플라이드 이코노믹 레터스(Applied Economics Letters)>에 실렸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정보통신정책연구>에 실린 '웹포털의 뉴스 시장 참여와 뉴스매체의 보도 편향 차별화'(Media bias with a Digital Intermediary)도 이들 논문과 비슷한 문제 의식을 갖고 진행한 연구 결과물이다.

포털뉴스 시대, 특종은 쉽게 묻히고 언론사 논조도 좌지우지

양 교수는 언론인이자 언론사 경영인으로 직접 겪은 한국 언론계 현실을 자신이 전공한 경제학에 접목했다. 그는 매체 홍수 시대, 언론이 자본 권력 앞에 취약해지는 현상과 포털 뉴스가 언론 매체의 정파적 보도 편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경제학 모델로 분석했다.

그는 첫 번째 논문('디지털 시대, 탐사 저널리즘과 뉴스매체 포획')에서 자본과 권력이 뉴스 매체에 광고, 협찬 등 물질적 보상을 치르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는 이른바 '뉴스매체 포획' 현상이 디지털 시대에 더 쉬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디지털 시대 뉴스 매체가 폭발적으로 늘면 포획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져 권력의 영향력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과거 뉴스 매체들이 '특종' 보도로 독점 수입을 얻는 '독점 유지 기간'이 하루나 반나절이었지만 수많은 매체의 '베끼기 보도' 때문에 수 분 단위까지 짧아졌다고 봤다. 예를 들어 뉴스매체 숫자가 100곳에서 1000곳으로 늘어 비슷한 보도가 10배 늘더라도, 각 뉴스당 독점유지기간이 12시간에서 5분으로 1/144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결국 자본과 권력이 이들 매체를 모두 포획할 때 드는 비용 부담은 10/144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 '2017년 신문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일간신문사는 200여 곳이고, 소규모 인터넷 언론사는 4000여 곳으로 약 20배에 이른다. 포획 비용 감소는 고품질 뉴스를 생산하는 뉴스 매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광고주가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양 교수는 "디지털 환경이 불러온 뉴스매체 수의 폭발적 증가와 베끼기 보도의 만연은 언론자유와 언론 본연의 역할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정부와 시민사회는 출처를 밝히지 않는 복제 보도를 규제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조회수 경쟁' 때문에 논조 비슷해져

아울러 그는 독자들이 뉴스를 언론사 홈페이지 대신 포털을 통해 소비하는 현상도 뉴스매체 정파적 보도 편향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그는 포털뉴스의 서비스 품질이 높을수록 뉴스 매체들의 정파적 보도 차별화가 감소한다고 분석했다('웹포털의 뉴스 시장 참여와 뉴스매체의 보도 편향 차별화').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뉴스의 서비스 품질이 언론사 홈페이지보다 뛰어나고 뉴스 전재료도 많은 상황에서는, 정치적 보도 편향이 중도에 가까운 매체들도 극단에 치우친 매체 쪽으로 끌려가 결국 논조가 서로 비슷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6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보도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 당시 진보와 보수 편향 뉴스 매체들이 서로 비슷한 논조를 보인 사례를 들었다.

양 교수는 "전재료가 커질수록 뉴스매체들은 자신만의 차별적인 논조와 뉴스로 경쟁하기보다는 포털의 플랫폼에서 뉴스매체들끼리 유사한 뉴스로 더 치열한 페이지뷰 전쟁을 벌여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파적 성향이 비슷한 경쟁 매체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고품질 매체의 보도 품질이 높아질수록 저품질 매체의 정파적 보도 편향이 더 강화됐다('보도 품질이 다른 뉴스매체들 간의 (정치적) 보도 편향 차별화'). 고품질 매체는 상대적으로 취재 인력이 많아 기존 논조를 바꾸기 어려운 반면, 저품질 매체는 인력이 적어 논조를 바꾸기도 쉽다는 것이다.

양상우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편파 보도나 진영 논리에 매몰된 정파적 보도, 뉴스 매체의 자본에 대한 종속 문제를 저널리즘적 측면으로만 접근해서는 근본적인 구조와 특징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한국 언론이 처한 저널리즘 위기를 풀려면 뉴스매체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에 대한 이해와 진단 등 경제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겨레> 대표이사를 지낸 양상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겨레> 대표이사를 지낸 양상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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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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