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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를 일으키는 효자'에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골칫거리'까지, 다양한 평가 속에 40년 가까이 전기를 생산해온 삼천포화력발전소가 서서히 생명을 다하고 있다. 쓸모를 다한 까닭이다. 그러나 낡은 건축물일지언정 새로운 쓸모는 정녕 없을까? 이런 물음으로 <뉴스사천>과 <고성신문>이 함께 답을 찾아 나선다. 화력발전소가 교육‧문화발전소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 기자 말

국내에 화력발전소가 만들어져 가동을 시작한 건 1930년부터다. 초기엔 발전기 1기에 1만kW급이었으나, 지금은 100만kW급이 예사이니 그만큼 기술의 발전이 빨랐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발전소는 한번 들어서기가 어렵지, 일단 들어서고 나면 완전히 문을 닫기가 쉽지 않다. 전기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새 발전소의 터 찾기가 매우 어려운 데다, 송전선로 등 이미 갖춰 놓은 시설을 재사용하려다 보니, 수명이 다한 발전소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새 발전소를 다시 짓는 일이 다반사였던 셈이다.
 
발전시설을 지하로 보내고 지상을 공원으로 조성한 서울화력발전소의 전경(서울화력발전소 사진 제공). 서울화력은 “지역주민과 긴밀히 소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발전시설을 지하로 보내고 지상을 공원으로 조성한 서울화력발전소의 전경(서울화력발전소 사진 제공). 서울화력은 “지역주민과 긴밀히 소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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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한국중부발전㈜이 운영하다 폐쇄한 충북 서천화력 1‧2호기 터를 옛 동백정 해수욕장으로 복원하기로 한 일은 더욱 주목받는다. 비록 서천군과 주민들이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에 동의하면서 얻어낸 결과이긴 해도 지역의 소중한 자연 자원을 지역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뜻깊어 보인다.

한국 최초 화력발전소의 변신

발전시설이 있던 자리를 지역주민에게 돌려준 일은 이뿐 아니다. 다름 아닌 서울화력발전소의 사례다. 공교롭게도 서울화력 역시 중부발전이 운영하는데, 서울시 마포구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발전소라는 점이 놀랍다.

서울의 도심에 있다는 사실에서 짐작하듯 서울화력의 역사는 꽤 깊다. 앞서 언급한 '1930년 건설, 1만kW급 발전기'의 주인공이 바로 서울화력의 전신이다. 그땐 경성전기주식회사가 주인이었다.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 발전소는 1960년대 후반까지 '당인리 발전소'라 불리며 '서울 시내 전력 공급'이란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다.

역사가 오랜 만큼 서울화력에선 낡은 발전소를 허물고 새 발전소를 짓는 일이 거듭됐다. 그렇게 새로운 발전소로 가장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게 지난해다. 2007년에 서울복합발전소 건설 기본계획이 섰고, 2013년에 공사가 시작됐다. 2019년 11월에 상업 운전을 시작했으며, 2020년 6월에 종합준공을 했으니, 계획부터 준공까지 꼬박 13년이 걸렸다.

새롭게 태어난 서울화력발전소는 1기에 37만kW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 2개로 구성됐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복합화력 방식이다. 이 과정에 발생하는 열을 여의도와 동부이촌동 등 발전소 주변 지역 10만 세대에 난방열로 공급한다.
 
새서울화력은 발전시설 대부분을 땅 아래로 감췄다. 이에 발전소 주변 부지는 공원이 되었다.
 새서울화력은 발전시설 대부분을 땅 아래로 감췄다. 이에 발전소 주변 부지는 공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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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생산하던 발전소가 문화와 예술을 키우는 발전소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조만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기를 생산하던 발전소가 문화와 예술을 키우는 발전소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조만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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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서울화력은 이처럼 다양한 특성을 가졌다. 그런데 놀랄만한 특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발전시설 대부분을 땅 아래로 감췄다는 점이다. 대신에 지상 공간을 공원으로 꾸미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주차장도 개방한다. 지난 7월 1일엔 발전소와 주택가 사이를 가로막았던 담장을 허물기도 했다.

서울화력의 파격적인 변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철거하지 않고 남긴 발전시설 일부를 전시와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시설로 거듭나게 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와 손을 잡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나진 않았으나 전기를 생산하던 발전소가 문화와 예술을 키우는 발전소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조만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발전소 건설은 발전사와 지역민 사이에 늘 첨예한 문제다. 소음과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가 뒤따르는 탓이다. 그런데도 서울화력은 지역사회와 큰 충돌 없이 복합발전소 건설에 성공했다. 앞서 소개한 주민 친화형 접근이 효과를 거뒀음이다.
 
남은 옛 발전시설은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남은 옛 발전시설은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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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7월 2일 만난 서울화력 관계자는 "주민들의 이해가 없인 불가능한 일"이라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서울화력은 복합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해 주민과 긴밀히 소통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 발전소의 지하화, 지상 공간의 공원화를 약속했다. 발전소 일부를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이때 나왔다. 반대로 지자체와 지역주민은 발전소의 안정성 검증에 참여하기도 했다.

폐산업시설의 탈바꿈은 계속된다

이처럼 서울화력은 새 발전시설을 짓기 위해 지역사회 공헌이란 이름으로 적지 않은 것을 지역민들에게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식의 조건부 사회공헌, 조건부 문화사업만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선 기획기사로 소개한 것처럼,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쓰레기 소각시설이 아트벙커로, 철강공장이 문화와 휴식 공간으로 거듭난 사례는 다양하다.

여기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이 한몫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광명시의 폐광산은 '에코디자인'을 이끄는 창조공간으로 바뀌었고, 나주시의 명주실 뽑던 공장은 문화교육공간으로 거듭났다. 담양군의 한 곡식 창고는 예술을 담는 창고로 쓰이고 있다.

해외 사례는 더욱 다양하다. 그중 영국 런던의 템즈 강변에 있던 화력발전소가 테이트모던 현대미술관으로 변신한 것은 폐산업시설의 새로운 활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삼천포화력발전소에도 무궁무진한 기회가 남아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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