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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총학생회 산하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소추위)'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10월 30일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학 본부 측과 소녀상 건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소추위는 총장이 면담마저도 거부해 더 이상 학교 측과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제막식을 강행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와 더불어 현수막 설치 및 SNS 챌린지 등을 통해 학내·외로 공식적인 소녀상 건립을 천명키로 했다. 이는 소녀상 건립을 위해 지난 4년 동안 대학본부와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진척이 없자 선제적으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소추위는 "학내에 소녀상이 세워진다면 지역거점 국립대로서 최초 건립이라는 의의"가 있고 "다른 학교에도 소녀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등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소추위는 충남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단과대학생회, 학과학생회, 학생, 일부 교수(충남대 민교협), 교직원, 동문을 한 곳으로 모았다. 즉 소추위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를 포함한 많은 전쟁 피해자를 추모하고, 학내구성원에게 역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소녀상 건립은 최근 하버드대 존 마크 램지어 미쯔비시 교수 등으로 인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란이 많아지면서 과거와 현재의 충남대 구성원뿐만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과 역사의 희생자를 위로하는 행위를 위해 추진하려는 것이다.

주지하듯이, 2021년 2월 이후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일본법 석좌교수는 '태평양전쟁에서의 성계약'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이며 공인된 성노동자(sex workers)"였기 때문에 일본에 납치돼 매춘을 강요당한 '성(性)노예'가 아니라고 주장(위안부=매춘부)하여 논란을 일으키면서 논문 철회 요구가 국제적으로 확산된 바 있다.

램지어 교수 논문에서 "여성들은 전쟁터로 가기 때문에 단기 계약을 요구했고, 업자는 여성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계약"을 요구했다. 또한 그는 일본군 위안부들이 강제적 성노예(sex slave)가 아니라 모집을 보고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은 "성노동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충남대 소추위의 발족은 지난 2017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추위는 "충남대는 충청도민의 세금으로 세워지고 운영되는 지역거점 국립대"이며 "학내에 소녀상이 세워지면 많은 학생뿐 아니라 근처 주민들도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당시 총학생회는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를 통해 지난 2017년 8월 설문조사 결과 1168명 중 95.6%가 찬성했고, 2017년, 2018년 전체 학생대표자회의 소녀상 건립 표결에서도 각각 찬성이 87.6%, 89.8%로 나왔다. 2019년 진행한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3764명이 서명하는 등 학내 구성원 의견을 충분하게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소녀상 건립을 위해 2년간 모금 활동을 통해 충남대 민주동문회가 1700만 원을 내놓았고 학생 모금 및 관련 굿즈 판매 수익금 등을 합쳐 총 2300만 원을 모금했다.

2018년 10월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운성, 김서경 부부와 계약을 완료했다. 이러한 소녀상 건립은 충남대학교 서문 앞 삼각지에 세워질 예정이다. 일반적인 소녀상과는 다르게 충남대학교를 뜻하는 '월계수 무늬'와,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맞잡는 손'이 의자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처럼 소추위는 2017년 소녀상 건립논의가 시작된 이후부터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됐다고 판단하여 학교 측에 소녀상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학교 측은 여전히 소녀상 건립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된 이유는 소녀상 건립이 일본과의 정치적 외교 마찰의 우려 뿐만 아니라 학내에 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충남대학교 캠퍼스 조형물 설치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며 (교수, 직원 등) 다른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학내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면서도 소추위에서 제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서명지 등은 인정하지 않고 있고,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제시해 달라는 요구에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은 채 반대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게 대학본부 측이 소추위 측의 소녀상 건립에 대해 어떠한 반대 이유를 들이댄다고 해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대학본부는 2017년 이후 2번의 총장이 바뀌었지만, 지금까지 소취위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의 여론 수렴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소추위가 스스로 제풀에 지쳐 소녀상 건립을 중단하기만을 바랬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충남대 대학본부 측은 향후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철 지난 한일관계의 정치적 외교 마찰을 들먹이며 소녀상 건립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대승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소녀상 건립이 과거와 현재의 충남대 구성원뿐만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과 역사의 희생자를 위로하는 행위를 위해서라도 충남대 대학본부는 소녀상 건립 반대를 철회하는 것이 구성원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전충남인권연대 회원 양해림 교수이며 대전충남인권연대 뉴스레터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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