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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9. 28. 국회 본청 앞, 선행교육 규제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기자회견 .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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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수능 킬러문항 금지법'이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에 의해 대표 발의되었다.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선행교육 규제법)에 수능을 포함하는 개정안'이다.

선행교육 규제법 개정안의 필요성이 강력히 대두된 이유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학년도부터 불수능 기조가 유지되던 중, 2019학년도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리며, 사교육계의 내로라하는 강사들도 '고교생이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라고 혀를 내둘렀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위반한 수능의 피해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임을 뻔히 알면서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소송은 2년에 걸쳐 이어졌고, 결국 지난 4월 기각되었다.
 
공교육정상화법은 '학교와 대학 입학 전형의 경우 국가, 시도 학교가 정해놓은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가가 정한 교육목표와 내용에 맞게 학교가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그 내용에 대하여 공정하게 학생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이 법률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학교와 대학이 아닌 국가가 출제하는 입학전형, 즉 수능이 선행교육 규제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판결로 인해 수능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엄격하게 지킬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 명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2014년 선행교육 규제법이 시행된 이후, 교육부는 담당 부서를 운영하며 대학별 고사 문제 출제 시 교육과정 범위 및 수준을 준수하는지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부, 즉 국가가 출제하는 수능은 선행교육 규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한 것은 법 적용의 한계와 약점을 스스로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킬러문항 없으면 변별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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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에 참여한 학생, 학부모의 의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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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9월 모의평가의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분석한 결과, 수학 영역 총 46개 문항 중 4개 문항(8.6%)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모의평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는 수능의 예비시험 기회였으므로 수험생들에게 그 어떤 시험보다 중요한 평가였다. 그러나 지난 6월 모의평가에 이어 이번에도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제가 출제되고 있는 현실이야말로 선행교육규제법 안에 수능이 포함되는 개정안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기자회견이 생중계되는 동안 사교육업계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유튜브 실시간 댓글창에 몰려와 교육과정을 줄여서 킬러문항이 생겼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퍼뜨리며 킬러문항이 없으면 어떻게 실력을 변별하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문제가 평이하게 출제되어 동점자가 많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수능의 원점수는 표준점수로 환산되어 선택과목의 반영비율에 의해 촘촘하게 세분화된다. 현재의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한, 동점자로 인해 불이익이 생길 확률은 지극히 미미하다.
 
궁극적으로 선다형 지필검사가 측정할 수 있는 학력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 게다가 세분화된 점수에는 측정 오차가 존재하므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자료도 아니고 참고자료가 될 뿐이다. 그러나 우리의 오랜 입시 관행은 미세한 점수 차로 한 줄 세우기를 할 수 있으니 맹목적으로 이 숫자를 붙잡고 있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 발의는 변별력을 이유로 킬러문항을 출제하던 관행을 바로 잡고, 교육과정 내에서 성실히 공부한 학생의 노력을 지켜주는 공정한 수능 출제 시스템을 만들 기반이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대한민국 공교육을 신뢰하는 학생, 학부모를 외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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