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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9경중의 하나인 안흥지는 예로 부터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안흥지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섬에 위치한 애련정은 월산대군, 서거정 등 당대의 문인의 시를 지을 정도로 명소였다.
▲ 예로 부터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은 안흥지의 애련정 이천 9경중의 하나인 안흥지는 예로 부터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안흥지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섬에 위치한 애련정은 월산대군, 서거정 등 당대의 문인의 시를 지을 정도로 명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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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은 인근 도시인 여주의 신륵사, 광주의 남한산성 등 전국적인 인지도를 지닌 명소는 없지만 수도권을 대표하는 온천이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현재 이천의 온천 중 근교에 있는 테르메덴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겠지만 원래 이천온천은 시내 한복판인 안흥동에 자리해 있다.

시내 중심부에서 동남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안흥동이지만 점차 주상복합 아파트촌으로 변모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인다. 그곳에는 이천 설봉 온천랜드와 미란다 호텔이 이천온천의 명성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미란다 호텔에 짐을 풀고 이천 시내를 천천히 산책해 본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온천인 이천온천은 시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 이천 온천이 있는 미란다 호텔 경기도를 대표하는 온천인 이천온천은 시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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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호텔은 이천을 대표하는 호텔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쇠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하지만 이 지역의 온천은 조선 세종 때부터 온천 배미라고 불리던 지역이고, 세종과 세조도 이 지역의 온천을 찾아 즐겼다는 기록도 있다.

이천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던 시기는 120년 전 구한말 시기로 한 농부가 이곳에서 용출되는 더운 샘물을 기이하게 여겨 그 물로 씻자 그가 가지고 있던 눈병이 완치된 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알려졌다고 한다. 현재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대중탕을 마음껏 이용하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지만 객실마다 온천수가 공급된다고 하니 한번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호텔이 낡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치 자체가 이천 시내와 멀지 않아서 마실 가듯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보기 좋다. 미란다 호텔을 나와 이천 도심의 매력을 한 꺼풀씩 벗겨보려고 한다. 호텔의 담을 돌아 시내 방향으로 조금씩 걷다 보면 버드나무가 아름답게 흩날리는 안흥지라는 연못을 만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이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는 안흥지지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면 통일신라시대 이전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안흥지가 본격적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계기는 연못 중앙에 있는 애련정이란 정자 때문이다. 세종 10년 1428년에 처음 세워졌고, 성종 5년인 1474년에 이천부사로 취임한 이세보가 기울어진 정자를 중건하고 나서부터다.     

애련정이라는 명칭은 당대 유명한 대신인 신숙주가 지었다고 전한다. 이 애련정은 유난히 임금의 방문이 잦았던 곳으로 유명한데 이곳이 세종대왕의 영릉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에 따르면 중종이 이곳에서 노인들을 위한 잔치를 베풀었고, 숙종, 영조, 정조 등의 왕이 친히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안흥지에서 다리를 건너면 곧장 애련정으로 이어진다. 안흥지의 규모는 크진 않지만 물가에 그윽하게 비친 나무들의 모습, 애련정의 고운 자태들이 어울려 가히 임금들이 반할 만한 풍경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애련정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애련정의 곳곳에는 유명 시인들의 글귀가 세겨져 있는데, 서거정, 월산대군 등 그 이름도 쟁쟁하다.      

하지만 애련정은 1907년 정미의병 당시 일본군이 이천시내의 480가구를 불태울 때 함께 소실되었다. 현재의 애련정은 이천시에서 안흥지를 시민공원으로 개발하면서 새롭게 복원한 것이다. 복원을 계기로 안흥지는 예전처럼 사람들로 붐비게 되었고, 이젠 이천 9경 중의 하나로 꼽힌다.

안흥지는 경관이 주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유명한 문인들이 안흥지와 애련지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시가 켜켜이 쌓여있어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것 같다. 안흥지 둘레길에서 애련정으로 통하는 남쪽 다리 입구에는 '애련정 시비'가 있다. 2개의 판석 위에 월산대군, 서거정, 조위 등 조선시대의 유명한 문인들이 애련정에 관해 지었던 시들을 모아 놓은 비석이다.      

안흥지와 애련정의 아름다움을 살피고 나면 언덕 위에 있는 온천 공원을 살펴볼 차례다. 공원의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조각 작품 40여 점과 함께 편안한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온천공원이라는 명칭답게 정상부에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족욕탕이 설치되어 있었다(현재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운영 중지). 

온천공원의 정상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설봉산 등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이천의 시내가 포근해 보였다. 크지 않은 이천의 시내를 천천히 둘러보며 하루를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이천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중앙로 문화의 거리는 많은 이천의 젊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거리다.
▲ 이천의 번화가 중앙로 문화의 거리 이천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중앙로 문화의 거리는 많은 이천의 젊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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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종합터미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천의 번화가는 다른 대도시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도시의 규모에 비해 제법 번화한 느낌을 준다. 중앙로 문화의 거리라 불리는 보행길을 걷다 보면 이천의 많은 젊은이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등 청춘의 꽃들이 여기저기 활짝 피어있다.

중앙 번화가에서는 어지간한 프랜차이즈들이 몰려 있어 눈길이 크게 가지 않지만 조금만 뒷골목으로 더 걷다 보면 수십 년 동안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오래된 노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이천을 대표하는 식당이라 할 수 있는 제일 갈비로 먼저 발길을 돌렸다. 어디에서도 흔하게 볼 수 없는 물갈비로 유명한 식당인 제일 갈비는 입구에서부터 제법 오래된 노포의 분위기가 풍긴다.      
 
육수를 갈비에 뿌려가며 먹는 물갈비는 수원 등 경기도 남부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이천의 제일갈비는 육수를 부으면서 먹는 독특한 방식을 자랑한다.
▲ 이천의 명물 물갈비의 모습 육수를 갈비에 뿌려가며 먹는 물갈비는 수원 등 경기도 남부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이천의 제일갈비는 육수를 부으면서 먹는 독특한 방식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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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물갈비는 방식이 조금 특이하다. 우선 가장자리가 동그랗게 파인 불판에 양념을 한 돼지갈비를 올려놓고 따로 제공된 육수를 부어가며 구워먹는 음식이다. 확실히 육수를 부어가며 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일반 갈비보단 제법 조리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잘 스며든 갈비의 맛이 정말 일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반찬으로 함께 나온 콩나물을 함께 넣어 육수에 졸여서 먹는다면 마치 갈비찜을 먹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원 등 경기도 중남부 일대에서 물갈비집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제일 갈비의 맛은 어디서도 따라 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인 것 같다.

식사를 배부르게 마친 후 이번에는 이천을 대표하는 오래된 빵집인 태극당으로 이동해 보기로 한다.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태극당은 서울 장충동의 동명의 빵집과 전혀 관계없는 곳이다. 
 
40년의 역사를 지닌 이천을 대표하는 빵집 태극당은 현재도 이천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40년의 역사를 지닌 이천을 대표하는 빵집 태극당 40년의 역사를 지닌 이천을 대표하는 빵집 태극당은 현재도 이천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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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다양한 빵들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고, 기존 프랜차이즈 빵집과 차별되는 맛이었다. 이천은 쌀과 도자기 말고도 다양한 매력이 존재하는 사실을 도보로 걸어가며 깨달았다. 내일은 이천의 어떤 장소로 우리를 안내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우리가모르는경기도 : 경기별곡> 1편이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 판매중입니다. 다음 브런치, 오마이뉴스에서 연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 했고, 사진자료 등을 더욱 추가해서 한번에 보기 편해졌습니다. 경기도 여행은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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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현재 각종 여행 유명팟케스트와 한국관광공사 등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별곡 1편> 저자. kbs 경인 <시사인사이드> 출연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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