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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징크스?  

대선 국면에서 당연히 대선과 관련된 이슈들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 중 이른바 '대선 징크스'도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다.

대표적인 대선 징크스로는 '국무총리 징크스'가 있다. 총리직을 통해 경쟁자보다 인지도를 쉽게 얻어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2인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김종필 전 총리와 이회창 전 총리, 고건 전 총리 경우처럼 결국 실패한다는 것이다.

또 여태껏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인물은 없다는 '서울대 법대 징크스'와 제6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같은 당명의 간판을 달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는 없다는 '같은 당명 재집권 불가' 징크스도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 출신은 대선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검찰 징크스', 혹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정치 초년생은 모두 실패했다는 '정치초년생 징크스' 그리고 관료 출신은 대권 도전에 실패한다는 징크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경기지사 징크스'도 있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경우처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대선 징크스'도 나온다. 정청래 의원은 '언론중재법' 강행처리에 반대하면서 청와대 앞 1인시위를 펼친 홍준표 의원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청와대 앞까지만 가고 청와대 안에는 못 들어가는 징크스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본래의 뜻이 흐트러진 '징크스', 이 말도 일본식 영어

그런데 이 '징크스'라는 말도 일본식 영어다. 징크스, jinx는 본래 "재수 없는 일. 또는 불길한 징조나 사람"이라는 의미다. 좋지 않은 경우에만 사용되는 말인 것이다. 하지만 일본식 영어 '징크스'는 jinx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 "재수가 좋은 것으로 생각되는 징조나 사람"의 의미도 '추가'되어 사용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모든 일본식 영어의 경우처럼 본래 영어 원어(原語)의 뜻이 아니라 일본식 영어인 '징크스'라는 말을 쓰고 있다. 시중에서 제기되는 대선 징크스 중에 '출생연도를 10년 단위로 끊어 대통령이 2명씩 배출된다'는 징크스도 열거되고 있는데, 이는 '징크스'라는 말이 잘못 사용된 경우다.

잘못 쓰이고 있는 '대선 징크스'란 말은 상당히 많다. 다음 언론 기사도 잘못된 일본식 영어 '징크스'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는 '충청 승리=대선 승리' 징크스가 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2017년 19대 대선에 이르기까지 충청권의 선택을 받은 후보는 늘 대통령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대선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징크스로는 '10년 교체설'을 꼽을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보정권 10년 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수정권 10년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10년 교체설의 징크스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경우의 '징크스'는 '~론'이나 '~설'로 써야 한다. 즉, 불필요한 '징크스'라는 말은 빼고 단순히 '충청 승리=대선 승리론', '10년 교체설'이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잘못된 일본식 용어의 사용으로 우리의 언어 생활은 이렇듯 교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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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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