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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결의대회
▲ SPC 세종공장 앞 화물연대본부장 발언 9월 23일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결의대회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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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손실 비용은 일일 최고 1000만 원이다. 우리 회사는 발생된 손해에 대해 청구 및 가압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손해액이 증가되지 않도록 하루빨리 운행에 복귀하길 요청한다."

증차 및 업무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파업에 들어간 SPC 화물 운송노동자의 가족이 지난 23일 SPC 중간관리업체인 운수회사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중 일부다. 

28일 <오마이뉴스>가 공공운수노조를 통해 입수해 확인한 이 문자에는 "현재 기사님(남편)께서 파업에 참여해 (SPC와) 계약위반행위로 인해 손해배상청구가 들어왔다"며 "회사(운수업체)와 기사님은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기사님이 일을 하지 않으면 손해배상과 계약해지, 차량에 투자한 모든 비용도 추후에 회수할 수 없다"라고 강조됐다.

정리하면 '지금처럼 파업을 이어가면 1000만 원씩 손해배상이 청구되고 계약도 해지될 수 있으니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하라'는 경고 메시지다. 이는 SPC가 물류 자회사인 GFS를 통해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빵과 재료 등을 가맹점에 납품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SPC 물량을 발주받은 운송사는 화물차주와 계약을 맺고 운송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 노동자들은 일당 등 수수료를 받으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SPC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1차적으로 파업이 일어난 뒤 광주전남 지역을 담당하는 운송사에 1차적으로 계약해지 및 손해배상을 통보했다. 이후 전국으로 파업이 확산되자 운송사는 화물연대 조합원과 가족들에게 경고문자를 보낸 것이다. 

앞서 2일 광주지역본부 SPC지회는 "SPC가 증차 및 업무환경 개선 등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파업을 시작했다. 서울과 경기, 세종과 충청, 대구와 경북 등 전국 14개 SPC 사업장의 화물연대본부 조합원 500여 명도 지난 15일부로 연대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해당 문자를 받은 당사자의 남편도 현재 연대파업 중에 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까지 청주와 세종공장 등에서 화물연대 노조원 90여 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청주시와 세종시는 화물연대의 집회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SPC 물건 배달하는 화물노동자, 왜 파업하나
 
SPC가 운영중인 자회사
 SPC가 운영중인 자회사
ⓒ SP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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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에서 열린 'SPC그룹의 계획적인 노조탄압 현장 증언 회견'에서 만난 광주·전남지역 화물 노동자 박아무개씨는 "제가 일한 만 7년의 시간 동안 실질적인 임금인상 한 번 없었다"며 "그런데도 화물차 한 대가 담당해야 하는 매장은 점점 늘어 8곳에서 18곳이 됐다. 회사는 배송 차량 수를 늘리지 않았고 합의한 약속마저 뒤엎는 일이 반복됐다"라고 주장했다.

"어느날 갑자기 베스킨라빈스 배송까지 맡으라고 하더라. 가는 길에 내려주면 된다면서. 추가 수당은 따로 없었다. 그러더니 햄버거 업체도 배송하라고 했다. 막상 해보니 그냥 배송이 아니라 가져온 물건을 옮기고 날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달에 네 번, 그것도 현장관리자가 지정해 준 날짜에만 쉴 수 있는 화물노동자들에게 업무가 계속 과중됐다. 이 상황을 바꿔보고자 화물연대에 들어온 거다."

박씨는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에는 편하고 좋은 노선을 기사들이 유지하려면 배차를 관리하는 현장관리자에게 향응을 제공해야 했다"면서 "어느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회사는 화물연대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한다고 협박했다. 여전히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인원들을 향해 특혜를 몰아줬다. 사측의 갑질이 현재의 상황을 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에서 배송을 하는 화물노동자 정아무개씨도 "화물노동자들은 하루 일당이 14만 8000원"이라면서 "그런데도 상하차간 파송이나 배송지연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전부 화물노동자에게 청구한다. 이것이 적게는 20~30만 원 많게는 80~90만 원이다. 이를 어떻게 견디나.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자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연대파업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SPC 관계자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단 SPC는 대화의 상대자가 아니"라면서 "파업하는 노동자들의 실질적으로 대화상대는 화물운송업체가 돼야 한다. 이들과 논의를 해야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SPC는 언론보도를 통해 화물노동자 파업의 주된 이유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노선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트와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빚은, 샤니, 삼립식품 등의 모기업이다. 파업에 나선 노조원들은 SPC와 계약한 운송대행업체 소속 화물차 노동자들이다.

지난 15일 이후 14일째 전국 SPC 사업장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화물노동자들은 오는 30일 1000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SPC삼립 청주공장 인근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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