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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 송파구 거여역 인근에서 아이들과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기후위기 집중행동에 참가한 심지윤님.
 지난 9월 25일 송파구 거여역 인근에서 아이들과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기후위기 집중행동에 참가한 심지윤님.
ⓒ 심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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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었던 9월 25일 오후 3시, 서울을 포함한 전국 13개 지역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곳곳에 박스로 만든 손피켓과 주황 손수건을 든 사람들이 등장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봤다. 피켓에 쓰인 문구는 각양각색이었지만, 가장 많이 보이는 문구는 이것이었다.

'지금당장 기후정의.'

이날은 기후위기에 공감하는 개인과 300여 개 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위기 비상행동'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집중행동의 날이었다. 필자도 당일 아침 코로나 백신을 맞은 몸을 이끌고(?) 2호선 잠실새내역 1인시위에 동참했다.

어떤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 이미 하고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와 올해 정부에서 요란하게 그린뉴딜안을 발표하기도 했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으며, 얼마 전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대응들은 '위기'로 다가온 기후문제를 적절히 대처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50년까지 대한민국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흡수하는 양을 합쳐서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2050'을 선언했다. 탄소 또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탄소중립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에서 밝힌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것도 진정한 의미에서 탄소중립은 없다고 지적받고 있다.

세 가지 안 중 1, 2안은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아닐 뿐더러, 3안에서는 에너지나 수송 산업 등 사회 제반의 구조를 바꿔 탄소배출을 전폭 감소하기보다는 지금 있지도 않은 미래의 기술력으로 탄소배출을 상쇄해 0으로 맞추겠다는 안이었다. 특히 산업계의 탄소배출량은 1, 2, 3안 모두 변동되지 않아 기업의 변화를 유도할 의지가 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청소년 대표가 탄소중립위원회를 탈퇴하며 시민의회를 제안하기도 했고, 청년단체들이 모여 2050년보다 10년 앞당긴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자체 안을 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후위기 '최후 방어선'이라고 불리는 지구 온도 1.5℃ 상승 시기가 3년 전 예측보다 10년 앞당겨진 2040년 이내라는 다소 절망적인 전망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 3년간 인간 활동이 지구 온도를 그만큼 높였다는 것이다.

2022년, 정치인들의 기후위기 대응 약속을 바란다

"지구는 하나뿐입니다. 지구가 망가지면 제가 살 곳이 없어져요!"

송파에서 지난 집중행동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직접 만든 문구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지역에서 기후위기 관련된 공부모임이나 교육, 활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나도 아직 공부 중이긴 하지만, 올해 송파의 한 생협에서 주최하는 기후위기 연속강좌를 들으며, 막연하기만 했던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후 후속 강의에 참여하다 보니 '기후위기 비상행동' 서울 단위에서 주최하는 회의에까지 참가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동네에서 일어나는 기후 관련된 활동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내년은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가 함께 열리는 해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표를 호소하는 이들에게 요구하자. 대통령이든 광역자치단체장이든 기초의원이든, 각자의 단위에서 탄소중립, 정의로운 전환,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공약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야말로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문제, 소비자의 문제 그리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를 포함해 모든 단위에서 협력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활동하는 미래당에서도 '우리동네 그린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동네 단위에서 기후문제를 대응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들은 충분히 요구할 수 있고, 그럴 권리가 있다. 우리와 아이들의 소중한 미래를 위해.

*<김소희·최지선의 아주 가까운 곳의 정치>는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주위에서 일어나는 생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피드백 주실 수 있어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최지선은 2021년 송파라 보궐선거에서 미래당 구의원 후보로 출마하였고, 현재 송파에서 환경과 성평등 관련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태그:#기후위기, #동네방네, #기후행동, #1.5도,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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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파에서 시민 개개인이 주인이 되어 함께 잘사는 사회를 궁리하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ditto.2020 페이스북@jeeseu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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