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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의 영향으로 유명 관광지보다 가족 단위 캠핑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 해 700만 명 이상이 캠핑을 떠난다고 한다. 수업하는 아이들도 대부분 캠핑 경험이 있었다. 어떤 아이는 아버지가 캠핑에 푹 빠져 매주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제일 즐거웠는지 물어봤다. 놀랍게도 많은 아이들이 재미있는 답을 했다.

"스마트폰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때 만큼은 스위치(게임기) 계속 하게 놔둬서 재미있어요."


실제로 캠핑족의 증가와 덩달아 보조배터리, 빔 프로젝트, 블루투스 스피커 등 '스마트캠핑' 기기도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은 앞다투어 야외에서도 마음껏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장비들을 출시하고 있다. 대자연 속에서도 어른들이나 아이들은 모두 온라인 세계에 다리 하나를 걸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스타벅스에서 사이코 패스를 본 이야기"라는 제목의 트윗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데이브 베스치오(미국배우)의 트윗은 한 때 사람들에게 '카페는 원래 어떤 곳인가?'라는 화제를 일으켰다.
▲ 스타벅스에서 사이코패스를 봤다. 데이브 베스치오(미국배우)의 트윗은 한 때 사람들에게 "카페는 원래 어떤 곳인가?"라는 화제를 일으켰다.
ⓒ 고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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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타벅스에서 어떤 남자를 봤는데
폰도 없고
태블릿도 없고
노트북도 없이
그냥 자리에 앉아서 커피만 마시고 있었다.
완전 사이코패스 같았다.'


무려 102만 개의 좋아요를 받은 이 트윗은 사람들에게 '카페에서 원래 무엇을 하는게 정상인가?'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질문을 던졌다.

이제 누구도 온전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어딜 가더라도 머리 한켠에는 카톡이나 뉴스, 메일 등의 업데이트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의 출퇴근길에 아무런 기억이 없는 이유도 우리의 의식 대부분이 스마트폰이 안내하는 온라인 세계에 있기 때문이다.

실물경제도 많은 부분은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현금보다는 페이로 지불한다.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출근도 컴퓨터 전원을 켜는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제 우리 대부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그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어중간한 현실을 사는 우리가 잃고 있는것은? 

가장 큰 피해는 집중력이다. 온라인 세계에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는 알람을 보낸다. 한번 비행기 모드로 하고 반나절을 보내보자. 비행기 모드를 해제하면 얼마나 많은 의미없는 알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지 놀랄 것이다. 수십 개의 알람을 일일이 상대하다 보면 무엇에 하나 진득하게 집중할 수 없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오스틴대 아드리안 워드 교수팀은 "스마트폰이 눈에 띌수록 가용 인지 능력이 줄어든다"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800명의 대상자를 두고 책상 앞에 스마트폰을 두는 그룹과 주머니나 가방에 넣은 그룹, 아예 다른 공간에 두는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문제들을 제시하고 얼마나 잘 풀 수 있는지 실험했다.

결과는 스마트폰을 아예 다른 공간에 둔 그룹이 가장 높았다. 이 결과를 통해 "스마트폰이 보이는 곳에 두기만 해도 인지능력이 감소했다"고 결론지었다. 스마트폰이 눈에 보이는 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신경을 쓰게 되고 곧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공허함의 근원은 집중력의 부재다

구글에 현대인을 검색하면 많은 경우 외로움, 정신건강, 공허함이 함께 검색된다.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정신적인 건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접촉이 줄어들고 온라인이 제 2의 현실이 되어가면서 이러한 현상은 급속도로 강해지고 있다.

사실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우리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과 연락할 수 있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SNS를 통해 더 많은 사람과 비교하며 우울해지고 오래 컴퓨터를 할 수록 업무 대신 딴짓만 하는 이른바 '공허노동'이 늘어난다. 사람인(www.saramin.co.kr)에서 직장인 712명을 대상으로 업무 중 공허논동을 조사한 결과 80.6%가 공허노동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필요한 곳에 '온전히' 존재해야 한다

동물은 사냥을 할 때 가장 집중한다. 생존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주의력이 산만하다면 대상도 도망가거나 반대로 포식자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생존의 중심이 되는 직장, 학교에서 주의력이 산만해질수록 높은 성과나 점수를 받기 어려워진다. 나중에 사회에서 '생존'할 때 불리해질 수도 있다. 우리의 사냥터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어디에 있던지 온전히 그곳에 존재할 줄 알아야 한다. 

온전히 존재하는 방법은 집중하는 것이다

이제 주위에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고 일하고 돈을 버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점점 오프라인이 아닌 클라우드(cloud) 속 가상현실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아이들은 그러한 현실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즐겁게 노는 법을 배우고 있다. 로블록스나 제페토와 같이 가상 현실 커뮤니티에서의 만남도 자연스럽다.

사실 어디에서 보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면 상관 없다. 실제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메신저, 메일만으로도 일을 해도 오히려 업무 효율은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재택근무 업무효율 조사(2020.9.24)에 따르면 기업 담당자의 66.7%가, 근로자의 91.3%가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미 비대면 온라인 세계에서의 업무 효율은 현실을 압도하고 있다. 오히려 오프라인에서의 이동 시간,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집중을 방해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온라인, 오프라인이 아니다.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는 중요한 업무시에는 반드시 비행기 모드와 비주얼 타이머를 설치한다. 기술이 발전할 수록 우리는 더 어중간하게 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끊임없이 자극적인 알람과 정보들이 유혹하고 우리의 집중력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가 온전히 존재할 때 더 생산적이고 공허함보다 풍성함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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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디지털 기기 추종자였지만 지금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적절한 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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