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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대 정부통령 민주당 신익희와 장면 후보 벽보(1956. 5.).
 제3대 정부통령 민주당 신익희와 장면 후보 벽보(1956. 5.).
ⓒ 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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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희는 이승만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 그간의 반민족 사례를 들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자신이 집권하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정책을 제시했다.

제일 먼저 중요한 줄거리를 말씀드리면 사람과 짐승의 구별은 도의ㆍ도덕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적이 사람사는 보람있게, 남 부럽지 않게 남의 뒤에 떨어지지 않게 잘 살아 가자는 것이 우리 전체의 목적이라면 우선 먼저 사람다운 표준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양심 있고 올바르게 일하고, 사람 속이지 아니하고, 책임지고 모든 가지 일을 틀리지 않게 해 가자고 하는 사람들은 오늘날 이 세상에서 행세를 못하게 되는 처지입니다. 양심 떼서 선반에 올려 놓고, 얼굴에다 강철을 뒤집어 쓰고, 사람을 속이고, 거짓말하고, 도적질 잘하는 자들이 대도 활보하고, 행세하고 꺼덕대고 지내는 세상입니다.

둘째로는 우리가 오늘날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옛날과 달라서 민주주의 나라입니다. 백성이 제일이요, 백성이 주장하는 나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주 국가에서 제일 우리들이 주의하는 것은 "법으로 다스리는 나라다"하는 것을 제일 먼저 주의를 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옛날 지나간 시간에는 황제의 일언이 법률이라고 해서 지키지 않으면 모가지를  자르던 때도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한 사람의 말이나, 요새 항상 보는 특명이니 무슨 명령이니 특권으로 무슨 명령한다. 유시(諭示)한다 하는 것이 법률을 못 당하는 것이며, 법률이야말로 반드시 우리들은 하는 일 못하는 일을 규정한다는 법치의 정신을 지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전 국민의 의사대로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이 법률인데, 이 법률이야말로 대통령 되는 사람부터 저 길거리에서 지게를 지고 품삯을 지는 친구들에게 이르도록 남녀 노유, 부귀 빈천 아무 구별없이 법률 앞에서는 다 만민이 평등으로 다 똑같이 지켜 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우니 나라 형편으로 이런 말을 하기가 나부터도 가슴이 쓰린 얘기입니다마는, 대한민국의 법률의 망(網)은 커다란 '독수리'는 물론이려니와 (까막까치) 제비까지도 뚫고 나가지만, 불쌍하게도 법망에 걸리는 것은 오직(파리)나 '모기'뿐이라 하는 얘기가 있는 것입니다.

다음 얘기할 것은 우리 동포들이 주야로 염원하고 있는 우리 국토의 통일, 우리 국가 재건에 선결 문제되는 이 남북통일의 문제.

산 사람을 비유한다면 한 허리 중간에다 바 오라기로 잔뜩 동여 매 놓고 밥 한 숟가락 물 한 모금 잘 내려 가고 넘어갈 이치가 없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형편으로서는 남쪽이 없이 북쪽이 살아가기 어렵고, 북쪽이 없이 또한 남쪽이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조상 때부터 단일 민족으로 정든 삼천리 강산을 반쪽으로 나눌 수 없는 것도 또 다시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현재 우리가 사는 경제 형편으로 본다 할지라도 남북이 통일되지 않는 한 제대로 우리의 행복스러운 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북을 통일하자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제일 간절한 근본 과제인 것이고 의문인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가지 일이 국내적 형편이나 국제적 형편에 알맞게 현실적으로 되도록 우리가 해 가야 될 것은 물론입니다.
 
신익희 국회의장이 낙하산부대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1953. 11. 18.).
 신익희 국회의장이 낙하산부대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1953. 11. 18.).
ⓒ 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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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우리는 뭐니뭐니 다 얘기할 것 없이 우선 먼저 우리 국민이 잘 살아가도록 올바른 민주정치를 백성을 위하는 정치, 백성이 하나 정치, 백성의 정치라는 유명한 이상적인 민주정치, "정의를 내리고 이야기하는 실상 있는 이 진정한 민주정치"를 우리는 하나하나 실행함으로써 우리 전 국민이 마음으로 연구해서 "옳다! 우리 정부야 말로 우리를 살게 하는 정부다" "우리는 정부 없이 살아갈수없구나!" "이 정부야말로 과연 우리 정부다", 남녀 노유를 막론하고 이와 같은 신의와 이와 같은 대세가 우리 정부에 오도록 우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북쪽의 공산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는 수 많은 이북 동포 동지들이 목을 길게 늘여서 목이 마르도록 하루 바삐 "백성을 위하는 우리의 정부, 대한민국, 우리 조국의 따뜻한 품 안으로 한시바삐 들어가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자"는 터전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놓으면 어느 사람치고 자유 없고 구박받는 정치제도 하에서 살겠다고 하겠습니까.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해공 신익희 평전] 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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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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